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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LG 정성훈, 이병규, 유원상, 손주인. 사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LG가 베테랑 선수들을 대거 정리하며 젊은 선수단 만들기에 박차를 가했다. 기량이 성장하고 있는 젊은 자원들이 많은 만큼 2018시즌 개막 전 선수단 정리를 통해 세대 교체를 하겠다는 굳은 의지가 엿보인다.

세대 교체를 위한 LG의 첫 번째 행보는 정성훈(37)의 방출이었다. LG는 22일 2차드래프트가 열리기 전 정성훈을 만나 40인 보호 명단 제외 사실을 통보했다. 더불어 2차드래프트에서 타 구단의 선택을 받지 못해도 재계약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방침도 전했다. 사실상 방출 통보였다. LG 양상문 단장은 “우리 팀에 1루수 자원이 많다. 세대 교체를 위해 어쩔 수 없었다. 오랜 시간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다. 본인이 기사로 접하기 전에 먼저 얘기해주는 것이 맞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성훈은 2차 드래프트에서 타 팀의 지명을 받지 못했다. 2차 드래프트에 앞서 LG가 정성훈을 방출할 것이라는 방침이 한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성훈은 KIA~현대~히어로즈를 거쳐 2009년부터 9년간 LG에서 뛰며 꾸준한 활약을 펼쳐 LG팬의 큰 사랑을 받았다. 9년 연속 100경기 이상 출전하며 뛰어난 내구성을 자랑했고 만 37세가 된 올해도 잦은 교체 출전 속에 115경기에 나서 타율 0.312, 6홈런, 30타점, 32득점을 기록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하지만 그 역시 세대교체의 칼바람을 피할 수 없었다. LG와 이별은 물론 그를 원하는 구단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현역 생활을 접게 될 수도 있다.

LG의 베테랑 정리 행보는 2차드래프트에서도 이어졌다. 손주인(34), 이병규(34), 유원상(31), 백창수(29)가 40인 보호 명단에 들지 못한 채 타 구단의 선택을 받았다. 손주인은 삼성, 이병규는 롯데, 유원상과 백창수는 각각 NC와 한화의 지명을 받았다. 모두 30대로 접어든 중고참들이다. 상대적으로 젊은 백창수도 곧 30대로 접어든다. 양 단장은 “리빌딩 차원에서 베테랑을 먼저 제외했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40인 보호 명단은 우선순위를 정해 순번대로 묶어야 하지 않나. 제외된 선수들은 우선순위에서 밀려 포함되지 못했다고 보는게 맞다. 젊고 기량이 좋은 선수들을 내칠 수 없었다”고 이들을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한 이유를 설명했다.

40인 보호선수 명단은 류중일 감독의 의중이 대부분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다. 류 감독은 고치에서 마무리 캠프를 지휘하며 선수들에게 “이 곳에서 훈련을 지켜보면서 앞으로 쓸 선수와 그렇지 않을 선수를 골라내겠다. 그러니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다 보여달라”고 선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들을 지켜보며 기량 확인 후 옥석을 가려내겠다는 의미였다. 양 단장이 최근 고치로 건너가 류 감독과 40인 보호 명단을 상의할 땐 이미 명단에서 제외될 선수가 어느 정도 추려져 있었을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동료 선수 5명의 이탈 소식은 마무리 캠프가 한창인 고치에도 전해졌다. 고치에 있는 선수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마무리 캠프를 소화 중인 한 선수는 “선수들이 침묵 속에 예정된 훈련을 소화했다”고 말했다. 선수들 사이에선 2차드래프트 전부터 이와 관련한 대화들이 오갔고 이미 40인 명단 제외 결정을 통보받은 선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타 팀으로 이적한 선수도, 그렇지 않은 선수도 있다. 어쨌든 선수들이 받은 충격은 컸다.

한편 LG는 2차드래프트를 통해 이진석(22), 장시윤(24), 신민재(21)를 데려왔다. 모두 빠른 발을 자랑하는 선수들이다. 양 단장은 “젊기도 하지만 빨라서 뽑았다. 그동안 우리 팀에 발 빠른 선수들이 부족했다. 감독님도 빠른 선수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다. 네임밸류는 떨어지지만 우리가 원하는 선수를 뽑았다”고 말했다. LG에 세대 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superpow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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