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혁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하늘의 별이 된 배우 김주혁, 당신을 기억합니다.”

고(故) 김주혁이 마흔 다섯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비록 그의 삶은 끝이 났지만, 배우로서 영원히 팬들의 가슴에 남게 됐다. 특히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은 그는 연기 인생을 빼곡히 채우는 많은 작품과 캐릭터들로 팬들에게 깊이 기억될 것이다.

김주혁
1988년 SBS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김주혁. (스포츠서울DB)

원로배우 고(故) 김무생의 차남으로 1972년에 태어난 고인은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 지난 1997년 영화 ‘도시비화’를 첫 작품으로 한뒤 1998년 SBS 공채 8기 탤런트로 데뷔하면서 본격적으로 연예계에 입문했다.

영화YMCA야구단
영화 ‘YMCA야구단’의 김주혁(왼쪽부터) 김혜수 송강호.

1999년 SBS 드라마 ‘카이스트’로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고, 이후 영화 ‘세이 예스’(2001)와 ‘YMCA야구단’(2002) 등에 출연하며 영화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다.

김주혁
배우 김주혁. (스포츠서울DB)

영화 ‘싱글즈’(2003)와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일이 생기면 나타난다, 홍반장’(2004), ‘광식이 동생 광태’(2005) 등 다수의 로맨틱 코미디물에 출연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

김은숙 작가의 초기작인 SBS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2005)에도 출연하고, 그해 SBS 연기대상 남자 최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방송프로프라하의연인
SBS ‘프라하의 연인’의 김주혁과 전도연.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2008)에서는 소심한 캐릭터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기도 했고, ‘방자전’(2010)에서는 첫 사극영화이자 남성적인 매력을 물씬 풍기는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방자전
영화 ‘방자전’.

MBC ‘무신’(2012)과 ‘구암 허준’(2013)으로 대하사극에 출연하며 선굵은 연기를 펼치기도 했다. 지난 2013년부터 2년간 KBS2 대표예능 ‘1박2일’에 고정멤버로 출연, 인간미 넘치는 모습으로 대중적인 호감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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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3의 데프콘(왼쪽부터) 김주혁 차태현 정준영 김준호 김종민. 제공|KBS

이후 영화에서 악역 연기에 몰입하기 위해 ‘1박2일’에서 하차했지만, 많은 팬들에게는 여전히 ‘구탱이형’이라는 애칭으로 불릴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공조
영화 ‘공조’.

그런 그는 올초 두 편의 영화를 통해 그동안의 이미지를 벗고 강렬한 악역으로 변신, 큰 호평을 받았다. 영화 ‘공조’에서 북한에서 남한으로 숨어들어온 조직의 리더 차기성 역을 맡아 영화의 흥행을 견인했다. ‘석조저택 살인사건’에서는 경성 최고 재력가 남도진 역을 맡아 이제껏 없던 절대악역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석조주택살인사건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

가장 최근작은 지난 9월말 종영한 tvN 드라마 ‘아르곤’이었다. 극중 방송사 탐사보도프로그램 ‘아르곤’의 팀장이자 앵커인 김백진 역을 맡아 올곧은 언론인의 모습을 그리며 많은 드라마팬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 그런 이유로 JTBC ‘뉴스룸’ 손석희 앵커조차 최근 고인의 사고사 소식을 전하면서 “나름의 철학을 보여줬다”, “일종의 연대감도 생겼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르곤김주혁
tvN ‘아르곤’.

얼마전 촬영을 모두 마친 영화 ‘흥부’와 ‘독전’은 고인의 유작이 될 예정이다. ‘흥부’에서는 어지러운 세상에 맞서 백성을 도로는 정의로운 양반 조혁 역을 연기했고, ‘독전’에서는 중국 마약 거물 하림 역으로 변신했다. ‘공조’로 함께 한 현빈의 차기작 ‘창궐’에는 현빈의 형 역할로 특별출연할 예정이었다. 총 3~4회차 중 1회 촬영밖에 하지 못한 상태여서 배우가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모두 내년 개봉 예정으로, 고인을 기억하는 많은 팬들이 영화 속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극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조성경기자 ch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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