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이승엽, 대전-청주구장에도 \'전설\'의 흔적을 남기며
2017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삼성 이승엽이 한화 박종훈 단장, 이상군 감독대행으로 부터 등번호와 현역시절 대전과 청주경기에서 달성한 기록이 담긴 현판을 기념품으로 증정받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늦어도 너무 늦었다. 선수단이 이미 회복훈련을 시작했지만 이들을 이끌 수장이 없는 상황이다. 포스트시즌 이후 새 감독을 발표할 한화 얘기다.

지난 3일 정규시즌이 끝난 뒤 한화는 감독 선임을 위해 장고에 빠졌다. 준플레이오프(준PO)가 끝나고 PO가 시작했는데도 새 감독 발표를 미루자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는 팀의 핵심 코치가 차기 감독으로 선임될 것이라는 소문이 정설처럼 퍼지고 있다. 구단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어떤 선택이 올바른지를 신중하게 고민 중”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실제로 구단이 접촉했던 몇몇 인사가 한화행을 고사하면서 고민이 깊어졌다. 한화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최근 구단 고위관계자에게 들은 얘기로는 육성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한화에 야구인들이 부담을 느끼는 듯 하다”고 말했다.

한화가 원하는 육성과 성적을 모두 잡으면서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프랜차이즈 출신이라는 요건을 충족시키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특히 지난해 11월 이른바 ‘뉴챌린지’라는 실체없는 비전을 선포한 뒤 구단의 방향성이 오락가락 한다는 점도 외부인사가 선뜻 지휘봉을 잡지 않으려는 이유가 됐다. 한 관계자는 “이상군 감독대행은 처음부터 감독으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한다. 말할 수 없는 사정 때문에 내년에도 한화와 함께 하겠지만 이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는 일은 17일 현재 없다”고 귀띔했다.

박수치는 이상군 감독 \'어제의 아픔은 잊고\'[SS포토]
2017프로야구 한화이글스와 SK와이번스의 경기가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가운데 한화 이상군 감독이 최태원코치와 함께 경기를 지켜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문제는 감독 선임이 더 늦어질 경우다. 소문대로 차기 사령탑에 오를 타 구단 코치가 포스트시즌을 한국시리즈까지 치른다고 가정하면 또 한국시리즈가 7차전까지 간다고 가정하면 마무리훈련을 시작하는 11월 이후에나 한화 유니폼을 입을 수 있다. 구단이 강조한 ‘육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시간인 마무리캠프 기간을 선수단 파악으로 보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근우와 이용규 등 내부 프리에이전트(FA)와 외부영입 방향 등도 감독 없이 구단이 독단으로 고민해야 할 수도 있다. 시즌 후 열릴 2차 드래프트에서 어떤 선수를 선발할지 여부도 감독의 방향성과 별개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구단이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그 목표 실현을 위해 얼마의 시간을 투자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라 이른바 허수아비 감독이 한화 지휘봉을 잡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개성 강한 선수단을 하나로 모으는 일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한화 출신의 한 선수는 “특정선수 한 명이 팀에 끼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인 구단이다. 해당 선수가 팀에 헌신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다잡는 감독이 지휘봉을 잡아야 ‘원팀’을 이룰 여지가 조금은 생긴다. 이런 인사가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또다른 선수는 “한화 출신 레전드 중에 이런 역할을 할 사람이 있기는 한데 감독 후보군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 한화는 누가 가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SS포토] 심수창 \'용규야, 시원하지?\'
2017 KBO리그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1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다. 한화 심수창이 이용규의 목을 만지며 훈련을 나서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11명이나 무더기로 정리한 코칭스태프 인선도 난항이다. 최근 kt가 몇몇 코치들에게 재계약 불가통보를 하자 ‘한화로 가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돌았다. 구단 관계자는 “시즌 중반 이후부터 내년 시즌을 함께 할 코칭스태프를 구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감독이 선임되면 함께 발표할 예정이다. 물론 감독이 원하는 코치들도 함께 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른바 ‘감독 사단’과 ‘구단 사람’이 과거처럼 반목하기 시작하면 선수단 융화는 또 물건너 간다.

갈 길이 멀지만 장고만 거듭하고 있는 한화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