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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공사는 산업관광에 대해 ‘배움과 즐거움이 공존하는 에듀테인먼트 여행’이라 정의했다. 공사 정창수 사장은 한국관광 콘텐츠의 다양화를 위해 산업관광의 콘텐츠를 발굴하고 적극적으로 홍보와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 지금까지 너무나 진지(원래의 스타일과 비교하자면)했다. 산업관광에 대한 오해를 걷어내고자 정의부터 짚었다. 이제부턴 예의 그 트래블 지면처럼 가볍게 읽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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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치즈테마마을에서 치즈 만들어 먹고 시연을 지켜봤다던가 제주도 넥센 게임박물관을 들러본 기억이 있다면, 당신은 이미 산업관광을 체험했다.
강진군 청자요, 하동군 녹차덖기, 기장군 멸치털이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전국 곳곳에 수많은 산업관광자원이 있지만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부산, 경남 창원, 충북 음성의 산업 관광 자원을 소개한다.
“러시아에선 근시대까지 맥주가 술로 분류되지 않았다. 이유는 알콜 도수 10% 미만은 음료수로 취급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음주문화에 대한 설명이다. 이 멋진 말은 한 박물관 전시물에서 보았다. 이미 전세계 수많은 박물관을 둘러봤지만 이 곳이야말로 마음에 쏙 든다. 주류 박물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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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술산업에 대한 아주 근사한 박물관이 창원에 있다. 마산 굿데이뮤지엄. 이 재미난 박물관은 바로 ‘무학소주’의 무학에서 운영하는 곳이다(굿데이는 무학의 조주 브랜드 ‘좋은데이’에서 따온 명칭이다). 물좋은 마산은 간장과 술공장이 일찌감치 섰다. 일제강점기인 1929년 소화주류공업사로 출발한 무학소주는 9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주류기업으로 현재 전국 시장을 노리고 있다. 흔한 기업체 주류 박물관을 가면 보통은 자사 생산 제품 위주로 전시를 하는데 이곳은 다르다. 중국.일본 등 아시아, 유럽, 오세아니아, 미주, 아프리카 등 권역으로 나눠 전 세계 주류의 역사와 문화를 한 눈에 살펴 볼 수 있다. 또 소주를 병입하는 과정도 한눈에 볼 수 있다.
일본관에선 사케와 맥주, 위스키를, 중국관에선 바이주(白州)를 위시해 우리가 알지못하는 다양한 브랜드의 맥주를 만날 수 있다. 무려 120개국 약 3000여 종의 술을 전시했다. 어떻게 구했는지 일본에서도 아예 동이 났다는 산토리 싱글몰트 위스키 히비키(響)와 야마자키(山岐), 샤토 디캠, 압생트 등 각국의 비싸고 진귀한 술을 모아다 전시하고 있다. 콜렉션도 다양하고 그 면면이 썩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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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유명한 뵈브 클래시코 등 스크린 속 술, 쑥으로 만든 독주 압생트와 이를 사랑한 예술가 등 해박한 정보를 쉽게 설명한 각국 술문화 전시물에도 일일이 눈이 간다. 개인적으로 산업 중에는 술 산업이 가장 흥미롭다. 수천년간 인간이 가장 사랑한 액체가 바로 술이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이곳에 반나절 이상 있으래도 있겠다. 또 시음코너 등이 있어 무학 소주의 다양한 제품을 만나고 또 취해볼 수 있다. 박물관에서 체험이란 필수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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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과 맛을 생산하는 공장
부산에는 F1963이 있다. 짐작했겠지만 토끼해인 1963년(F는 Factory)에 세운 고려제강(現 Kiswire) 로프 공장이다. 지난 2008년까지 와이어 로프를 생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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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부지를 주택 부지로 재개발하려다 변심(?), 도시재생에 앞장서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했다.
계기는 부산비엔날레(2016년)였다. 당시 전시장으로 활용했는데 뜻밖에도 인기가 좋았다. 아예 전시, 공연, 독서, 식음을 즐길 수 있는 문화의 장으로 만들기로 하고 고려제강과 부산시 등이 이를 추진해 이처럼 멋진 공간이 도심 속에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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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보기엔 그냥 폐공장 같지만 이 안에는 다양한 시설이 있다. 20만권의 서적을 갖춘 국내 최대 중고서점(예스24 F1963점)과 도서관부터 전시장, 공연장, 그리고 방문객을 위한 카페와 식당 등이 있다. 단숨에 ‘핫플레이스’가 됐다. 그냥 공간만 활용한 것이 아니다. 정체성도 살렸다. 카페에는 실제 사용했던 녹슨 철판으로 만든 바와 테이블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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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기와 와이어 관련 장비들이 와이어를 테마로 한 설치작품과 나란히 자릴 지키고 있다. 외부에는 공장 이미지와는 달리 맹종죽 숲길(소리길) 등 따뜻한 이미지를 덧입혀 차가운 금속 공장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옛 공장은 공간 속에 녹여서 숨겨놓았다. 숲길 바닥은 폐공장 콘크리트, 벤치는 공장 지을 때 사용한 폐목재로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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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에 맞춰 기획전을 열고 있어 더욱 볼거리가 풍성하다. F1963과 Kiswire 뮤지엄에서 연말까지 진행하는 ‘사운드아트-투명한 소리를 보다’ 전시회엔 김서량, 김태희(생각하는 그 사람이 아니다), 티에리 드 메이, 드니 방장 등 국내외 유명작가 작품 23점을 전시 중이다. 소리를 테마로 설치, 영상, 미디어아트 등이 결합한 입체예술이라 느낌이 색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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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멋과 맛을 만들어내는 공장이다. 카페 테라로사, 수제 막걸릿집 복순도가, 수제 맥줏집 프라하 994 등 폐자재를 활용한 매장으로 다시 태어났다. 새것보다 느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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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을 돌며 우리 산업의 역사를 배우다
제약 산업 역시 관광 자원으로 훌륭한 묘미가 있다. 의약 박물관은 충북 음성에 있다. 1964년에 한독약품이 창립 10주년을 맞아 국내 최초 전문박물관으로 개관했다. 당시 서울 중랑구에 있던 박물관을 1995년 음성 공장 안으로 이전했다.
의미만 깊은 것이 아니다. 전시품 면면이 썩 훌륭하다. 보물 제646호인 ‘청자상감상약국명합’, 보물 제1234호 ‘의방유취’ 등 보물급 문화재 6점을 비롯해 일본·중국·티베트 등에서 수집한 자료와 도구 등 다양한 의약 관련 전시품이 한가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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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기 있는 것은 한의학의 바이블로 불리는 ‘동의보감(허준)’. 초간본도 있다. 영인본이 아닌 실물 초간본(1613년 저술)을 이 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박물관 측에서 가족이나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체험 프로그램도 깨알같은 재미가 있다. 이중 유명한 것은 ‘십전대보탕 만들기’ 체험과 자신 만의 ‘소화제 만들기’체험이다. 소화제의 원리를 듣고 본인이 직접 가루를 약틀에 넣고 실제 소화제(훼스탈) 알약을 만들어 보는 진귀한 경험을 해볼 수 있다.
이처럼 전국 곳곳에는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인 대한민국의 다양한 산업을 통해 즐거운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곳들이 즐비하다. 단순히 아름다운 자연 풍광만 둘러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열심히 삶을 개척하며 살아온 ‘국민 선배’들의 땀과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대한민국 산업관광지는 세계적으로도 값진 여행지 임에 틀림없다.
demor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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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
●둘러볼만한 곳=부산은 최근 인기몰이 중인 부산시티투어 버스가 좋다. 부산역에서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현재 부산관광공사가 운영하는 해운대 방면 코스와 민간 업체 태영버스가 운영하는 태종대 방면 코스 등 2종류. 부산관광공사는 최근 기존 낡은 2층 버스를 유럽산 2층 버스로 교체하고 기장군 방면 새로운 코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휠체어를 고정할 수 있어 장애인이 타는데 아무런 불편이 없다. 1만5000원.(KTX이용객 2000원 할인) 부산아쿠아리움, 티파니21 유람선 등 입장료 할인 혜택도 있다. 문의 ‘부티(BUTI) 스마트 안내’ 앱.
창원에는 용지호수 공원과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등 도심에서 즐길거리가 많다. 3.8m 크기의 야간 보름달 조형물 등 화려한 조명으로 꾸민 용지공원은 야경 명소로 소문나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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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관광지 정보=굿데이뮤지엄은 아쉽게도 토·일요일과 법정 공휴일 휴관. 입장요금 무료. 견학은 오전 10시와 오후 2, 4시(1일 3회). (070)7576-2017.
F1963은 연중 무휴로 개방한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자정까지(각 영업장 별 운영시간 상이). 기획전 ‘투명한 소리를 보다’ 입장요금 무료.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한독의약박물관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매주 월요일 휴관). ‘십전대보탕 만들기’, ‘소화제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은 예약해야 한다. 체험비 무료.(043)530-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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