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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형보다 나은 동생이 탄생했다.

스핀오프(Spin off) 기존의 영화, 드라마, 책 등의 등장인물이나 설정을 가져와 새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할리우드와 미국드라마에는 다양한 스핀오프 작품이 원작 시리즈 못지 않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도 영화와 드라마 시장에서 스핀오프를 매력적인 장치로 인식하며 다양한 시도가 이어진 가운데 지난 16일 첫방송한 ‘나쁜 녀석들: 악의 도시’는 한단계 진화한 모습을 보여줬다.

‘나쁜 녀석들 시즌1’은 방송 당시 OCN 최고 기록인 시청률 4.3%로 막을 내렸고 드라마 자체 뿐만 아니라 김상중, 마동석, 박해진, 조동혁 등 출연배우들도 각기 다른 개성의 선 굵은 캐릭터로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이런 인기는 케이블 드라마 사상 최고가(회당 10만 달러)로 중국에 선수출과 주문형 비디오(VOD) 매출(30억 원 이상)으로 이어지며 OCN 최초로 종영 전 제작비를 보전했다.

한정훈 작가가 한동화 감독과 다시한번 의기투합한 ‘나쁜 녀석들: 악의 도시’은 과감히 기존 시즌제 드라마오 달리 전작과 다른 캐릭터와 스토리를 담아내는 ‘스핀오프’를 선택했고 그 선택은 적중했다. 이번 시즌은 ‘악을 악으로 응징한다’는 세계관을 유지하면서도 형량을 줄이기 위해 범죄자를 검거하는 범죄자 개인의 이야기인 전작과 달리 거대한 제도 안에 숨겨진 부패 응징을 담아냈는데 첫 방송부터 더 커진 스케일과 임팩트를 남겼다. 시즌1과 달라진 배우들 역시 강렬하게 등장하며 우려를 단숨에 날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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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몇년전부터 케이블 채널을 중심으로 다양한 스핀오프 프로그램이 탄생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나영석표 예능의 대표주자인 ‘삼시세끼’다. 정성편이 2014년 첫방송된 이후 시즌2로 마무리됐고 그 사이 시작한 스핀어프격인 어촌편은 정선편을 넘어서는 시청률과 화제성을 가졌다. 이후 어촌편 출연자인 차승원 유해진 손호준 등이 고창편을 도전했고 이서진 역시 에릭과 함께 어촌편 시즌3와 올해 바다목장편을 성공리에 마쳤다.

엠넷의 ‘언프리티 랩스타’ 역시 ‘쇼미더머니’의 여성 래퍼 버전 스핀오프버전으로 시작해 3번째 시즌까지 방송됐다. 올해에도 O tvN 대표 프로그램 ‘어쩌다 어른’ 제작진이 추석 파일럿으로 선보인 ‘20세기 소년 탐구생활’을 선보인 가운데 정규편성을 위해 준비중이다. 또 다른 나영석표 예능인 ‘신서유기’는 스핀오프와는 조금 다르지만 ‘꽃보다 위너’에 이어 ‘강식당’을 외전 형식으로 선보이고 있다. 특히 현재 방송중인 ‘강식당’은 ‘신서유기’ 시리즈의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스핀오프는 검증된 원작의 힘을 활용하는 장점을 가진 ‘원소스 멀티유즈(One-Source Multi-Use)’의 한 방법으로 유용하다. 이미 해외에서는 스핀오프는 시퀄(속편·Sequel), 프리퀄 (prequel), 리부트 (Reboot) 등과 함께 좋은 소재를 확장시키는 방법으로 이용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어설프고 원작의 기대에 못 미치는 스핀오프는 오히려 오리지널 팬들에게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홍승한기자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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