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스포츠서울 김도형기자] 국민 마라토너 '봉달이' 이봉주(47·은퇴)가 한국 대표로 참가한 '2017 타이베이 마라톤 대회'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대회 우승은 2시간 17분 29초의 기록을 낸 아브라함 키프로티치(31·프랑스)가 차지했다.


17일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에서 '2017 타이베이 마라톤 대회'(이하 '타이베이 마라톤')가 개최됐다. 1986년 출범, 올해로 32회째를 맞은 이번 대회에는 2만 7000여 명이 참가, 대만에서 펼쳐지는 마라톤 행사 중 단연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5km, 10km가 있는 국내 일반 대회와는 달린 풀코스, 하프 코스 딱 2개의 루트로 진행된 이번 대회는 풀코스 7300여 명, 하프 코스 19700여 명이 참가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만큼 매년 발전과 성장을 일궈내고 있는 '타이베이 마라톤'이다. 이제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마라톤 대회로 이끌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전세계 51개국 외국인 3000여 명을 초청했으며, 이중 1381명이 풀코스에 도전했다. 점점 축소되는 마라톤 시장에서 국제 대회로서 의지와 가치를 입증한 것이다.


'봉달이' 이봉주는 한국 대표로 참가했다. 지난 10월 뉴욕 마라톤, 지난달 그리스아테네 국제 마라톤에 이어 3개월 연속 풀코스 대회에 참가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이봉주는 대회에 앞서 "은퇴한지 9년이 흘렀지만 마라톤 대회에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며 "이번 대회도 즐기겠다"고 말했다. 현역 때와 같은 몸 상태는 아니지만 여전한 탄력과 체력으로 현지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이날 타이베이의 날씨는 영상 12도에 강풍이 불어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하는 데 애를 먹었다. 여기에 대회 진행 내내 보슬비가 내리면서 선수들의 기록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16일부터 타이베이의 날씨가 좋지 못해 대회 진행에도 우려가 컸으나 다행히도 큰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대회는 무사히 치러졌다.



1위는 케냐 출신의 프랑스 선수 키프로티치에게 돌아갔다. 2시간 17분 49초로 가장 먼저 결승점에 도착했다. 키프로티치는 지난 2013년 대구에서 펼쳐진 국제마라톤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그는 "우승을 차지해 매우 기쁘다. 스폰서에게도 감사하다. 우리 가족과도 이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답했다.


2위는 케냐의 윌리엄 체본 체버(34)이다. 2시간 17분 59초. 지난해 같은 대회에선 2시간 13분 5초로 통과했다. 기록이 4분 54초 늘어났다. 3위는 일본의 타추야이타 가키(30)로 2시간 18분 12초로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다. 지난 2015년 고치 대회 이후 약 2년 10개월 만에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그는 변함 없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한편, 한국 마라톤 TV 이규운 대표(대한직장인체육회 마라톤협회 회장)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이 대회에 참가했다. 이 대표는 "이봉주 선수를 포함해 80여 명의 아마추어 마라토너가 대회를 즐겼다. 국내 마라톤 시장이 이웃 나라인 일본, 대만에 비해 많이 부족하지만 이런 계기를 통해 우리나라에도 다시 한 번 마라톤 붐이 일어났으면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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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김도형기자 wayn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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