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조이

[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일면식도 없는 남자에게 ‘묻지마 폭행’을 당한 DJ 조이(본명 주기쁨)는 이렇게 말했다. “세상이 무서워 졌어요. 하지만 전 잘 못한게 없고, 세상에 지고 싶지 않아요. 당당할래요.”

지난 21일 경찰에 따르면 DJ 조이는 지난 6일 자정께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의 한 아파트 앞 횡단보도를 건너 귀가하던 중 행인 A씨(28)에게 이유 없이 주먹으로 폭행을 당했다. 이로 인해 DJ 조이는 치아 5개가 부러지고 얼굴에 큰 상처를 입어 전치 4주 진단을 받았다.

사건 발생 후 15시간 만에 잡힌 가해자는 초범이고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구속되진 않았다. 해당 사건 관련 경찰 조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A씨가 DJ조이에게 사과를 하지 않았고, 사건 당시 술을 마셔서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하고 있어 합의점을 찾긴 힘들어보인다.

DJ조이는 22일 어렵게 스포츠서울에 입을 열었다. 그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동네에서 운동을 마치고 트레이닝복을 입고 교차로에 서있는데 누군가 다가와 ‘저기요’라고 불렀다. 모르는 사람이라 고개를 돌렸는데 다짜고짜 얼굴을 가격했다. 소리치고 울고 피가 흐르는데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목격자도 많았고, 신호대기 중인 차량도 너무 많았는데 내가 신고하고 10분여가 흘러 구급차가 올 때까지 아무도 신고하거나 도와주지 않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문제는 가해자와 DJ조이의 거주지가 가깝다는 것. DJ조이는 “가해자가 잡혔을 때 그의 주먹이 찢어져있었고, 옷에 피가 묻어있는 걸 경찰이 확인했는데도 구속 기소되지 않았다. 무서운건 CCTV 등으로 확인하니 나를 때린 뒤에도 뛰지 않고 천천히 거어가더라. 나를 때리기 전 확인했기에 그 얼굴을 잊을 수 없는데 구속되지 않았고, 심지어 나와 같은 동네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이 일을 그냥 넘기면 다른 피해자가 생길 것 같다. 가해자가 변호사를 선임해 불구속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겪었는데, 자신은 술을 먹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더라. 난 술 냄새를 맡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DJ조이는 “그 사건 이후 너무 무섭다. 얼마전 까지 얼굴이 부어 마스크를 쓰고 다녔고, 지금도 지인들과 함께가 아니면 길거리를 다닐 수가 없다”면서도 “나처럼, 아니면 나보다 더한 폭력을 당한 이들은 정말 이 세상에서 살아가기 힘들겠다는 걸 느낀다. 소름이 끼친다. 멘탈이 무너지고 있고,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지만 이겨내고 싶어서 내게 주어진 스케줄을 최대한 소화하고 있다. 악몽에 시달리며 무섭지만 결코 지고 싶지 않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국민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조이는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에 출연하며 배우와 연출가로 활동한 후 실용음악 대학교수로 대학에 출강했다.

이후 DJ로서 2014년 첫 앨범 ‘코리아 바운스 제너레이션’을 시작으로 ‘퍼니 조이, ’플라잉 드래곤‘과 ’헝거 게임‘까지 4장의 일렉트로닉 앨범을 발매했다. ’헤드라이너 페스티벌‘과 ’빅버드 뮤직페스티벌‘ 등에서 공연했고, 엠넷 2015년 DJ서바이벌 ‘헤드라이너’에 참여해 이름을 알렸다. 2016년에는 ’위풍당당‘을 발매해 가수 활동을 하기도 했다.

monami15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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