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LA 다저스 류현진.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LA 다저스 류현진(30)이 포스트시즌 선발 출격 가능성을 타진하는 마지막 수능을 치른다.

다저스는 21일(한국시간) “류현진이 24일 샌프란시스코와 홈 3연전에 선발등판한다”고 발표했다. 리치 힐과 류현진, 클레이턴 커쇼가 샌프란시스코와 3연전 앞문을 책임진다. 최근 불펜 기용설, 트레이드설 등에 시달린 류현진 입장에서는 다저스에 필요한 투수라는 것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 부상으로 보낸 지난 2년의 시간을 생각하면 아프지 않고 한 시즌을 치렀다는 데 더 큰 의미를 두는게 맞다. 하지만 외부 시각은 류현진을 더욱 냉혹한 현실로 밀어 넣고 있다. 후반기 9경기에서 2승 1패 방어율 2.36으로 예년의 모습을 회복하고 있지만 현지 언론은 몸값 비싼 자국 투수들이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선발등판하기를 노골적으로 바란다. 실력으로 이겨내는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처음 류현진의 불펜행을 주장한 LA타임즈는 그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매체는 이날 류현진의 선발등판 결정을 의외로 받아들이면서 “정규시즌 마지막주에 불펜 오디션 기회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포스트시즌이라는 큰 무대라는 것을 고려해도 수술로 2년 동안 재활에 매진한 투수를, 확실한 선발 루틴을 가진 베테랑을 불펜으로 전환하라고 주장하는 건 도가 지나치다. 몸값 비싼 다르빗슈 유는 논외로 하더라도 리치 힐은 류현진보다 승운이 따랐을 뿐 결코 압도적으로 잘 던졌다고 보기 어렵다.

힐은 올시즌 23차례 선발등판해 122.2이닝 동안 18홈런 92안타 49실점하며 10승 8패 방어율 3.60을 기록했다. 류현진이 23차례 등판(선발 22경기)해 122.1이닝을 던져 19홈런 119안타 52실점 방어율 3.46을 기록했으니 엇비슷한 성적이다. 후반기 성적은 오히려 류현진이 좋고,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경험도 있다. 성적이나 기량을 놓고 냉정한 잣대로 판단하면 포스트시즌에서 불펜으로 전환해야 할 투수는 힐이다. 37세 베테랑 투수인 힐은 메이저리그 13년 동안 통산 48승 36패 방어율 4.02를 기록했다. 지난해에 이어 2연속시즌 두 자리 승 수를 따냈지만 한 시즌 최다승이 12승이다. 어깨 수술로 두 시즌을 통째로 날린 류현진은 33승 23패 방어율 3.32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샌프란시스코전은 5회 이전에 내려오지 않을 생각”이라며 분전을 다짐했다. 올시즌 샌프란시스코전에서 승리가 없다. 지난 4월 25일 샌프란시스코 원정에서 6이닝 1실점, 7월 31일 홈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타선 침묵으로 승 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기분좋은 기억들이 있는 상대라 자신이 왜 포스트시즌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야 하는지 증명하는 투구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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