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만루포 허용 해커 \'허탈\'
2017 KBO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20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렸다. NC 선발투수 해커가 2회초 상대 민병헌에 만루홈런을 허용한 후 허탈해하고 있다. 2017. 10. 20마산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마산=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사실상 플레이오프(PO) 시리즈 승자가 결정되는 3차전에서 허무하게 무릎을 꿇었다. 야심차게 에이스 카드를 펼쳤으나 전혀 예상치 못한 송구 에러가 나왔고 되돌릴 수 없는 결과로 이어졌다. 에이스가 무너지자 선수들 전체가 흔들리며 완패를 당했다. NC의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NC는 20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PO 3차전에서 3-14로 패했다. 롯데와 준플레이오프서 맹활약한 에릭 해커가 선발 등판했지만 2회초 민병헌에게 만루홈런을 맞은 것을 비롯해 7점을 내주고 조기강판됐다. 순식간에 승부의 추가 두산으로 기울었고 NC 야수들은 투타에서 집중력을 잃고 고개를 숙였다. 이제 NC는 1패가 곧 시즌 종료다. 두산 타자들의 페이스가 최정점을 찍고 있는 만큼 2연승이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해커가 가장 자신 있어하는 땅볼처리가 악몽의 시작점이 됐다. 해커는 2회초 1사 1,2루에서 오재원의 타구를 잡으며 1-6-3 더블플레이를 만드는 듯했다. 투구 후 빠르게 수비 동작에 들어가는 능력이 장점인 해커기 때문에 더블플레이와 함께 그대로 이닝이 끝날 것 같았다. 하지만 해커는 손시헌에게 악송구 에러를 범했고 그 사이 2루 주자 박세혁이 홈을 밟아 선취점을 내줬다. 송구 에러 후 허경민에게 우전안타를 맞아 만루가 됐고 민병헌에게 던진 체인지업이 우월 만루포로 이어지며 순식간에 5실점했다.

비록 해커가 무너졌으나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NC는 2회말 김태군의 희생플라이와 김준완의 적시 2루타로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노진혁이 볼넷을 골라 2사 만루가 됐고 나성범이 타석에 들어서며 상대 선발투수 마이클 보우덴 공략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나성범은 보우덴의 낮게 깔려 들어오는 직구를 당해내지 못하고 헛스윙 삼진으로 허무하게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기회를 놓친 NC는 집단붕괴했다. 4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좌전안타를 날린 박민우가 노진혁의 외야 플라이 타구를 착각하며 허무하게 아웃카운트 하나를 소비했다. 순간적으로 타구를 놓친 채 1루에서 2루까지 넘어갔고 타구가 중견수에게 잡힌 후 1루로 돌아갔으나 너무 늦었다. 1루수 재비어 스크럭스는 6회초 오재원 타석에서 땅볼을 잡았으나 타자 주자와 3루 주자 모두 놓친 채 점수를 허용했다. 두산이 10점을 채우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는 순간이었다.

투수진에서 구원자가 절실한 NC지만 마땅한 인물이 떠오르질 않는다. PO 3경기를 치르며 모든 투수들이 마운드에 올랐는데 대부분이 두산 타선을 당해내지 못했다. 구위부터 정규시즌 베스트와는 거리가 멀었고 실투는 곧 장타로 연결됐다. 애초에 정공법으로는 승산이 없었기 때문에 변칙 운용을 꾀했으나 2차전 구창모와 제프 맨쉽이 볼넷으로 자멸하면서 강수는 악수로 돌변하고 말았다.

NC는 21일 4차전 선발투수로 정수민을 예고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정수민을 시작으로 투수들이 단체로 괴력을 발휘하기를 기도할 수밖에 없는 NC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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