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2017 KBO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20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민병헌이 2회초 1사만루 우월홈런을 날린 후 선행주자들과 환호하고 있다. 마산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마산=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상대가 아주 작은 틈만 보여도 집요하게 파고드는 게 강팀이다. 두산이 심리적으로 완전히 무너진 NC 에릭 해커를 상대로 빅이닝에 성공했다. 꼬리뼈에 투구를 맞아 고통을 호소했던 두산 민병헌이 우월 만루홈런으로 NC를 멘붕에 빠뜨렸다.

민병헌은 20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 플레이오프(PO) 3차전에도 1번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장했다. 지난 2차전에서 꼬리뼈에 투구를 맞고 교체됐을 때만 해도 “장속에 있던 게 나올뻔 했다. 거짓말 아니고, 정말 아팠다”며 절룩였다. 하루 휴식을 취한 뒤에도 “통증은 미세하게 남아있는데 경기를 못뛸 정도는 아니다”며 정상적으로 훈련에 임했다. 오히려 타격훈련 때 마지막 배팅볼을 어김없이 담장 밖으로 날려보내는 등 연신 날카로운 타격감을 과시했다.

1회 첫 타석에서 포수 파울플라이로 돌아선 민병헌은 1-0으로 앞선 2회초 1사 만루에서 해커가 던진 초구 바깥쪽 체인지업(133㎞)를 밀어 우측 폴 안쪽에 떨어지는 그랜드슬램을 폭발했다. 1루로 뛰어가는 동안 타구가 넘어가는 것을 확인한 뒤 오른손을 번쩍 들며 환호했다. 멘탈이 완전히 무너진 해커의 공격적인 성향을 역이용한, 완벽한 스윙이었다.

해커는 1사 1, 2루에서 오재원의 정면 땅볼을 잡아 2루에 악송구했다. 원바운드로 잡았기 때문에 더블플레이가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너무 강하게 송구하려는 욕심에 손가락에 힘이 너무 들어갔다. 터무니없이 원바운드된 송구는 중견수 앞까지 굴렀고, 2루에 있던 박세혁이 홈을 밟아 선취점을 올렸다. 한동안 주저 앉아 자책하던 해커는 허경민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만루 위기에 몰렸다.

민병헌은 좀처럼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던 해커의 초구를 결대로 밀어 빅이닝을 완성했다. 포스트시즌 세 번째 홈런이자 2015년 NC와 PO에서 두 방을 쏘아올린지 2년 만에 손 맛을 봤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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