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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에 겨울이 찾아왔다. 이제 힐링을 찾는 이들이 아산을 찾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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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농 복합도시인 아산은 수도권과 무척 가깝지만 전원의 고즈넉한 풍경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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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의 황금 해넘이 역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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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들녘 저편으로 넘어가는 붉은 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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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환경과학공원 내 생태곤충관에 전시된 도마뱀. 이 시설은 쓰레기 소각 폐열로 유지된다.
[아산=글·사진 스포츠서울 이우석기자] 인간같은 항온동물에겐 겨울 온천이란 꽤나 근사한 여행지다. 추울 때 에너지를 얻는 효과는 거의 틀림없다. 과거부터 목욕은 사치와 호사의 상징처럼 여겨졌다.(로마의 향락을 떠올려보라)현대에 와서도 힐링의 아이콘이 바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온천)이다. 일본 만큼은 아니지만 우리 나라에도 많은 온천이 있다. 이중 이름난 온천 3곳이 한 곳에 모여 있는, 꽤나 불평등한 천혜를 누리는 지자체가 있다. 그곳이 바로 충남 아산이다. 수도권과 가깝고 철도 및 도로 교통이 종횡무진 펼쳐지는 아산시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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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에는 소문난 온천이 3군데나 있다.
◇몸이 축남, 아산행

충남이지만 아산은 경기 평택과 아주 가깝다. KTX를 타면 30분 만에 도착하는 역이 바로 천안아산 역이다. 덕분에 아산은 ‘힐링’을 찾아 오는 수많은 관광객을 받아들이기에 딱인 도시다.

생각해보면 여행이라곤 온천가는 것 밖에 없던 시절이다. KBS-1TV ‘달동네(1980.06.23~1981.12.25)’였던가 아주 오래 전 드라마에서 억척스런 아낙 ‘정자 씨’역을 맡은 배우 서승현이 극중에서 무뚝뚝한 남편 추송웅(마달평 역)에게 “온천에 한번 가자”고 입버릇처럼 조르던 장면이 떠오른다.

보통 두 군데만 있어도 온천도시라고 부르는데 아산시에는 땅속에 뜨거운 물이 콸콸 쏟아지는 온천마을을 세곳이나 품었다. 1995년 온양시과 아산군이 합쳐 지금의 아산시가 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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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아산 온천의 전성시대엔 휴양을 위해 기차를 타고 온 수많은 관광객들이 문전성시를 이뤘다. 도고온천 앞 거리가 푸근한 옛추억을 자극한다.

우선 과거 세종대왕도 휴양차 다니셨던 온양온천이 있다. 얼마나 자주 다니셨으면 아예 행궁을 설치했다. 지금의 온양관광호텔 터가 바로 행궁터라고 한다. ‘로열 스프링’인 셈이다. 무려 13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온양온천은 제 1세대 신혼여행지로 많은 이들로부터 각광받았다. 일찍이 철도가 놓이고 ‘힐링’의 개념 없을 때에도 전국적으로 방귀깨나 뀐다는(언제 들어도 우스운 말이다) 많은 이들이 이곳에 모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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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3대 온천 중 하나인 도고온천.

아산온천 역시 존재감을 과시한다. 1987년에 발견되어 1991년 관광지로 지정된 ‘신상’온천이다. 지하 700m 암반에서 솟아나는 섭씨 35도의 온천수와 이를 이용한 온천 물놀이 시설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도고온천은 또 어떤가. 일본의 명천 도고(道後)온천과 이름(음값)만 같은 게 아니다. 아산 도고온천 역시 유황 성분이 있어 각종 질병에 수치료를 하는 ‘물 좋은 온천’이다. 도고온천 역사는 삼한시대로 거슬러올라갈 정도로 전통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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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국내 보양온천 1호로 지정된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가 있다. 원래 대대로 최고 권력자들이 몰래 쉬러오던 휴양지였으며 이후 70~80년대 신혼여행지로 전국에서 가장 인기있던 온천호텔 자리에 현재의 온천파크를 지어올렸다. 최대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온천파크에는 유수풀과 키즈풀, 유아풀 등이 있어 스파와 물놀이까지 즐길 수 있으며 바데풀을 이용한 힐링 수치료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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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 스파 도고는 외부에 캐러밴 글램핑 장을 운영한다.

특히 매일 남녀탕을 바꿔 음양오행의 이치를 따르고, 내부 입점한 한의원에서 체질을 측정해 사상체질별 도움이 되는 다양한 이벤트 스파를 처방하는 ‘수치료’의 메카다.

아산의 이 훌륭한 온천들은 추운 겨울 생존의 전투를 치르며 살아가는 수도권 주민들에게 ‘대피소’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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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도 지천, 아산의 겨울

도농복합도시인 아산에는 관광명소도 많다. 고찰 봉곡사도 있고 ‘명량’의 현충사도 아산이다. 충무공은 서울 건천동에서 탄생했지만 벼슬에 오르기 전까지 아산에 살았다.

세종대왕과 충무공 이순신 장군, 한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두 분의 위인이 모두 이곳 아산과 인연이 깊다니 얼마나 축복받은 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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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환경과학공원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여기다 새로 생긴 시설도 한몫 거든다. 도심 한복판에는 계몽사가 지은 온양박물관과 근사한 미술관이 거대한 공원처럼 옛 관광도시를 지키고 섰다. 온양박물관에선 우리 민족의 삶과 민속의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고 미술관에선 다양한 장르의 예술 세계를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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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레일바이크는 겨울 설원의 정취를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시설이다.

마침 눈이 소복 소복 쌓여 조용한 하얀 겨울의 전원풍경이 펼쳐졌다. 새하얀 들판을 달리는 아산레일바이크는 이를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추억 속 옛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도고온천역에서 선장 간이역까지 구 장항선 폐선로를 이용해 왕복 5.2㎞ 구간을 달린다. 제법 매서운 칼바람이 불어오는 12월이지만 지긋이 페달을 밟고 달리자면 전혀 춥지않다. 오히려 청량한 공기를 맘껏 들이켤 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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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레일바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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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레일바이크가 출발하는 도고온천역.

아산 레일바이크는 대부분의 다른 지역 레일바이크와 달리 순환구조로 처음 탄 곳으로 되돌아올 수 있어서 좋다. 레일바이크 운행 구간 옆에는 캠핑장이 마련되어 있어 눈과 코, 입이 모두 즐거운 겨울 캠핑을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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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생겨난 환경과학공원 역시 멋지다. 쓰레기를 태우던 소각장이었는데, 이때 생성되는 폐열을 이용해 다양한 업사이클 시설로 활용한다. 폐열을 활용해 생태곤충원을 운영하고, 헬스장과 사우나, 찜질방에도 공급한다. 하늘 높이 치솟은 커다란 굴뚝은 전망대로 쓴다. 이러고도 남는 폐열은 인근 제지공장에 판매해 수익을 올린다. 쓰레기가 자원이 되고 기피시설이 시민공원이 되는 등 친환경·재활용 사업의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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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환경과학공원에 우뚝 솟은 전망대는 사실 쓰레기 소각 굴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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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생태곤충관에 전시된 사막여우. 어린왕자에도 나오고 뽀로로에도 나온다. 뽀로로 친구 에디다.

온실로 운영하는 생태곤충원에는 생각보다 다채로운 전시생물들이 있다. 사슴벌레와 딱정벌레, 귀뚜라미 등 도시에서 구경하기 힘든 곤충류와 애벌레, 그리고 미어캣, 사막여우, 도마뱀, 토끼, 거북이 등 동물도 함께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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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의 전경이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보이는 아산환경과학공원 굴뚝 전망대.

곤충원 위에는 전망대가 있는데, 따로 지은 것이 아니라 굴뚝을 활용한 것이다. 주변에 시야를 가릴 아무 것도 없어 360도 탁 트인 멋진 겨울 들녘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 아산은 여러 모로 풍요로운 곳임을 이 전망대 위에서 느낄 수 있다.

demor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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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여행정보

●둘러볼만한 곳=풍요 속에 웃음도 난다 했던가, 아산에는 코미디상설극장 코미디홀이 있다. 희극에 관련된 각종 전시관과 상설공연장이 함께 있다. 충남과 아산 출신 코미디언들이 무척 많다. 우선 아산에는 남성남, 최양락, 이영자, 유세윤, 안상태, 장동민 등이 있으며, 충남에는 ‘젊은 오빠’ 임하룡, ‘뽀빠이’ 이상용, ‘숭그리당당’ 김정열을 비롯해 황기순, 홍기훈, 서경석, 김준호, 신동엽, 김학도, 오나미 등 수많은 웃음꾼들이 태어나거나 자란 ‘웃기는 동네’다.

●즐길거리=아산 레일바이크 요금 1만8000원(2인 탑승시). 3인 탑승시 2만1000원, 4인 탑승시 2만4000원.(041)547-7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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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 스파 도고 글램핑 바비큐.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는 1박2일 온천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숙박시설로 캐러밴과 글램핑을 운영한다. 편의시설을 완벽하게 갖춘 캐러밴에서 숙박과 바비큐를 동시에 즐길 수 있으며, 이를 이용하면 온천 스파는 무료로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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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의 글램핑 캐러밴.

●관광문의=아산시청 문화관광과( www.asan.go.kr).(041)540-2689.

demor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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