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허프
LG 선발투수 허프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KBO리그 LG와 KIA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앞서 국민의례가 진행되자 외야를 바라보고 있다. 2016. 10. 10. 잠실=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해답은 우리가 사는 세상에 실존하고 있다. 한국의 KBO리그처럼 와일드카드 경기를 하면 된다. 와일드카드 2위팀은 와일드카드 1위팀의 홈에서 두 번 이겨야 하고, 와일드카드 1위팀은 한 번만 승리하면 된다. 우아하면서도 간단한 해답이다.”

미국의 한 야구전문 매체가 메이저리그(ML) 와일드카드의 단판제 변화를 제안했다. 그 롤모델이 KBO리그다. 팬그래프닷검(Fangraphs.com) 스태프이자 한국에도 발간된 ‘빅데이터 베이스볼’의 저자 트래비스 소칙은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ML이 KBO리그를 참고해 와일드카드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ML 사무국은 2012시즌부터 한 장 뿐이었던 와일드카드를 두 장으로 늘렸다. 더불어 와일드카드 1위팀과 2위팀이 단판제로 맞붙는 와일드카드 경기를 신설했다. 변화는 성공적이었다.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이 한 장 더 늘어나면서 가을야구를 향한 경쟁은 보다 치열해졌다. 무엇보다 단 한 판으로 시즌의 성패가 결정되는 와일드카드 경기가 포스트시즌 최대 흥행카드로 부상했다.

반대로 현장에선 아쉬움의 목소리도 컸다. 2013시즌부터 2015시즌까지 3년 연속 와일드카드 경기에 나선 피츠버그 클린트 허들 감독은 “잔인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단판제는 야구의 성격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피츠버그는 2013시즌 와일드카드 경기에서 신시내티를 꺾고 디비전시리즈에 올랐으나 2014시즌과 2015시즌에는 각각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컵스에 패하며 시즌을 마쳤다. 컵스 테오 엡스타인 사장 또한 허들 감독의 주장에 공감했다. 엡스타인 사장은 2015년 시카고 트리뷴과 인터뷰에서 “와일드카드 게임을 단판제가 아닌 3판 2선승제로 하는 게 어떨까 싶다. 만일 포스트시즌 일정이 길어지는 게 문제가 된다면 더블헤더로 치르는 것도 해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칙은 ML 사무국이 KBO리그 시스템을 참조하기를 바랐다. 소칙은 “98승을 거둔 팀이 와일드카드 경기에서 86승을 거둔 팀에게 패하며 시즌을 마치는 것은 불공평한 일이다. 해답은 우리가 사는 세상에 실존하고 있다. 한국의 KBO리그처럼 와일드카드 경기를 하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역대 홈경기 승률과 원정경기 승률을 참조해 확률을 뽑아 봤다. 3판 2선승제로 진행할 경우 와일드카드 2위팀이 와일드카드 1위팀을 꺾을 확률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단판제의 경우 46%인데 3판 2선승제에선 44%로 소폭 감소한다. 반면 KBO의 제도대로하면 2위팀이 1위팀을 꺾을 확률은 21.1%로 크게 내려간다”고 설명했다.

[SS포토] KIA \'깨어나라, 호랑이여\'
10일 잠실야구장에서 2016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KIA 팬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2016.10.10. 잠실=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더불어 소칙은 “아예 와일드카드 경기를 더블헤더로 편성하는 것도 좋다. 첫 경기서 2위팀이 1위팀을 꺾으면 더블헤더로 바로 2차전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러면 더 짜릿한 드라마를 만들 수 있다. 물론 감독들은 더블헤더 1차전에 등판시킨 중간투수를 2차전에도 써야할지 무거운 고민에 빠질 것이다”면서 “와일드카드 경쟁을 하는 팀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밖에서 지켜보는 이들은 이러한 혼란에 더 큰 즐거움을 느낀다. 어쨌든 와일드카드 1위팀은 2위팀보다 정규시즌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뒀다. 1위팀을 위한 공평한 제도가 필요하다. 더불어 9월말 와일드카드 1위팀과 2위팀의 순위경쟁도 또 다른 볼거리가 될 것”이라고 변화를 촉구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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