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삼성 라이온즈의 류중일 감독이 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0-5로 뒤진 3회 선발 <플란데>가 불안한 투구를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2016.09.07. 대구=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LG가 2019 한국시리즈 진출 프로젝트의 적임자로 류중일(54) 전 삼성 감독을 낙점했다. LG는 삼성에서 왕조시대를 이룩한 류 감독의 탁월한 지도력이 잠실에서도 빛나기를 바라며 류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LG 구단의 지향점과 류 감독의 커리어가 절묘하게 합을 이뤘다. LG는 2018시즌까지를 내실을 다지는 기간으로 잡고 2019시즌을 대권도전의 해로 바라보고 있다. LG 구단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LG 구단 수뇌부가 외부인사와 내부인사를 두고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 고심 끝에 류중일 감독님을 선택했다”면서 “LG는 류중일 감독님이 삼성에서 처음 사령탑으로 부임했을 2011년과 현재 LG의 모습을 비교했다. 앞으로 류 감독이 삼성에서와 마찬가지로 20대 선수들의 성장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류 감독은 2011년 삼성을 맡아 특별한 외부영입 없이 한국시리즈 4연패, 정규시즌 5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뚜렷한 투수진 분업화와 단단한 수비, 그리고 화끈한 공격을 앞세워 삼성을 21세기 최강팀으로 만들었다. 류 감독 부임 당시 ‘떠오르는 스타’였던 최형우, 박석민, 윤성환, 차우찬 등은 빠르게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발돋음했다. LG는 아직 미완의 대기인 유강남, 이형종, 이천웅, 양석환, 안익훈, 채은성, 임찬규, 김대현 등이 팀의 주역으로 올라설 때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LG의 베스트시나리오는 류 감독을 통해 2011년의 삼성과 앞으로의 LG가 데칼코마니를 형성하는 것이다.

더불어 류 감독이 현역시절과 지도자시절 모두 굵직한 커리어를 달성한 것도 선임에 큰 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LG 같은 빅마켓 팀에선 선수단을 하나로 결속시킬 수 있는 힘을 지닌 감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류 감독처럼 현역과 지도자 모두 성공가도를 달린 인물이 부임하면 잡음 없이 자연스럽게 팀이 하나가 될 수 있다. 선수단이 감독에게 어느 정도 압도를 당해야 감독도 자신의 야구를 펼치기 좋다”며 “류 감독은 국가대표팀에서 유지현 코치와 함께 호흡한 인연이 있다. 차우찬, 손주인과는 삼성에서 함께 했다. 지금까지는 삼성 색깔이 강했던 류 감독이지만 여러 상황을 돌아보면 LG가 최선의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류 감독은 LG의 제안을 승낙하기 전 지방 모 구단도 바라봤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류 감독은 LG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과 서울이라는 큰 무대에 매력을 느끼면서 사령탑으로서 두 번째 도전에 나서게 됐다.

bng7@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