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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여자축구대표팀이 15일 일본 지바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여자부 시상식 직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도쿄=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도쿄 올림픽 동반 진출이 목표다.”

북한은 16일 막 내린 동아시안컵에서 여자부는 대회 첫 3연패, 남자부는 1무 2패 끝 최하위라는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러나 남자 대표팀 수준이 최근 급하락한 것을 생각하면 일본에 내용에서 우세하고, 중국에 승점을 따내면서 나름대로 잘 싸웠다고 볼 수 있다. 두 팀 모두 세대교체를 통해 미래를 기약하고 있다는 점은 같다. 여자 대표팀은 지난해 20세 이하(U-20) 여자월드컵과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에서 동반 우승했던 세계 정상급 신예들이 국가대표팀에 빠르게 흡수되면서 향후 몇 년 이내 세계를 쥐락펴락할 정도의 밝은 미래를 이번 대회에서 예고했다.

북한 축구의 당면 목표는 2020년 도쿄 올림픽 남·녀 동반 본선행이다. 올림픽 본선에서 남자축구는 23세 이하(U-23) 선수들에 24세 이상이 3명 가세하는 방식으로 팀이 꾸려진다. 여자축구는 여자월드컵처럼 국가대표팀이 나서 A매치로 벌어진다. 아시아에서의 티켓은 남자가 3장, 여자가 두 장으로 월드컵(남자 4.5장, 여자 5장)보다 훨씬 적다. 그러나 여자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통해 지난 2016년 리우 올림픽 때 실패했던 본선행의 가능성을 확실히 높였다. 남자대표팀은 수 년 전 설립된 평양국제학교를 통해 키워진 멤버들을 중심으로 한광성, 최성혁 등 이탈리아 세리에B 페루지아에서 뛰는 선수들이 가세하면 2020년 1월 열릴 예정인 U-23 아시아선수권 및 리우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3위 이내 성적을 노릴 만한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그들이 도쿄 올림픽을 정조준하는 이유는 열광적인 응원에 있다.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북한 대표팀은 조선총련계 재일교포와 그들이 운영하는 조선학교 학생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받았다. 적게는 300여명, 많게는 2000여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자긍심 고취를 위해서도 도쿄에서 한 번 더 남·녀 대표팀이 경기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북한 대표팀 출신 안영학은 “2020년 올림픽에서 남·녀 대표팀이 이번처럼 도쿄를 찾으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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