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비트코인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국내 최다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에서 7일 현재 거래되는 코인의 갯수는 약 122개. 이 중 지난 한 주간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코인은 아인스타이늄(+324.98%), 디센트럴랜드(+224.00%), 스팀달러(+208.80%), 복셀(+165.53%), 모나코인(+115.40%), 세이프익스체인지코인(+111.21%), 엔엑스티(+103.72%) 등이다.

최대 4배의 놀라운 수익률을 올린 이들 코인 투자자 중 코인의 설계도라고 할 백서(white paper)를 읽어본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암호화폐 광풍만큼이나 투기화에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차트상의 호가와 거래량을 보고 ‘치고 빠지는’ 단타를 하거나, 암호화폐 시장 최대 호재라 할 하드포크(암호화폐를 업그레이드 하면서 기존 화폐와 분리, 새로운 화폐를 만드는 것)나 스냅샷(하드포크 시 기존 화폐 보유자에게 신규 화폐를 주기위해 보유량을 확인하는 것) 정보에 과잉 반응하는 것이 현실이다.

블룸버그통신은 6일(현지시간) “글로벌 가상화폐 마니아들 사이에서 한국은 일종의 ‘그라운드 제로(폭발의 중심 지점)’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구가 적고,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고, 정보전달 속도가 빠른 ‘초연결사회’ 한국은 전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시장으로 떠올랐다.

지난 6일 한국을 찾은 러시아 정부 산하 블록체인협의회 부회장 조지 구그닌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한국 암호화폐 거래시장을 흥미롭게 보고 있었다. 한국이 암호화폐의 최대 소비시장이라면 러시아는 최대 생산시장 중 하나다.

러시아는 지난 9월 모스크바 국립대학 등 유수의 대학에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강의를 개설하는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연구와 개발자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통용되는 암호화폐 개발자 중 상당수가 러시아 출신이기도 하다. 그런가하면 추운 날씨와 싼 전기요금 덕분에 코인 채굴장도 많다. 화폐를 제작도 하고, 캐내기도 하는 곳인 셈.

6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구그닌은 “한국 암호화폐 시장은 매우 크고 활발하다. 가상화폐 거래소 역시 외국 거래소가 배워야할 만큼 거래자에게 친절하다(투자하기 편리하다). 하지만 관련 산업이 초반이라 그런지 종사하는 개발자 수 자체가 적고, 한국 정부의 산업 이해도도 부족한 것같다”고 말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한국 정부의 ICO(암호화폐 공개를 통한 자금조달) 전면금지라고 했다. 그는 “ICO에 대한 각국의 입장은 크게 두가지다. 첫번째 단계는 중국처럼 일단 무서워서 규제하는 거다. 그 후 이해도가 높아지면 ICO의 이득과 손해를 알게되고 관련 법을 제정하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 한국은 아직 첫번째 단계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현재 러시아는 블록체인 협의회를 중심으로 전세계 30개국 업체와 파트너십을 체결, ICO에 대한 글로벌 등급기준 개발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는 각 암호화폐 거래소가 자체 평가를 거쳐 상장하는 형태다. 하지만 실제로는 숱한 코인들이 초반 반짝 떴다 거래량이 기준에 못미쳐 상장폐지되는 경우가 많았다. 일종의 사기 코인이다.

구그닌은 “현재 러시아에서 ICO 순위를 보여주는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ICO에 참여하려는 이유가 소위 대박을 칠 수 있기 때문인데, 그만큼 위험한 요소가 많다. ICO팀을 분석하는 플랫폼을 통해 더 좋은 ICO를 찾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관련 법제화를 준비 중인 한국에서 눈여겨봐야할 대목이다.

미국과 일본에서도 시장 양성화를 위한 움직임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국은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와 시카고선물거래소(CME)에서 이달 중순께 가상화폐 간판격인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개시할 예정이다. 일본 도쿄금융거래소도 선물출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일본은 지난 4월 비트코인을 합법적인 결제수단으로 인정하는 자금결제법을 시행하는 한편 9월에는 모든 암호화폐거래소를 인가제로 바꿔 소비자보호를 위한 보안지침을 내리고, 직접 관리하고 있다. 우리보다 앞서 가상화폐거래붐이 일었던 일본은 2014년 가상화폐거래소 마운트곡스 사태(거래소 해킹으로 고객 코인을 분실해 파산함) 이후 양성화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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