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안 경찰청 감독 \'대표팀이라고 봐주기없기!\'[SS포토]
경찰청 유승안 감독이 APBC야구대표팀과 경찰청과의 평가전에서 선수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새로운 팀에서 잘 적응해야죠.”

22일 열린 프로야구 2차드래프트에선 총 26명의 선수가 다른 팀의 지명을 받고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그 중에는 형제로서 프로 무대에서 뛰고 있는 유원상(31)과 유민상(28)도 포함돼 있었다. 올해 LG 소속으로 뛴 유원상은 NC의 1라운드 지명을 받았고, kt 유니폼을 입었던 유민상은 KIA의 3라운드 선택을 받았다. 두 선수 모두 올해 성적은 아쉬웠다. 유원상은 1군에서 6경기에 나서서 승패없이 방어율 6.14를 기록했고 유민상 역시 1군에서 1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3, 1홈런, 2타점에 그쳤다. 1군보다 퓨처스리그(2군)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아쉬움을 남긴 시즌이지만 새로운 팀에서 재도약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런 두 선수를 누구보다 애틋하게 바라본 사람이 있다. 바로 경찰야구단 유승안 감독이다. 두 사람의 야구계 대선배이자 아버지이기도 한 유 감독은 2차드래프트 소식을 접하고 아쉬움과 더불어 기대감을 나타냈다. 유 감독은 23일 “얘들 참 야구 못한다”라는 농담으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프로 선수들은 본의 아니게 팀을 옮기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가서 적응을 잘해야 한다. 새로운 팀에서 좋은 성적 내는 것이 결국 오래 살아남는 길”이라고 진심어린 조언을 건넸다.

유 감독은 2차드래프트가 끝난 뒤 유원상·민상 형제를 집으로 불러 따로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2차드래프트를) 핑계 삼아서 집으로 오라고 했다. 둘 다 트레이드 경험이 있으니 새로운 팀에 가서도 잘 하라고 말해줬다. 원상이와 민상이 모두 파이터 성향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팀에서 잘해야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더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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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드래프트로 팀을 옮기게 된 유원상(왼쪽)과 유민상. 사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이번 이적으로 유원상과 유민상 모두 3번째 팀을 맞이하게 됐다. 유원상은 2006년 한화에 입단한 뒤 LG를 거쳐 NC로 가게됐고, 2012년 두산에 입단한 유민상은 kt를 거쳐 KIA에 새 둥지를 틀었다. 유 감독은 이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하면서도 안타까운 부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한 팀에서 주축 선수로 뛰면 좋겠다는 바람은 항상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 둘은 모두 특급 선수가 아니었다. 프랜차이즈 스타로 한 구단에서 끝까지 가면 얼마나 좋겠나. 누구나 바라는 것이지만 자기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고 아쉬워했다.

팀을 옮기긴 했지만 다른 구단의 지명을 받았다는 점은 분명 둘의 필요성을 인정했다는 얘기도 된다. 유 감독도 “다른 구단이 비싼 돈을 주고 데려가는 거니까 그만큼 기대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 구단에서 필요한 선수라고 생각한 만큼 팀의 기대에 어긋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국 관건은 적응력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팀에 가서 적응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도 많다. 새로운 팀에 잘 녹아들어서 팀 문화에 잘 적응하고 항상 끝까지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며 두 아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superpow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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