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APBC 한국,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 내주며 석패
한국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한국과 일본과의 경기 연장 10회말 2사 2루 상황에서 일본의 타무라에게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며 패한 뒤 응원단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2017. 11. 16. 도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도쿄=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야구는 모른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위라 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상대 선발투수가 최고 컨디션에서 호투를 펼치면 타자는 고전하게 된다. 반대로 매 경기 뛰어난 투구를 선보인 투수가 갑자기 난조에 빠지고 실투를 남발하면 타자가 누구든 쉽게 점수를 낸다. 항상 그라운드에는 변수가 도사린다. 때문에 절대승리도, 절대패배도 없다.

특히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은 이러한 변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 프로에서 뛰는 성인들이 출전하는 대회라 해도 만 24세 이하 프로 3년차 이하 선수들이 대부분이라 기복이 심하다. 지난 16일 한일전처럼 올라갈 때는 무섭게 치솟다가도 떨어질 때는 한 없이 추락한다. 매 이닝 매 순간을 계산하기 힘들다. 17일 한국과 대만의 경기도 마찬가지다. 한국이 전력에서 앞선다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16일 한일전에서 일본의 15승 에이스 투수 야부타 카즈키가 한 순간에 무너지고, 한국 마무리투수 김윤동이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한 것 같은 장면이 또 나올 수 있다. 사령탑이 할 수 있는 일은 플랜 A부터 D까지 최대한 많은 경우의 수를 대비하는 것 뿐일지도 모른다..

한국은 사이드암투수 임기영을, 대만은 좌완 천관위를 선발투수로 내세운다. 대만 홍이중 감독은 “천관위가 국제대회 경험이 많다. 경험을 믿고 천관위를 한국전 선발투수로 확정지었다”고 밝혔다.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많은 대표팀에서 변수를 최소화하겠다는 얘기다. 그런데 한국에게 천관위는 상당히 익숙한 투수다. 천관위와는 2014 아시안게임과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이미 만났다. 천관위는 한국에 맞서 아시안게임에선 2.2이닝 3실점, WBC에선 1.1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다. 당시 APBC 한국 대표팀 선수와 천관위가 직접 맞붙은 것은 아니지만 다른 대만 투수에 비해 자료가 많고 분석도 잘 돼 있다.

관건은 임기영을 비롯한 한국 마운드다. 일본전처럼 나오는 투수마다 기령 차이가 극명하면 안정된 경기 운영은 불가능하다. 게다가 대만 타자들은 전통적으로 빠른 공에 강하고 장타력이 뛰어나다. 투수가 난조에 빠지면 순식간에 빅이닝을 만드는 잠재력을 지녔다. 실제로 지난 3월 WBC서도 한국은 경기 초반 대만에 6-0으로 앞서나가다가 투수들이 집단붕괴하며 연장혈투를 펼쳤다. 9회와 10회를 책임진 오승환이 아니었다면 절대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주의해야할 강타자도 많다. 프로 입단 2년차 만에 최고 선수로 오라선 4할 타자 왕보룽 외에도 유격수 천제셴,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소속의 외야수 양다이강, 다재다능한 외야수 쑤쓰제 등이 요주의 인물이다. 홍이중 감독도 “타격은 걱정하지 않는다”며 다득점 경기에선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을 강조했다.

한국 선수단은 16일 한일전 분패 후 다시 일본과 만나기 위해 대만전 필승의지를 다졌다. 4번 타자 김하성은 “일본에 졌다고 해서 우리 팀 분위기가 떨어지는 것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번 경기가 앞으로 한국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보여준 경기라고 생각한다. 꼭 대만전에서 이겨서 결승에서 다시 일본과 붙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일본과 리벤지 매치가 성사되기 위해선 자만을 버리고 변수를 극복해야 한다. 그리고 변수를 극복하는 첫 번째 방법은 한국 투수들의 안정된 투구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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