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자영기자] 올 한해도 홈쇼핑 고객들은 장기 불황 속 실속형 가치 소비를 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GS샵·CJ오쇼핑·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 등 홈쇼핑업체 4사는 올 1월 1일부터 12월 14일까지 TV홈쇼핑 판매 상품 분석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긴 불황에 인기가 검증된 브랜드의 패션과 뷰티 상품이 순위권에 대거 포진해 눈길을 끌었다. 또 프리미엄 가정간편식 등 차별화를 앞세운 브랜드가 강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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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홈쇼핑 베스트 브랜드 중 ‘조이너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위를 차지했다. 중저가 브랜드에서도 고급 소재가 큰 인기를 끌었다.  제공 | 현대홈쇼핑

◇‘전통의 강자’ 패션, 중저가 브랜드 인기…소재 고급화 바람

TV홈쇼핑의 ‘전통 강자’ 패션 상품들은 올해도 상위권을 휩쓸었다. GS샵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 ‘SJ와니’는 2014년부터 4년 연속 히트상품 10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SJ와니는 2012년 론칭할 당시부터 국내 최정상 디자이너 손정완과 손잡은 브랜드로 화제를 모았으며 꾸준히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CJ오쇼핑 히트상품 ‘톱10’ 중 5개 상품은 패션 카테고리가 차지했다. 순위권에 오른 패션상품의 주문량은 전년 대비 43% 늘어 여전한 강세를 입증했다. ‘에셀리아’(3위), ‘지오송지오’(4위), ‘코펜하겐럭스’(8위) 등 실용적인 기본 코디 아이템이나 트렌디한 디자인이 가미된 패션상품을 중저가 다구성으로 선보인 브랜드들이 인기를 얻었다.

올해 홈쇼핑 패션 업계의 화두는 단연 ‘길이감’과 소재의 고급화’다. 이른 추위의 영향으로 벤치파카와 같은 긴 기장감의 외투 판매가 증가하면서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코트류와 니트류의 길이도 각각 13%, 15%가량 길어졌다. 이너류의 경우 캐시미어 100% 니트, 울 100% 니트 등 고급 소재가 가장 사랑을 받았다.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해 소비하자’는 ‘YOLO(you only live once·욜로)’ 성향도 엿볼 수 있었다. 롯데홈쇼핑에서 50만원 대 이상의 상품 구매율은 매년 10% 이상 증가하고 있으며 200~300만원 대 상품 수요도 전년 대비 47% 이상 증가했다. 비교적 고가의 상품이라도 한 번 구입으로 가치 있는 소비를 하려는 성향이 뚜렷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CJ오쇼핑] A.H.C 아이크림
CJ오쇼핑 A.H.C 아이크림.  제공 | CJ오쇼핑

◇뷰티 상품 인기도 지속, ‘DPC 핑크 쿠션’ 등장 화제

뷰티 상품은 베스트셀러의 인기가 지속됐다. CJ오쇼핑에서는 화장품 브랜드 A.H.C가 2년 연속 TV홈쇼핑 주문량 1위를 기록했다. CJ오쇼핑에서 톱10에 오른 뷰티 상품들의 주문량과 주문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 25% 증가했다. GS샵에서는 프리미엄 탈모 샴푸인 ‘올뉴 티에스 샴푸’가 히트상품 1위에 올랐으며, 홈쇼핑 스테디셀러인 ‘에이지투웨니스 에센스 커버팩트’가 2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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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C 핑크 쿠션은 론칭 전부터 SNS채널을 통해 ‘이유리 쿠션’, ‘여배우 쿠션’ 등으로 화제를 모았다. 사진 | 현대홈쇼핑 방송화면 캡처

올 한해 홈쇼핑 뷰티 업계 가장 큰 화제는 ‘DPC 핑크 쿠션’의 등장이다. DPC 핑크 쿠션은 론칭 전부터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SNS채널을 통해 ‘이유리 쿠션’, ‘여배우 쿠션’ 등으로 화제를 모은 제품. 현대홈쇼핑에서 론칭 후 9회 모두 완판을 기록하며 히트상품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제품력은 물론 SNS 마케팅까지 더해져 기존 홈쇼핑 스테디셀러 브랜드들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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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석·오세득 셰프가 올해 처음 선보인 프리미엄 브랜드 ‘H PLATE’.  제공 | 현대홈쇼핑

◇‘혼밥’ 트렌드 속 가정간편식도 ‘예쁜음식’ 대세

‘1인 가구’, ‘혼밥’ 등 다양한 사회적 트렌드와 맞물려 가정간편식의 인기가 뜨거웠다. 특히 올해 가정간편식은 SNS와 결합해 ‘예쁜 음식’, ‘스토리가 있는 셰프 음식’으로 재탄생했다. 현대홈쇼핑은 올해 ‘천하일미’와 ‘H PLATE’가 10위 안에 들었다. 이 중 최현석·오세득 셰프가 올해 처음 선보인 프리미엄 브랜드 ‘H PLATE’는 총 20만 세트를 판매하며 히트상품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3년 전까지만 해도 10위 안에 들었던 견과류 등은 순위에 들지 못했다.

CJ오쇼핑에서도 ‘김나운 더 키친’(7위), ‘CJ제일제당’(10위) 등 2개 식품 카테고리가 톱10에 진입했다. 바쁜 일상 속 간편하게 끼니를 해결하려는 수요와 ‘혼밥’ 트렌드가 맞물려 가정 간편식 시장이 급성장한 결과로 분석된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좋은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을 동시에 실현한 패션과 뷰티 카테고리가 강세를 보였다”며 “매년 수없이 많은 신상품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검증된 브랜드, 스테디셀러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한 해였다”고 분석했다.

sou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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