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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오픈트레이닝데이가 열린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훈련 전 손흥민과 기성용이 팬들에게 사인을 하고 있다. 수원 | 김용일기자

[수원=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축구대표팀을 둘러싼 여러 잡음에도 1년 3개월 만에 열린 오픈트레이닝데이엔 300여 명의 팬이 몰렸다. 10일 콜롬비아(수원), 14일 세르비아(울산)와 A매치 2연전을 앞둔 선수들에게 열띤 환호와 진심 어린 응원을 보내면서 ‘다시 뛰는 한국 축구’에 힘을 보탰다.

‘신태용호’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팬들 앞에서 공개 훈련을 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진행된 소집 둘째 날 훈련을 ‘오픈트레이닝데이’로 지정해 팬들과 만났다. 오픈트레이닝데이는 대한축구협회에서 2014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대중적인 관심을 받는 축구대표팀과 팬들의 거리를 좁히면서 가깝게 소통을 장려하는 게 주된 목적이다. 신태용 감독은 U-20 대표팀을 이끌며 월드컵 본선을 한달여 앞뒀던 지난 5월 오픈트레이닝데이를 경험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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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전 선수들이 팬들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수원 | 김용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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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오픈트레이닝데이는 여러모로 부담이 컸다. A대표팀을 대상으로 이 행사가 열린 건 전임 울리 슈틸리케 감독 체제에서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첫 경기였던 중국전을 앞뒀던 지난해 8월29일 이후 처음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축구대표팀이 승승장구할 때여서 팬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1년 3개월이 지난 현 시점은 당시와 정반대다. 슈팉리케 감독이 최종 예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중도 사퇴했다. 신 감독이 바통을 이어받았으나 새 사령탑 선임 과정에서 ‘히딩크 논란’으로 축구협회가 쑥대밭이 됐고, 김호곤 기술위원장이 자진해서 물러났다. 비난의 화살이 신 감독에게 쏠려 월드컵 본선이 8개월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큰 부담을 떠안았다. 11월 A매치 2연전은 물론 다음 달 동아시안컵을 단두대 매치격으로 맞게 돼 극도로 예민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신 감독은 오픈트레이닝데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이럴 때일수록 선수들이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도록 했다. 팬들은 오후 4시 예정된 대표팀 훈련보다 1시간 이상 이른 시간부터 몰려들어 선수들을 기다렸다. 마침 예정된 시간에 태극전사들이 등장하자 환호했다. 손흥민(토트넘), 기성용(스완지시티) 등 간판급 선수가 팬들에게 에워싸여 오랜 시간 사인과 사진 촬영을 했는데 신 감독은 훈련 예정시간이 조금 지났음에도 최대한 팬들을 배려했다. 정상훈련을 시행한 뒤 미처 사인을 받지 못한 팬들을 위해 손흥민을 다시 돌려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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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과 셀프카메라 촬영하는 기성용.

수원 삼성 주력 선수로 활약하다가 프랑스 무대로 진출해 맹활약 중인 권창훈(디종)도 모처럼 수원 팬들의 큰 환호를 받았다. 권창훈은 소속팀 일정으로 이날 훈련에 앞서 가장 늦게 합류했는데 피곤한 몸에도 수원 팬들의 열렬한 응원에 밝게 웃으며 다가갔다.

애초엔 오픈트레이닝데이를 앞두고 긴장감이 맴돌았다. 히딩크 영입과 축구협회 쇄신을 외치는 ‘축구를 사랑하는 국민(축사국)’ 측 관계자가 찾는다는 얘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자칫 팬들과 선수들의 신명나는 만남의 장이 시위장으로 변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축사국 관계자들은 100분여 진행된 행사 내내 등장하지 않았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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