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주
FC서울 미드필더 이명주가 지난 7월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23라운드에서 공을 받기 위해 달려가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선수가 부족해 고민이 많았던 중원이 이제는 가용자원이 많아져 걱정이다. 최적의 조합을 어떻게 꾸릴 것인가, 그 조합이 얼마나 힘을 발휘해줄 수 있을 것인가. 다음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는 서울에게 안겨진 또 하나의 숙제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서울의 중원은 시즌 초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서울에 복귀해 힘이 돼줄 것이라 기대했던 하대성은 동계 전지훈련 당시부터 몸상태가 좋지 않아 제대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부상이 겹치면서 6월이 되서야 복귀했는데 3경기를 뛰고 또다시 2개월 넘게 부상으로 쉬어야 했다. 지난 9일 제주전에 이어 지난 17일 인천전에 선발로 나서면서 회복을 알렸다. 여름 추가선수 등록기간동안 중원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이명주를 힘들게 영입했는데 이명주도 7월 9일 광주전에서 부상을 당하며 2개월만인 지난 제주전에 출전했다. 인천전까지 2경기 연달아 교체로 나서면서 전력에 복귀했다.

서울은 지난 6월 A매치 휴식기를 거친 이후 4-3-3 형태를 안착시켜가고 있다. 시즌 전반기 동안 포백과 스리백을 오가며 몸에 맞는 옷을 찾기 위한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찾은 1순위 전술이다. 오스마르를 중앙수비수가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하면 중앙에 필요한 미드필더는 2명이다. 볼 관리능력과 도전적인 패스를 갖춘 하대성과 이명주가 스쿼드에 복귀하면서 그 자리를 무난하게 메울 수 있다. 하지만 둘의 가세로 중원구성에 이전과 다른 고민이 생겼다. 하대성이 부상중이던 때 서울 중원의 핵심은 주세종이었다. 이석현이 주로 파트너를 맡았고, 이상호와 고요한이 팀 상황에 따라 본래 포지션을 벗어나 중앙을 오갔다. 20세 대표인 임민혁이 나서기도 했고 김원식이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기도 했다. 반면 지금은 자원이 풍족해져 어떻게 중앙 3명의 자리를 구성하느냐가 고민거리가 됐다.

하대성과 이명주는 실전을 뛴지 오래됐고 팀 동료들과 함께 치른 경기가 적은 것도 문제다. 팀 전체적으로는 동료들과 호흡이 원활하게 맞지 않고 있고 선수 개인으로서는 경기감각과 90분을 뛸 경기체력이 정상궤도에 올랐다고 보기 어렵다. 황선홍 감독은 “이명주는 아직 90분을 소화하기 어렵다고 본다. 하대성은 공백이 길다보니 경기감각이 완벽하지 않다. 이상호와 고요한은 포지션 이동이 많아 컨디션을 살펴봐야한다. 주세종을 포함해 로테이션을 고려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중앙과 전방공격진의 유기적인 플레이가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데 순위다툼이 치열해진 시점에서 부상복귀 선수들이 정상컨디션을 회복하기를 마냥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이들에게 출전시간을 충분히 할애하지 않으면 빠르게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없어 고민스럽다.

20일 오후 7시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K리그 클래식 30라운드 경기에서 황 감독은 어떤 선택을 내릴지, 그리고 그 선택이 승점 쌓기에 갈 길이 바쁜 서울에 어떤 결과를 안겨주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polari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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