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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산 자연휴양림의 최고의 명물 ‘스카이웨이’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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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산 자연휴양림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대전·세종=글·사진 스포츠서울 황철훈기자]전국이 완벽한 만산홍엽 속에 갇힌 지난주. 대한민국의 중심 대전과 세종으로 떠났다. 대전은 규모로 보나 위치로 보나 위풍당당 대한민국 중심도시다. 사통팔달 대전은 교통 중심지며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비롯해 국가핵융합연구소,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 수많은 과학기관이 자리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히는 과학도시다.하지만 대전을 문화관광의 중심도시로 인식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 사람은 대전을 거대 도시로 기억하고 서울과 지방을 잇는 경유지로 기억한다. 등잔 밑이 어두웠던 셈이다.과학도시의 명성에 가린 대전의 대표 문화관광 명소를 찾았다.한국관광공사 진수남 대전충남지사장은 “대전은 전국 어디에서도 접근이 용이한 힐링도시”라며 “장태산자연휴양림과 뿌리공원의 고즈넉한 쉼은 물론 원도심의 문화예술거리를 느릿느릿 걷는 것만으로도 삶을 재충전하는 최고의 힐링여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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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산 자연휴양림 ‘생태연못’
◇국내 유일의 메타세쿼이아 숲 ‘장태산 자연휴양림’

대전광역시 서구 장안동에 자리한 장태산 자연휴양림은 서울 월드컵경기장 114배 넓이인 81만5855㎡의 드넓은 면적에 하늘로 쭉쭉 뻗은 6200여 그루 메타세쿼이아 숲속에 있다.

국내 최초 민간 휴양림으로 출발한 이곳은 70년대 초 독림가(篤林家) 고 임창봉(2002년 타계) 선생이 20여 년 동안 손수 나무를 심고 길을 닦는 등 온갖 정성과 노력으로 가꾸어 놓은 곳이다. 이후 1997년 외환위기와 함께 찾아온 경영 위기로 결국 경매에 나온 휴양림을 2002년에 대전시가 인수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장태산 자연휴양림은 입구에서부터 아름드리 메타세쿼이아가 양쪽으로 길게 늘어서 있다. 마치 사열 중인 의장대처럼 늠름하다. 하늘을 뚫을 듯 위로 솟은 나무엔 어느새 가을이 내려앉았다. 붉게 타들어가는 나뭇잎은 파란 가을 하늘과 햇살을 만나 더욱 빨갛다. 휴양림 안으로 들어서면 가을 동화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이곳 휴양림의 대표 사진명소 ‘생태연못’이다. 붉게 물든 메타세쿼이아가 병풍처럼 감싼 연못 위에는 물 위를 걷듯 나무데크길이 놓여 있다. 길에는 두 손을 맞잡은 연인과 가족 여행객들의 행복한 발걸음이 이어진다. 저마다 휴대폰을 꺼내 들고 만추(晩秋)를 추억 속에 담느라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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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산자연휴양림 숲속어드벤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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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내려 앉은 장태산 메타세쿼이아 숲

휴양림은 평탄한 길과 야트막한 언덕길로 이루어져 있어 그리 힘들이지 않고 편히 둘러볼 수 있다. 쉬엄쉬엄 돌다가 벤치에 앉아 잠시 쉬어도 좋고 여유만 있다면 숲속의 집에서 하룻밤 묵어가도 좋다. 산책길을 따라 걷다 보면 메타세쿼이아가 빼곡히 들어선 숲을 마주한다. 숲은 끊임없이 피톤치드와 산소를 토해낸다. 숲 향기 가득한 공기를 들이쉬니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까지 상쾌하다. 숲 곳곳에는 쉴 수 있는 벤치와 나무침대가 놓여있다. 나무침대에 살포시 누워 하늘을 본다. 빼곡한 메타세쿼이아 나무 사이로 가을 햇살이 부서진다. 갑자기 불어온 가을바람이 울긋불긋 낙엽비를 뿌린다. 책 한 권과 커피 한 잔만 있으면 영락없는 CF의 한 장면이다. 물론 사람 말고 배경이 그렇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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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산 자연휴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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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웨이

장태산휴양림 최고 명물은 뭐니뭐니 해도 스카이웨이다. 메타세쿼이아 나무숲 사이로 아슬하게 하늘길을 놓았다. 지상에서 12m, 아파트 5층 높이로 나무데크길을 조성했다. 길은 나무를 훼손하지 않고 절묘하게 나무를 피해 놓여있다. 아래에서 한참 올려다봤던 나무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으니 기분이 묘하다. 하늘로 길게 이어진 스카이웨이는 사람들이 오갈 때마다 좌우로 살짝 흔들린다. 마치 구름 속을 걷는 듯 동화 속 주인공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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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타워는 나선형 구조로 빙글빙글 돌면서 오른다.

스카이웨이를 걷다보면 메타세쿼이아 숲사이로 27m 높이의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는 스카이타워가 모습을 드러낸다. 나선형 구조 전망대로 빙글빙글 돌면서 오르게 되어있다. 스카이타워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 보니 그 높던 메타세쿼이아도 발아래에 까마득하다. 저 멀리 울긋불긋 타들어 가는 가을산이 장관을 펼치고 발아래엔 붉은 숲사이로 난 데크길을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 한폭의 수채화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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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내려앉은 대전천. UFO를 연상케하는 목척교가 시선을 끈다.

◇켜켜이 쌓인 낭만을 걷다. 대전 ‘원도심 여행’

도심에서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며 보물찾기하듯 추억과 낭만을 찾는다. 분주한 도심에서 웬 낭만과 추억이냐고? 대전 원도심은 분주한 신도심과 달리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며 켜켜이 쌓인 추억을 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대전은 근대화와 함께 생겨난 신흥도시다.

1905년 경부선 철도가 생기고 1932년 충남도청이 공주에서 이곳 대전으로 옮겨오면서 도시의 면모를 갖췄다. 특히 대전역과 도청을 중심으로 상권이 발달하면서 이 일대는 대전에서 최고의 번화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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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흥동 문화거리의 옛 산호다방. 건물 외벽에 그려진 스웨터 벽화는 이곳의 명물이다.

이후 1990년대 둔산 등 신도시 개발과 함께 상권이 대거 옮겨가면서 이곳 원도심은 긴 침체기를 맞았다. 최근 들어 이곳에 감각적인 카페와 식당 등 이색공간들이 곳곳에 생겨나고 여기에 예술가들의 감각과 노력이 더해져 활력이 넘치는 문화명소로 재탄생했다.

옛충남도청
옛 충남도청 건물로 지금은 대전근현대사 전시관으로 운영중이다.

원도심을 걷다 보면 60~70년대를 재현한 거대한 영화세트장을 걷는 듯하다. 곳곳에 남아있는 근대 건축물 덕분이다. 원도심의 중심도로인 중앙로를 걷다 보면 노란색 타일의 근대건축물이 눈에 띈다. 옛 충남도청 건물로 일제강점기 1932년에 지어진 건물로 영화 ‘변호인’을 촬영한 장소다. 이밖에 두 손을 모으고 있는 형상의 대흥동성당과 붉은벽돌과 둥근 지붕이 인상적인 대전갤러리, 한국전쟁당시 이승만 대통령의 임시거처로 사용되었던 옛 충남도지사 공관 등 근대로 떠나는 시간여행지가 즐비하다.

카페
추억의 빈티지 소품을 파는 ‘CAFE BIYORI’

치킨집
카페같은 외관의 이색 치킨집 ‘치킨맨션’

원도심 골목 골목에는 이색카페와 식당들이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화려한 외관의 카페를 들어서니 빨간 풍선이 벽에 가득하다. 마치 팝아트 작품을 보는 듯 하다. 사실 알고보니 치킨집이다. 길 건너엔 옛 추억을 자극하는 빈티지 소품으로 벽면을 가득채운 커피숍과 북카페가 자리한다. 골목마다 각자의 개성과 특색으로 꾸민 가게들이 여행자를 유혹한다. 이곳저곳을 구경하다 보면 하루해가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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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영상쇼가 펼쳐지는 으능정이거리의 ‘스카이로드’

저녁이 되면 으능정이 거리를 가보자. 이곳에 가면 아케이드 천장 위로 시시각각 변하는 화려한 영상쇼가 펼쳐진다. 아케이드 천장에 대형 LED를 설치한 일명 ‘스카이로드’다. 속이 출출해지면 근처 성심당에 들려도 좋다. 성심당은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대전 대표 제과점으로 튀김소보로가 인기다. 대전천을 가로지르는 목척교도 볼거리다. 어둠이 내려앉은 가을밤, 불을 밝힌 목척교는 마치 외계 비행접시가 불시착한 듯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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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서 바라본 베어트리파크 전경

◇자연이 어우러진 힐링파크 ‘베어트리파크’

세종시 전동면에 위치한 베어트리파크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곰이 있는 수목원이다. 사실 곰 말고도 공작과 사슴, 토끼, 다람쥐 등을 비롯해 비단잉어가 화려하게 연못을 수놓고 있다. 그렇다고 동물원은 아니다. 33만㎡(약 10만평)의 너른 대지에 1000여종 40만여 점의 꽃과 나무가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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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곰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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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트리파크 분재원

관람순서는 정문을 들어서 왼쪽 편 오색연못에서부터 시작해 유럽정원을 연상시키는 베어트리정원을 거쳐 애완동물원, 곰동산을 거쳐 시계방향으로 돌면 된다. 특히 불곰 20여 마리가 있는 곰동산과 반달곰 100여 마리가 모여 있는 반달곰동산에서는 가까이서 곰을 구경하며 먹이주기 체험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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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트리파크 향나무동산

특히 정연하게 다듬어진 향나무가 끝없이 펼쳐진 향나무 동산을 걷다 보면 마치 동화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아울러 기암괴석과 기품이 넘치는 분재로 꾸민 분재원을 비롯해 400년 된 느티나무와 700년 된 주목 등 30여 그루의 고목들로 꾸민 나무정원은 저마다의 독특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야생화동산을 끼고 언덕길을 따라 오르면 베어트리파크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를 마주한다. 또한 호기심을 자아내는 입구와 호접란의 몽환적인 풍경과 함께 비밀의 화원을 펼쳐놓은 만경비원, 희귀한 열대식물을 모아놓은 열대식물원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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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기록관 전경

◇대통령과의 만남 ‘대통령기록전시관’

지상 4층 지하 2층 건물로 약 2300㎡ 규모의 전시관으로 역대 대통령과 관련된 기록물들이 전시되고 있다. 1층에 들어서면 입구에 대통령 의전차량인 검정색 리무진이 전시되어 있다. 안으로 들어서면 대통령의 존영과 연설문으로 꾸며진 유리 재질의 조형물이 정연하게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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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기록관 1층에 전시되어 있는 ‘대통령 의전차량’

관람은 1층부터 시작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으로 이동한 후 내려오면 된다. 4층은 대통령의 역할과 권한을 이해하는 공간으로 대통령 선출과정을 비롯해 선거 포스터, 각종 훈장, 각종 깃발 등을 전시하고 있다. 3층은 청와대를 소개하는 공간으로 대통령 집무실과 접견실 등을 그대로 재현한 공간에서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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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기록관 4층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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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기록관 3층,청와대 춘추관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공간에서 관람객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또한 역대 대통령이 세계 각국에서 받은 진귀한 선물이 전시되어 있다. 2층은 대통령기록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소개하는 공간과 기념품 매장, 대통령이 만난 시민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 갤러리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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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등천을 가로지르는 다리 만성교

◇뿌리공원

대전시 중구 뿌리공원은 유등천이 휘감아 도는 만성산에 각 성씨를 대표하는 조형물로 꾸민 효(孝) 테마공원이다. 뿌리공원은 유등천을 가로지르는 현수교인 만성교(萬姓橋)를 건너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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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텐강으로 외벽을 두른 뿌리공원의 ‘족보박물관’

만성교는 모든 성씨가 한곳에 모인 곳 이라는 뜻으로 다리를 건너면 녹슨 철판(코르텐강)으로 지어진 족보박물관을 마주하게 된다. 족보의 역사와 체계를 설명하고 왕실족보 등 다양한 형태의 족보와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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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공원의 신안주씨의 성씨 조형물

유등천 변 쪽으로는 축구운동장처럼 넓은 잔디광장이 자리하고 오른쪽 만성산 비탈을 따라 성씨 조형물이 마치 공원묘비를 연상시키듯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성씨 조형물은 각 성씨를 상징하는 조형물과 함께 전면에는 성씨의 유래를 새겼고 후면에는 조형물의 작품설명이 있다.

짧은 일정,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대전·세종은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떠날 수 있는 손바닥 여행지로 매력이 가득하다.

color@sportsseoul.com

■여행정보
한정식
장향관의 한정식
●먹거리=

세종시 전동면에 자리한 뒤웅박고을은 전통장류를 테마로 꾸민 공원으로 전통장류박물관을 비롯해 전문식당, 전통장류 전시판매장, 커피전문점, 야외 장독대 등으로 꾸며 놓았다. 특히 이곳의 ‘장향관’은 산해진미를 맛볼 수 있는 한정식집이다. ‘녹두죽’을 필두로 들깨의 고소함으로 맛을 낸 ‘들깨 드레싱 샐러드’, 해파리 냉채, 떡 잡채, 보쌈, 한우 육회, 물회, 갈비찜 등 수많은 요리가 쉴 새 없이 상위에 오른다. 음식 하나하나가 정성스럽고 맛 또한 일품이다. 가격은 2만8000원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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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화동 소머리 해장국집 ‘한우 소머리 우거지탕’

대전광역시 중구 선화동에는 해장국의 명소로 불리는 ‘선화동 소머리 해장국’집이 있다. 한우 소머리 곰탕과 우거지탕 2가지 종류의 해장국은 진하게 우려낸 국물맛이 일품이다. 과연 명불허전이다. 특히 이 집의 매운김치는 잘게 썰어 해장국에 넣어 먹는게 포인트. 매운 김치가 진한 육수와 어우러져 얼큰한 해장국이 된다. 매운김치는 상당히 매우니 과욕은 금물이다. 가격은 모두 7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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