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한국시리즈 우승 포효하는 양현종
KIA 양현종이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KIA와 두산의 한국시리즈 5차전 9회말 등판해 승리를 지켜내며 통합 우승을 확정지으면서 기뻐하고 있다. 2017. 10. 30.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KIA 양현종이 한국시리즈의 영웅이 됐다. 팀의 우승과 함께 시리즈 MVP에 등극하는 겹경사를 누렸다.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KS 사상 첫 1-0 완봉승을 거두며 KIA팬에게 전율을 선사한 양현종은 5차전에서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우승을 확정짓는 역투까지 선보이며 KBO리그 가장 큰 무대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날아올랐다.

정규 시즌 타이거즈 좌완 투수 최초로 20승을 달성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양현종은 한국시리즈에서도 에이스의 품격을 보여줬다. 홈에서 치른 1차전에서 헥터 노에시가 무너지며 승리를 내준 가운데 양현종은 무거운 책임감을 등에 업고 2차전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8년전인 2009년 우승 당시엔 긴장감에 포수의 미트만 보고 공을 던졌던 양현종은 8년이 지난 올해는 전혀 다른 투수가 돼있었다. 승리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양현종을 무너뜨리지 못했다. 양현종은 9이닝 동안 두산의 강타선을 상대로 단 4개의 안타만 허용했고 삼진을 11개나 솎아내며 오롯이 혼자의 힘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에이스의 품격이 빛난 멋진 경기였다.

양현종의 완봉승은 시리즈 전체의 분위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2차전에서 승리한 KIA는 적지인 잠실에서 내리 2연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11번째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둔채 30일 5차전을 맞았다. KIA는 다시 1선발 헥터를 내세워 우승을 노렸다. 3회 이범호의 만루홈런을 포함해 5점을 뽑았고 6회에도 2점을 추가하며 7-0으로 도망가 우승이 눈 앞으로 다가온 듯 했다. 그러나 두산이 7회에만 대거 6득점하면서 경기는 미궁속으로 빠져들었다. KIA는 헥터에 이어 심동섭~김세현~김윤동 등 필승조를 차례로 투입했지만 한 번 흐름을 탄 두산의 공격을 막아내기엔 불안했다.

결국 KIA 벤치의 선택은 2차전의 영웅 양현종이었다. 5차전에서 우승을 확정짓겠다는 KIA 김기태 감독의 확고한 의지가 드러났다. 8회부터 불펜에서 몸을 푼 양현종은 9회말 KIA 팬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경기를 마무리짓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두산 4번 타자 김재환과 맞선 양현종은 볼넷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한국시리즈에서 매서운 타격감을 뽐낸 오재일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운 양현종은 조수행과 상대했다. 조수행은 양현종의 2구째에 기습 번트를 댔고 3루수 김주형이 타구를 잡고 재빨리 1루로 던졌지만 악송구가 되며 공이 뒤로 빠지고 말았다. 순식간에 상황은 1사 1, 3루로 변했다.

양현종은 허경민을 고의4구로 걸렀다. 비어있는 1루를 채우고 병살타를 유도하려는 생각이었다. 1사 만루 위기에서 박세혁과 상대한 양현종은 유격수 뜬공으로 2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우승까지 단 1개의 아웃카운트를 남겨둔 상황에서 김재호가 타석에 들어섰다. 양현종은 회심의 1구를 던졌고 김재호가 받아친 타구가 포수 파울플라이로 잡히면서 KIA의 11번째 우승이 확정됐다. 양현종은 동료들과 얼싸안으며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2차전 완봉승에 이어 데뷔 이후 첫 마무리 등판을 짜릿한 한국시리즈 최종전 세이브로 장식한 양현종은 8년 만에 2번째 우승 반지를 손에 끼웠다. 시리즈 MVP도 당연히 양현종의 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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