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G6 사진 02
LG G6.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 ‘변화냐, 안정이냐!’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조준호 MC사업본부장(사장)의 유임 여부를 놓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마케팅 전문가’로도 잘 알려진 조준호 사장은 북미법인장으로 재직하던 2004년 ‘초콜릿폰’과 2007년 ‘샤인폰’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LG전자의 위상을 드높인 인물이다. 하지만 취임 이후 10분기 내내 단 한번도 흑자를 내지 못하고 누적적자만 키우면서 앞길이 불투명해졌다. LG전자 내부적으로도 고심이 많다. 사업부 쇄신을 위해 수장을 교체할지, 다시 한번 기회를 줘서 실적 반전을 도모할지 주목된다.

분기마다 최대 실적을 내며 승승장구하는 가전사업과 달리 스마트폰 사업은 수익만 깎아 먹는 애물단지 부서로 전락했다. LG전자의 MC사업본부는 올해 3분기 37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내며 1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내놓은 프리미엄폰 ‘G6’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판매량을 기록한 데다 하반기 프리미엄폰 ‘V30’와 G6 추가 모델 Q 시리즈 등 출시에 따른 제조 및 마케팅 비용이 증가로 부진을 털어내지 못했다.

반면 올해 3분기 가전사업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와 생활 가전 등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 3분기 5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15조원을 넘겨 역대 3분기 최고치를 달성했다.

LG 스마트폰 사업은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제품 자체 문제라기보다는 열악한 시장상황, 타사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브랜드 인지도, 오락가락하는 마케팅 전략 등을 부진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LG전자의 G5는 제품 유격 및 수율 문제, G4, V10, V20에서는 무한 부팅 등 문제가 불거지며 판매에 악영향을 미쳤다. 특히 이러한 문제 원인에 대한 정확한 입장표명을 미루며 브랜드 인지도를 더욱 떨어뜨렸다는 지적도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파격적인 시도가 독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를 들어 G5는 세계 최초 모듈폰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경쟁사보다 늦은 출시에 초반 공급물량 조절을 못하면서 흥행에 참패했다. G5 전작 G4도 고급스러운 천연가죽 재질을 사용해 아날로그 감성에 목말라하는 소비자들을 타겟으로 야심차게 선보였다. 하지만 일부 매니아층의 지지만 얻었던 소수 폰으로 전락했다. G6는 파격을 버리고 보수적인 스펙을 채택했지만 스마트폰 성능도 플래그십 모델인 점을 감안하면 다소 낮은 사양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가격대로 선보여 혹평을 받았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조준호 사장이 MC사업본부 본부장으로 취임했을 때 업계 내에서는 LG의 마지막 칼을 빼들었다는 평가를 했다. 실적은 탁월하게 좋지 않았지만 조 사장 다음으로 스마트폰을 사업을 맡을 만한 카드(인물)가 없을 것 같다”며 “회사 내부적으로도 기술력 부족보다는 마케팅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아 부진을 겪었다고 판단, 이 분야에 강점을 갖춘 인물로 조 사장을 택했다. 이번에도 그러한 이유로 유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melod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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