[포토] 정소민,

[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배우 정소민의 이름 앞에는 ‘로코 여신’이라는 수식어가 자주 붙는다. 지난해 KBS2 ‘마음의 소리’에서 애봉 역을 맡아 이광수와 코미디와 로맨스를 오가며 좋은 호흡을 보였고, 올해 KBS2 주말극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이준과, 최근 종영한 tvN 월화극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선 이민기와 열연했다.

최근 ‘이번 생은 처음이라’ 종영 인터뷰에서 정소민은 ‘로코 여신’이란 표현에 대해 “너무 감사하죠. 어떤 수식어든 붙여주시는 것만으로 감사해요. 누군가 애정이 있으니 수식어를 붙여주시잖아요. 사실 아무 수식어 없이 ‘배우’라는 수식어만으로도 행복해요. 너무 하고 싶은 일이고, 앞으로도 계속 할 일이니까요. 그 외에 어떤 수식어가 더 붙으면 뭐가 됐든 감사해요”라고 말했다.

본인은 몸을 낮추지만 ‘로코 여신’이란 수식어가 붙는데는 이유가 있다. 상대 배우와의 좋은 호흡은 필수다.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이준과 호흡을 좋게 봐준 분이 많고, 상대적으로 너무 높은 평가를 받은 직후 다시 로맨스를 하게 돼 걱정도 많았어요. ‘아버지가 이상해’의 이미지가 다음 작품에 영향을 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시청자들의 별도의 작품으로 좋게 봐주셔서 감사했어요”라고 운을 뗀 정소민은 “작품에 들어가면 상대 배우의 장점을 보려고 한다. 그게 제가 로맨스를 소화하는 방법이에요. 누구나 장점을 갖고 있잖아요. 상대의 장점을 더 많이 보려 하면 더 많이 보이더라고요”라고 ‘로코 여신’ 반열에 오르게 한 노하우를 공개했다.

올해 자신과 로맨스를 소화한 파트너들에 대한 좋은 평가도 잊지 않았다. “이준의 장점은 편하다는 거에요. 서로 장난치면서 편하게 촬영했어요. 그런게 필요한 캐릭터였는데, 이준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군입대한 이준에게 면회 한번 가겠다고 약속했는데, 아직 못가고 있네요. 함께 출연했던 배우들끼리 일정을 맞춰서 한번 가려고요.“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서 호흡을 맞춘 이민기에 대해서는 “확실히 연륜이 있구나 싶더라고요.선배는 선배구나 싶었어요”라고 칭찬했다.

정소민에게 매 작품은 그냥 작품으로 끝나지 않는다. 작품이 끝날 때마다 작품속 캐릭터에서 뭔가를 배우려고 한다. ‘이번 생은 처음이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어떤 배우들은 끝날 때마다 작품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뭔가를 한다는데 저는 딱히 그런 걸 해본 적이 없어요. 작품이 끝날 때마다 저와 캐릭터 사이의 다른 점을 최대한 찾아보려 해요. 그리고 저와 다른 성격 중 좋은 부분을 남기려 노력해요.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서 윤지호 역을 연기하며 특히 배운 게 많아요. 제게 없는 성격, 제가 부러워했던 성격을 조금 배운 거 같아요. 굳이 그 캐릭터를 떠나보내려 노력하지 않는 건 제 안에 남으면 남은 대로 얻어지는 게 있기 때문이에요.”

극중 캐릭터 윤지호에게 구체적으로 배운 점을 묻자 “부당한 상황에서도 저는 끙끙거리며 뒤에 가서 생각하고, ‘그때 말했어야 하는데’라고 자기 전에 후회하는 스타일이에요. 윤지호는 평소에는 활발하기 보다는 소심한 편인데 부당한 상황에서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말을 다하는 차분한 캐릭터여서 부러웠어요. 작품을 끝내고 나니 그런 부분이 제게 스며들어 있더라고요. 저를 괴롭히던 성격을 고칠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포토] 정소민,

2010년 데뷔해 8년 동안 쉼없이 달려온 정소민은 곧 30대가 된다. “스물일곱 무렵부터 ‘빨리 서른이 됐으면’했어요. 서른이 되면 어른이 될 거 같다는 막연한 기대를 했는데, 그런 생각을 하는 거 자체가 어린 거라는 생각이 어느 순간 들더라고요. 스물아홉에서 서른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변화가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크게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갈 거 같아요. 30대 중반 쯤은 돼냐 내가 30대란 생각이 들지 않을까 싶어요.”

정소민의 차기작 선택 기준은 ‘운명’이다. “대본을 받으면 제가 흥미를 느끼는지, 캐릭터는 어떤지가 선택의 기준이에요. 예전에는 제가 못할 거 같은 걸 일부러 택했어요. 폭을 넓혀놔야 나중에 다양한 걸 편하게 하겠다는 마음에서 그런 선택을 했는데 요즘엔 그런게 없어요. 제가 확 빠질 수 있는 걸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차기작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어요. 운명처럼 어떤 작품이 나타나길 기다려요. 계산적으로 뭘 해야겠다고 생각하는게 아니라 처음에 확 끌리는 걸 하고 싶어요. ‘이번 생이 처음이라’도 그랬어요. 전작을 마치고 쉬고 싶었는데, 운명처럼 느껴져서 휴식기 없이 하게 됐고, 그래서 작품에 더 빠졌어요.”

이어 정소민은 “무용을 전공했는데 아직 그걸 작품에서 살려본 적이 없어요. 더 몸이 굳기 전에 무용 관련 캐릭터를 하고 싶긴 해요. 그걸 넘어 지금 제 나이대에 할 수 있을 걸 제일 하고 싶어요. 지금 지나면 못할 거 같은 거요”라고 다짐했다.

monami153@sportsseoul.com

<배우 정소민이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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