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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가 14일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제공 | 평창 올림픽 조직위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피겨 퀸’ 김연아가 이번엔 ‘피스 퀸(평화의 여왕)’으로 변신했다.

2018 평창 올림픽 홍보대사인 김연아는 14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2차 유엔총회에 특별연사로 연단에 올랐다. 이날은 총회에선 올림픽 휴전결의안이 채택됐다. 통상 정부대표 1인이 발언하기 때문에 이희범 평창올림픽조직위원장이 먼저 나섰으나, 우리 측 요청에 따라 김연아가 이례적으로 단상에 등장해 추가 발언을 했다. 현역 시절 캐나다 토론토에서 훈련했던 김연아는 약 4분간 영어로 진행한 연설을 통해 2010 밴쿠버 올림픽, 2014 소치 올림픽 참가 경험을 바탕으로 ‘올림픽 정신’을 강조했다. 또 열 살 때 열린 2000 시드니 하계올림픽의 기억도 소개했다. 김연아는 “두 차례 올림픽 참가자, 유니세프 국제친선대사로서 인종·지역·언어·종교의 벽을 뛰어넘는 스포츠의 힘을 체험했다”며 “시드니 올림픽에서 남북 선수단이 경기장에 동시 입장하는 것을 지켜보며 처음으로 스포츠의 힘을 느꼈다. 평창 올림픽에서도 그 힘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평창 올림픽 대표단은 남·북한 사이의 얼어붙은 국경을 뛰어넘어 평화적 환경을 조성하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며 “평창 올림픽과 패럴림픽은 평화와 인류애라는 올림픽 정신을 전 세계인들과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평화를 보여주는 대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총회엔 김연아와 이 위원장을 비롯해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조태열 유엔주재 대사, 박은하 외교부 공공외교대사, 송석두 강원도 부지사, 정승환 장애인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 위원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유엔총회에서 한반도 평화를 강조한 것처럼 한국 정부는 안전하고 평화로운 올림픽을 보장한다. 평창 올림픽은 동북아의 평화와 경제적 번영을 이끄는 창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모든 유엔 회원국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총회에선 평창 올림픽 개막 일주일 전부터 평창 패럴림픽 폐막 일주일 뒤인 2018년 2월2일부터 3월25일까지 유엔헌장의 틀 내에서 올림픽 휴전을 개별적 또는 집단적으로 준수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김연아는 총회 연설 뒤 기자회견에서 평창 올림픽과 관련된 여러 질문을 받았다. “피겨 종목에서 북한이 출전권을 얻었다. 선수 시절 만나보지 못했던 북한 선수들이 꼭 경기에 참가하기를 바란다”고 말한 그는 이번 대회 갈라 무대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선 “어렵다”며 생각이 없음을 전했다. 개막식 성화 최종 점화자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선 “마지막 주자가 된다면 영광일 것”이라고 답했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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