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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슬이 지난달 22일 열린 ‘머슬 앤 피트니스 2017 코리아 챔피언쉽’에서 MVP로 호명된 후 객석에서 환호하는 남편 함달용 씨에게 하트를 보내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oirtsseoul.com

[스포츠서울 글·사진 이주상기자] “사랑을 시작하면서 피트니스를 하게 됐죠”.지난달 22일 경기도 가천대학교 예음홀에서 열린 ‘머슬 앤 피트니스 2017 코리아 챔피언쉽’ 대회에서 이예슬(28)이 남녀통합 그랑프리 MVP를 차지해 올해 최고의 몸짱임을 입증했다. MVP로 호명되는 순간 이예슬은 관중석에서 환호하는 남편에게 커다란 하트를 보내며 2년차 신혼부부의 달달한 애정을 과시했다. 최고상인 MVP를 차지했지만 원래 이예슬은 대회에 참가할 생각이 없었다. 니카, 나바 등 여러 피트니스 단체에서 주관한 대회에서 우승 등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지만 일년 내내 쉼 없이 훈련한 것이 피로를 가중시켰다. 게다가 대회 바로 전에 열린 중국 최대의 피트니스 대회 ‘황금시대’에 출전한 후 감기몸살이 겹쳐 대회를 포기할까 심각하게 고민했다. 하지만 남편이자 코치인 함달용 총감독(팀머슬 대표)가 “시즌의 마지막이다. 힘을 내보자”며 보낸 격려에 힘을 얻어 어렵게 무대에 섰다. 운동을 시작한지는 2년 밖에 안됐지만 그의 장래성은 무궁무진해 보였다. 대회를 주관한 조직위원회의 코리아 크루즈 염상훈 대표는 “정말 오랜만에 재목이 나왔다. 기본적인 피지컬은 물론 훈련자세가 남다르다. 세계적 대회에 출전해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선수”라며 극찬했다. 하루 24시간 중 대부분의 시간을 집과 체육관에서 보내는 이예슬을 만나 당시의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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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슬이 MVP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oi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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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슬이 완벽한 라인을 뽐내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oirtsseoul.com

◇사회생활 시작은 패션모델부터

1989년생인 이예슬은 고등학교 때까지 항상 키가 전교 1등이었다. 고교 2학년 때 지금 키(179㎝)가 됐다. 남자들이 보기에도 껑충한 키의 이미지와는 달리 이예슬은 여성스러운 소녀 시절을 보냈다. 꾸미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 고등학교 때 이미 미용사, 피부관리사 자격증을 땄다. 모델 일은 큰 키 덕분에 시작했다. 고등학교 2학년부터 런웨이에 섰다. 고인이 된 한국최고 디자이너 앙드레 김을 비롯, 이상봉 등 유명 디자이너의 콜을 많이 받으며 서울컬렉션 등 큰 무대에 섰다.

이예슬은 “가장 기억에 남는 디자이너는 앙드레 김 선생님이다. 앙드레 김의 마지막 무대였던 북경 패션쇼에서 모델로 썼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철저하면서 자상했던 그분이 모습이 아직도 생각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예슬은 모델일에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 이예슬은 “요즘은 중학교 때부터 모델일을 시작한다. 치고 올라오는 매력 넘치는 후배들을 보고 겁이 났다. 새로운 진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때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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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슬의 복근은 명품중의 명품이다. 이주상기자 rainbow@soi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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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슬이 탄탄한 옆라인과 힙라인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oirtsseoul.com

◇사랑과 함께 시작한 피트니스

화려한 런웨이에 반해 백스테이지에선 한없이 초조하고 불안한 것이 모델의 세계였다. 2년 전 지인들의 모임에서 남편 함달용(32)씨를 만났다. 직업이 보디빌더인지라 우람한 체격을 자랑하며 남성미 넘치는 그였지만 이예슬 앞에서는 항상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고 한다. 모임이 잦으면서 이예슬의 상황을 간파(?)한 함씨는 이예슬에게 피트니스선수를 권유했다. 워낙 비율이 좋아 운동을 조금만 해도 멋진 선수가 될 거라며 유혹(?)했다. 또한 트레이너 자격증만 따면 모델보다는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될거라고 ‘꼬시기’도 했다.

모델로서 다이어트라곤 ‘굶는 것’ 밖에 몰랐던 이예슬에게 피트니스는 과감한 도전이었다. 이예슬은 “운동에 전혀 관심 없었는데 남편의 권유로 하게 됐다. 처음엔 지루하기도 했지만 몸이 변하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많았다. 남편의 지극한 정성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훈련을 하며 사랑을 느꼈고, 내 몸도 선수처럼 변해갔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결혼식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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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슬이 근육으로 똘똘 뭉친 전신을 자랑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oi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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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모델 출신인 이예슬이 무대에서 화려한 워킹을 관객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oirtsseoul.com

이예슬이 피트니스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이유 역시 런웨이 경력 덕택이다. 모델로서 런웨이에 서는 것은 피트니스 대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3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것은 놀라운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또한 런웨이에서 받았던 스포라이트의 화려함도 비슷했다. 이예슬은 “관객들이 나만 쳐다보는 것이 런웨이 때와 똑같았다. 잘했던 일을 다시 하는 기분이어서 어렵지 않았고 즐거웠다”고 말했다. 게다가 피트니스는 이예슬에게 건강과 자신감을 심어줬다.

이예슬은 “키만 컸지 그리 건강한 체력이 아니었다. 모델이라 속성으로 ‘굶는 다이어트’를 많이 했다. 빈혈도 많아 정신을 잃고 쓰러져 응급실에 간 적도 많았다”며 “피트니스를 시작한 후 그런 것들이 싹 사라졌다. 지금은 규칙적으로 운동과 식이요법을 하기 때문에 굉장히 건강하다, 나만의 비이오리듬이 잡혀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예슬은 “많은 여성들이 피트니스를 하면 울퉁불퉁한 근육이 생길거라 믿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한사람도 전혀 과한 느낌이 없다. 피트니스는 근육을 더욱 에쁘게, 탄력있게 만드는 운동”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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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슬이 엄청난 허벅지 근육을 자랑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oi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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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슬의 근육이 조명에 의해 더욱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oirtsseoul.com

◇그녀의 운동법과 식단

이예슬의 몸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힘과 탄력이 넘친다. 비결은 남편 함달용 씨로부터 전수받았다. 이예슬은 “보디빌더인 남편이 훈련프로그램을 여성이 아닌 남성의 것으로 짰다. 다리와 어깨 등 큰 근육을 발달시키다 보니 근육에 힘이 넘치게 됐다. 아무것도 몰랐던 나에게 처음부터 혹독한 훈련을 시켰다”며 웃었다. 이예슬은 오전에 다리와 가슴 등 큰 근육 위주로 훈련을 하고 오후에는 종아리 등 작은 근육 훈련을 한다. 유산소 운동은 매일 100분을 소화한다 그의 장점인 복근은 레그레이즈 등을 통해 항상 300개를 채운다.

이예슬의 단점은 엉덩이. 그는 대회가 끝나고 당장 심사위원들에게 달려가 자신의 단점이 뭐냐고 물어보았다. 다음 시즌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이예슬은 “골반이 선천적으로 좁은 편이어서 하체와 엉덩이와의 비율이 어긋난다고 들었다. 스쿼트 등으로 근육을 더욱 늘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영광을 위한 식단은 박했다. 이예슬은 닭가슴살과 고구마를 하루 5끼로 나눠 100g 씩 먹는다. 집에서 나설 때 아예 비닐봉지에 싸서 체육관으로 향한다. 가끔 입이 텁텁할 때면 방울토마토와 청양고추 그리고 구운 양파를 먹는 것이 전부다. 수면은 최소 5시간 이상을 자는 것을 규칙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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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슬의 몸은 아름다운 라인과 완벽한 근육의 조합으로 피트니스 선수들의 이상으로 여겨진다. 이주상기자 rainbow@soirtsseoul.com

모델이자 피트니스 선수로서 이예슬에게 한국 여성은 지구상에서 최고로 날씬 여성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에 나가보면 우리나라 여성이 제일 마르고 날씬하지만 볼품은 제일 없다. 마른 몸만 원하다 보니 굴곡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몸매는 나이가 들수록 몸이 처지게 마련”이라며 “운동을 안한 상태에서 먹기만 하면 마른 비만, 즉 내장지방이 쌓인다. 지방의 비율만 높아지고 근육량은 현저하게 낮아지기 때문에 몸의 밸런스가 깨진다. 탄력 있는 몸매를 원한다면 운동을 통해 근육을 만들어야 한다. 근육은 곧 탄력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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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사 아마조네스를 연상시키는 이예슬의 탄탄한 몸. 이주상기자 rainbow@soirtsseoul.com

◇이예슬의 미래와 도전

이예슬은 현재 전문 피트니스 단체 ‘팀머슬’소속이다. 남편 함달용 씨가 만든 단체로 현재 함씨가 대표·총감독을 겸하고 있다. 이예슬도 트레이너와 선수로 활동 중이다. 이예슬은 “남편은 코치이자 친구다. 내가 아무리 짜증을 내더라도 다 받아주는 사람이다. 언제나 하나라는 느낌이다. 팀머슬을 만든 것도 그렇다.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피트니스를 하려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만들어 주는 단체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내년 이예슬의 목표는 세계최고 대회인 올림피아에 출전하는 것이다. 이예슬은 “내년 상반기에는 몸만들기에만 집중할 생각이다. 올림피아 대회만 생각하고 있다”라며 “올림피아에 출전하려면 9월에 열리는 IBBF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한다. IBBF를 발판으로 올림피아에 출전해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싶다”고 당찬 각오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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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슬이 MVP에 호명된 후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oi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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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슬이 MVP에 호명된 후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oi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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