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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6일 러시아 모스크바 VEB아레나에서 러시아전 최종 훈련을 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히딩크 논란’은 논란일 뿐이다. 내년 6월 월드컵 본선에 맞춰 경쟁력을 쌓는 과정에 초점을 둬야 한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7일 오후 11시 러시아 모스크바의 VEB아레나에서 내년 월드컵 본선행 확정 뒤 첫 평가전을 치른다. 공교롭게 상대가 내년 본선 개최국 러시아여서 의미가 적지 않다. ‘신태용호’는 지난 최종예선 9~10차전에서 연달아 0-0으로 비겨 본선행에 성공했으나 이란과 시리아에 패하지 않으면서 일궈낸 ‘타력 진출’ 논란이 일어났다. 아울러 거스 히딩크 전 대표팀 감독 영입을 주장하는 세력이 나타났고, 일부 국민이 여기에 동조하면서 대표팀 분위기를 더 어둡게 하고 있다. 그러나 ‘히딩크 논란’에 에너지를 허비할 이유가 없다. ‘국가대표팀 사령탑 신태용’의 입지를 흔들 명분과 실리가 아직은 없다. 오히려 내년 본선으로 가는 과정 속에서 러시아전을 점검해야 할 시간이다. 신 감독도 6일 기자회견을 통해 러시아전 핵심 체크포인트를 소개했다.

◇골을 쏴라…신태용호, 1호골은 누구?

러시아전은 23명 엔트리가 전원 해외파로 구성된 탓에 포메이션을 변칙적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다. 전방 스트라이커와 좌·우 풀백이 부족하다보니 스리백 포메이션이 예상된다. 하지만 신 감독은 두꺼운 미드필더들과 손흥민, 권창훈 등 최근 유럽에서 몸놀림이 좋은 선수들을 내세워 골을 터트리겠다는 각오다. 신태용호 1기 두 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치다보니 신 감독도 득점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신 감독은 “무엇보다 득점이 필요한 만큼 공격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며 “볼은 둥근 만큼 상황이 어찌 될지는 모른다. 강한 압박 훈련도 병행하고 있다. 그런 부분만 잘 풀리면 우리도 좋은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했다.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공격보다 수비가 강한 팀으로 꼽힌다. 신 감독도 “러시아는 수비가 워낙 강해 득점이 어려울 수도 있지만 결국 축구는 골로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본선 개최국과 맞대결…소중한 월드컵 리허설

러시아는 본선 개최국이어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포인트가 낮은 평가전만 치르다보니 FIFA랭킹이 한국(51위)보다 떨어진 64위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지난 6월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을 통해 드러난 전력을 보면 20~30위권을 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한국전을 앞두고 부른 27명 중 해외파는 둘에 불과할 만큼 자국 1부리그 선수 위주로 한 조직력이 좋다. 비록 VEB 아레나가 내년 본선이 열리는 경기장은 아니고, 날씨도 다소 쌀쌀한 10월이지만 러시아 월드컵 리허설로 간주하기에 무난하다. 러시아가 내년 본선 톱시드를 받았기 때문에 신 감독 입장에선 러시아와 한 조에 속하는 상황도 염두에 두고 경기할 수 있다. 신 감독은 “충분히 월드컵 본선에서 러시아와 만날 수도 있다고 본다”며 “러시아는 톱시드에 배정받기 때문에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만들고 평가전 상대를 고르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절반은 탈락한다…살아남을 해외파는?

신 감독은 11월 국내 평가전부터 국내파와 해외파를 혼합한 최정예 멤버로 내년 본선 로드맵을 짠다. 그 말은, 이번 러시아전과 오는 10일 모로코전을 하고 난 뒤 이번 멤버의 절반 가량이 다음 A매치부터 빠질 수 있다는 뜻이다. 지동원, 황의조, 오재석, 송주훈, 임창우, 박종우, 황일수, 남태희 등이 경계선에 선 선수로 꼽힌다. 이승우 등 젊은 선수들도 치고 올라오기 때문에 해외파 멤버들에겐 이번 2연전이 다시 없는 기회다. 신 감독이 준 찬스를 누가 꽉 쥐고 러시아까지 가는 여정에 합류할 지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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