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APBC 일본과의 첫 경기 앞둔 야구대표팀
한국야구대표팀이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일본과의 경기를 앞두고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고 있다. 한국 야구국가대표팀은 16일 도쿄돔에서 일본과 예선 1경기를 17일 대만과 두 번째 경기를 치른 뒤 결승에 진출할 경우 19일 우승을 위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2017. 11. 16. 도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도쿄=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도쿄 입성 첫 날보다 는한 층 가벼워보였다. 한일전을 처음 경험해보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지만 부담 없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준비했다. 긴장이 될 수밖에 없는 일본과 승부였지만 서로 농담을 주고받으며 평소와 다름없이 경기에 들어갔다.

수장인 선동열 감독부터 여유로웠다. 선 감독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한일전을 앞두고 “잘 잘 수 있을지 좀 걱정했는데 잠을 푹 잤다. 전날 밤에 너무 정신없이 바빠서 그냥 잠들어버렸다. 도쿄돔 훈련 후 감독들과 만찬이 있었는데 예상보다 행사가 길었다. 숙소 들어오니까 오후 10시가 넘었고 TV 좀 보다가 잠들었다”고 껄껄 웃었다. 전날까지만 해도 “감독으로 도쿄돔에 오니까 코치로 왔을 때와는 완전히 다르다. 부담이 된다”고 했던 선 감독이었다.

선수들도 여기저기서 시끌벅적 각자의 전략을 펼치고 고민했다. 전날에는 생소하기만 했던 도쿄돔이었지만 도쿄돔 특성을 파악하고 다시 도쿄돔 그라운드에 서니 한 층 마음의 짐을 던 모습이었다. 외야수 안익훈은 “펜스가 확실히 단단하다. 타구가 펜스에 맞으면 바운드가 클 것이다. 혹시 모르니 (김)하성이 형이 외야까지도 깊게 나와서 백업 해줘야 한다”고 김하성을 향해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자 김하성은 “나는 방망이부터 쳐야 한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이종범 코치에게 상대 선발투수 야부타 가즈키 공략법을 물었다. 이 코치가 “스트라이크존에서 움직이는 공이 많은 투수니까 존에 들어왔다 싶으면 과감하게 휘두르는 게 낫다. 그렇게 해보고 정 칠 수 없으면 그냥 안쪽에 붙어서 맞아버려라”고 말해 선수단에 큰 웃음을 던졌다. 이어 이 코치는 “진짜다. 맞으면 된다. 우리가 딱 세 번만 맞으면 이긴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번 APBC를 통해 한국은 역대 가장 젊은 성인 대표팀을 꾸렸다. 일본과 대만이 와일드카드를 사용했으나 한국은 와일드카드를 하나도 쓰지 않으며 2020 도쿄올림픽까지 바라본 대표팀의 점진적 세대교체에 확실한 시동을 걸었다. 선 감독은 “지금까지 코치로 여러 대표팀을 지도했지만 분위기는 이번 대표팀이 최고다. 일단 선수들이 젊다보니 훈련자세부터 정말 좋다. 첫 무대라 느끼는 긴장만 극복하면 기대 이상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 믿는다”고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비록 승부에는 패했지만 9회말 동점을 허용해 승부치기까기 끌려간 순간에도 끝까지 일본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 정도로 끈질진 근성을 보여줬다. 오늘보다는 선동열호의 미래에 대한 기대가 더 큰 이유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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