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최민지 인턴기자] 4년 동안 단역, 주·조연 가리지 않고 차근차근 연기 내공을 쌓아온 그룹 2PM 이준호. 여섯 작품 만에 주연을 꿰찬 그의 성장이 더욱 반가운 이유다.


이준호는 지난 11일 첫 방송된 JTBC 새 월화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이하 '그사이')에서 어린 시절 붕괴 사고에서 생존한 후 트라우마 속에 불행을 자처해 살아가는 남자 주인공 이강두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연기 데뷔 후 첫 드라마 주연작인 만큼 방송 전부터 그에게 거는 기대는 컸고, 더욱이 그간 보여준 적 없는 멜로 연기라는 점도 주목을 받았다. 이준호는 안정된 연기력과 캐릭터 소화력으로 그 모든 기대와 이목에 응답했다.


묵직한 저음으로 덤덤하게 내뱉는 대사는 극의 몰입도를 높였고, 거친 말투와 행동 사이사이 언뜻 비치는 외로움과 쓸쓸함 등 섬세한 감정은 디테일한 표정 연기로 소화해냈다. 극중 러브라인인 원진아를 바라보는 눈빛에서도 일렁이는 감정을 녹여내며 '신 멜로장인' 등극을 예고했다.


연기를 시작한 지 4년여 만에 듬직한 주연감으로 성장을 이뤄낸 이준호. 그의 성장이 더욱 반가운 이유는 2PM이란 후광 없이 단역, 조연 가리지 않고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는 점이다.


2013년 데뷔작인 영화 '감시자들'에서 그가 맡은 '다람쥐'는 매우 작은 역할이었다. 그럼에도 맡은 캐릭터를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녹여냈고, 당시 함께 출연했던 설경구, 정우성, 한효주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에게서도 칭찬을 들었다.


영화 '협녀, 칼의 기억'과 '안녕' 등에 잇따라 출연하며 내공을 쌓은 그는 김우빈, 강하늘과 함께 출연한 '스물'에선 미술이 꿈이지만 어려운 집안 형편에 포기해야 하는 강동우를 무겁지 않게 그려내며 유쾌함과 공감을 동시에 선사했다.


올해에는 브라운관에도 발을 내디뎠다. tvN 드라마 '기억'에서 까칠한 원칙주의자 정진 역으로 분해 변호사로, 또 한 인간으로서 성장하는 모습을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그사이' 연출을 맡은 김진원 PD는 이 연기를 인상 깊게 보고 이준호에게 함께하자고 연락했다고.


상반기 KBS2에서 가장 히트를 쳤던 '김과장'에서는 전무후무한 악역을 소화하며 또 다른 영역으로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악랄한 표정 연기부터 코믹, 사랑 앞에 서툰 모습까지 마치 제 옷을 입은 양 소화해내며 '이준호의 재발견'이란 평가를 이끌어냈다.


그렇게 4년 동안 차근차근 쌓아왔던 내공은 첫 드라마 주연작 '그사이'에서 제대로 빛을 발하고 있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연기적 힘이 있다"는 김진원 PD의 평가처럼 연기로 얼마나 더 많은 시청자를 끌어당길 수 있을지 '배우' 이준호의 앞으로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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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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