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난타전으로 지친 LG 덕아웃, 뒤집어야 할텐데...
진해수 등 LG 선수들이 14일 수원 kt전에서 8-11로 뒤진 7회 팀의 공격을 바라보고있다. 수원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LG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어느새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를 의미하는 트래직 넘버도 2까지 줄어들었다. 지난해 이 때쯤 LG의 순위는 4위였다. 지난해 8월까지 6위에 위치해 있었지만 9월 불꽃 같은 막판 스퍼트를 보여주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다. 반면 지난 시즌과 달리 올해는 벼랑끝에 몰려있다. 불과 1년 만에 LG는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지난 시즌 후반기 LG가 무섭게 치고 올라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새 얼굴들의 활약이었다. 스캇 코프랜드를 대신해 영입한 데이비드 허프가 빠른 속도로 한국 무대에 적응하면서 선발진에 큰 힘이 됐다. 타선에서는 전반기 경험을 쌓은 이천웅(29), 문선재(27), 이형종(28), 양석환(26) 등 젊은 선수들이 후반기 잠재력을 폭발시키면서 신바람을 불러일으켰다. 무엇보다 LG의 본분인 지키는 야구가 된 게 컸다. LG는 타선이 강한 팀이 아니다. 강력한 마운드를 앞세워 지키는 야구를 해왔다. 지난 시즌 지키는 야구로 많은 승리를 따냈다. 실제 지난 시즌 후반기 LG는 7회까지 앞선 32경기 중 31승을 거뒀다. 승률 0.969로 압도적 리그 1위였다. 1~2점차로 이긴 경기도 16경기나 됐다. 강력한 불펜 덕분이다. 무명 선수에 가까웠던 김지용이 후반기에만 16홀드를 기록했고, 진해수도 전반기와 달라진 구위를 후반기에 뽐내면서 불펜진에 큰 힘이 됐다. 여기에 마무리 투수로 첫 시즌을 보낸 임정우도 7월부터 안정감을 찾으면서 후반기에만 15세이브를 챙겼다. 9월 1군에 복귀한 정찬헌이 연착륙하면서 탄탄한 필승조를 구축할 수 있었다.

지난해와 달리 올시즌에는 지난 시즌 보여줬던 LG의 긍정적인 부분이 사라졌다. 신바람을 일으켰던 젊은 타자들은 올시즌 기복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투수들에게 힘을 실어주지 못하고 있고,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를 대체해 들어온 제임스 로니마저 팀을 떠나 전력에 큰 손실을 입었다. 시즌 중반까지 리그를 지배했던 강력한 불펜진도 후반기 들어 균열이 일어났다. 특히 지난 시즌 마무리 투수였던 임정우의 이탈 공백이 크게 작용했다. 임정우가 팀에 합류하지 못하며 여러 불펜 투수들이 집단 마무리 체제로 운용됐다. 이는 시즌 중반까지는 효과를 발휘했으나 명확한 보직 없는 불규칙한 등판은 시즌이 진행될수록 불펜 투수들에게 독으로 작용했다. 임정우가 지난 8월 중순 복귀했지만 지난 시즌과 같은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키지 못한 LG는 후반기 25일 현재 리그에서 3번째로 많은 16번의 역전패를 당하고 있다.

결국 LG가 보여줘야 할, 잘 돼야 할 것이 나타나지 못한 게 후반기 LG의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을야구도 힘들어 보인다. 새롭게 힘을 불어넣을 동력이 보이지 않는 것도 LG의 남은 시즌을 더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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