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용 세무사
이호용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세무사/CFP

[스포츠서울] 은퇴 후 여자에게 필요한 다섯 가지는 돈, 딸, 건강, 친구, 강아지라고 한다. 그렇다면 은퇴 후 남자에게 필요한 다섯 가지는 무엇일까? 정답은 처, 아내, 와이프, 마누라, 애들엄마라고 한다. 오래 전 들었던 유머인 듯 유머 아닌 이야기인데, 이미 은퇴를 하셨거나 은퇴가 멀지 않은 남자일수록 크게 공감할 만한 내용이다.

배우자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연금’ 준비이다. 남자의 힘은 두둑한 지갑에서 나온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은퇴준비에 대해 고객과 상담을 하다 보면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이 있으니 어느 정도 준비는 됐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이마저도 제대로 준비가 안된 사람들이 많다 보니 틀린 말은 아니지만, 100세 시대라는 말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현실을 생각하면 최소한의 대비일 뿐이다. 그래서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외에도 개인연금을 추가 준비하여 ‘노후준비 3층 석탑’을 쌓아두라는 얘기를 많이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은 가입만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어떤 투자상품으로 운용할 것인지, 언제 환매를 할 것인지 등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장기투자로 인한 수익을 제대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연금상품에 지속적인 관심을 두기 어려운 귀차니스트라면, 은퇴시점만 선택하면 나머지는 알아서 해준다는 TDF(타깃데이트펀드)가 솔루션이 될 수도 있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점을 타겟데이트로 하여 생애주기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알아서 조정하는 자산배분펀드다.

미국의 경우 2016년말 기준으로 운용규모가 1000조원을 넘을 정도로 노후준비를 위한 대표적인 상품이지만 국내에는 2016년에 처음 출시되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9월25일 기준 국내 TDF 시장 전체 순자산은 4521억원으로 나타났다.

TDF의 특징은 세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 투자자의 연령에 따라 생애주기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둘째 다양한 지역과 자산의 분산투자를 통해 위험분산 및 추가수익을 추구한다. 셋째, 투자자 대신 펀드가 자체적으로 채권·주식 비중조정 등 주기적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시행해준다.

TDF상품은 은퇴시점에 따라 5년 단위로 상품이 출시되어 있다. 펀드명에 2020, 2025, 2030, 2035, 2040, 2045, 2050 식으로 목표 은퇴시기를 표시하는 방식이다. 은퇴시기가 2033년과 같이 제시된 상품의 은퇴기간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 경우라면 본인의 성향이 좀 더 적극적 투자자라면 숫자가 큰 2035펀드로, 좀 더 보수적 투자자라면 숫자가 작은 2030펀드로 선택하면 된다.

또한 TDF상품은 장기간 투자되는 연금상품이므로 투자자가 부담하는 펀드의 수수료와 보수도 더욱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줄어든 비용에 장기 복리효과가 적용된다면 그 차이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 8월 한국경제TV가 주요 운용사들의 TDF상품에 2045년까지 27년간 매달 30만원씩을 투자해 연 4% 수익이 발생했다고 가정해 시뮬레이션을 해 본 결과, 펀드에 들어간 비용이 운용사별로 많게는 1000만원 가량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낮은 투자비용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자산운용사들이 내놓은 상품이 같은 TDF라 하더라도 운용방식이나 투자비중, 수익률 등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산의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호용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세무사/C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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