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중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최대한 빨리 아나운서 타이틀을 벗어야지요”

지상파 아나운서들의 프리랜서 선언은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연예계에는 수 많은 아나운서들이 방송국을 나와 자신들의 역량을 뽐내고 있지만 대중에게 주목받는 사람은 김성주와 전현무가 독보적이다. 후발주자들이 둘의 아성을 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2015년 9월 프리선언한 김일중 역시 자신만의 행보를 거듭하며 조금씩 격차를 줄여나가고 있다.

얼마전 만난 그는 “김성주, 전현무 다음으로 오상진, 조우종 등 프리선언하는 아나운서가 엄청나게 많다. 내가 빨리 NO.3가 되고 싶다. No.1과 No.2는 그 다음 문제다. 과거에도 삼국지가 있었듯이 일단 NO.3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현재 김일중은 지상파·종합편성채널·케이블을 넘나들며 종횡무진 중이다. 특히 김일중은 이지애 아나운서와 함께 진행중인 EBS ‘장학퀴즈-학교에 가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가 진행을 맡으며 43년만에 스튜디오를 벗어나 직접 학교를 찾아가 함께 퀴즈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차인태 선배님이 1대 MC로서 17년간 진행하셨는데 나 역시 기록을 한번 세우고 싶다. 장학퀴즈에서는 진행을 하면서 웃음까지 살릴 수 있다”고 기대했다.

김일중은 비단 방송 뿐만 아니라 쇼케이스나 전문적인 MC가 필요한 행사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무엇보다 특유의 말솜씨는 물론 자칫 어색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많은 준비를 바탕으로한 유머러스한 진행으로 풀어내며 관계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그는 “고급진 이미지가 없어서 그런가 예능 위주의 철부지 허당이미지가 강해서 다들 쉽게 접근해 주시고 편하게 생각해주신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인터뷰나 쇼케이스가 굉장히 재밌다. 토크와 이야기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것이 좋다. SBS는 신입 아나운서가 ‘한밤의 TV연애’ 리포터로 가는 게 공식인데 난 ‘SOS 긴급출동’을 하면서 못했다. 7~8년차때 내가 직접 찾아가 부탁을 드렸는데 신나게 인터뷰를 하고 다녔다. 남자 아나운서라 여배우를 많이 했는데 김태희, 한효주, 김희선, 이영애 등 당대 최고 여배우를 다 만났다. SNS를 하지 않지만 당시 함께 찍은 사진을 핸드폰에만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웃음) 리포터를 하면서 인터뷰에 대한 재미를 알고 지금 쇼케이스에도 연결되는 것 같다.”

한때 방송가에 휩쓸었던 아나테이너 열풍은 잠시 주춤한 모양새다. 김일중은 “그 붐은 사그라 들었고 이미 내가 나올때도 끝났던 것 같다. 많은 아나운서가 SNS나 다양한 채널에서 끼를 보여주고 있는데 예전만큼 주목받지 못하는 것 같다. 엄청 치열해졌고 레드오션이다. 프리랜서 아나운서끼리의 싸움이 아니다. 다양한 방송인과 연예인과 경쟁인데 방송사라는 계급장을 떼고 나오는 아나운서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 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진행력 뿐만 아니라 서브 MC로서 아나테이너, 그리고 최대한 빨리 아나운서 타이틀을 벗어내야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김일중

김일중이 생각하는 자신의 강점과 매력은 무엇일까. “진행도 괜찮고 깐죽지수가 높은 편이다. 깐죽거리지만 제 편을 들어주는 분들이 많다. 악의 없는 철부지나 허당을 좋아해주시고 이제 친근감도 좀 있는 것 같다. 잘 생긴 것도 아니고 싱글라이프를 즐기는 것도 아니지만 우리세대와 어른들이 보시기에 구박도 하면서 공감대를 느끼시는 것 같다.”

수많은 예능인이 활약하는 방송가에서 김일중은 김구라와 이상민의 장점을 닮고 싶어했다. “김구라는 아나운서가 탐낼만한 프로그램을 많이 한다. 라디오스타와 썰전, 동상이몽등 앉아서 VCR을 보면서 참견할 수 있는 것을 잘하신다. 다른 사람들이 꼬집지 않는 것을 반감을 사지 않고 비집고 들어가는 능력이 탐이 난다. 대기실에서 출연자를 탈탈 터시는데 방송에서 그 내용을 잘 풀어내신다. 이상민은 프로듀서를 해서 그런지 같은 프로그램을 하면 진행자이지만 기획능력을 가지고 있다. 항상 반전을 만들어 가는데 달리 제작자가 아니구나 생각이 든다. 같이 방송을 하는 모든 분께 배울점이 많고 본받고 싶은 것이 크다.”

그는 동갑내기 김종민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가장 잘 맞는 사람은 김종민이다. 앉아서 토크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버라이어티의 정말 특화되어 있다. 뭘 먹든 무슨 행동을 하든 모든 것이 리액션이다. 같은 이상한 음식을 먹어도 그 친구가 먹어야 살아있는 것 같고 확 산다. 역시 대상감이다. 상은 그냥 주는 것이 아니다.”

채널과 플랫폼의 경계가 무너진 다양한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대중의 취향을 저격 중이지만 아직 김일중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은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는 “탐나는 프로그램이 많다. 해외여행을 다니는 ‘뭉쳐야 뜬다’는 유부남의 꿈이다.(웃음) 라디오 DJ도 해보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앉아서 토크 형식으로 풀어내는 것이 강점인데 ‘수요미식회’나 ‘비정상회담’ 같은 프로그램에 대한 욕심이 있다. 무엇보다 김일중이란 이름을 걸 수 있는 프로그램에 대한 욕심은 크다. 김성주는 ‘아빠 어디가’ 전현무는 ‘히든싱어’ 등 대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지만 난 아직 없다. 물론 지금은 나를 찾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감사하다”며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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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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