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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래퍼 더블케이(35)는 지난해 자신만의 독립 레이블 ‘그린웨이브’를 세웠다. 아직 사무실도, 소속가수도 없지고, 직원은 자신 포함 3명에 불과하지만 새 레이블에서 지난 4월 7년 만의 정규 앨범 ‘그린웨이브’를 발표하는 등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만난 더블케이는 힙합 레이블 CEO 롤모델로 AOMG의 수장 박재범을 꼽았다. 콘텐츠도 잘 만들지만 움직임 하나하나마다 힙합 문화 전체에 대한 생각이 담겨 있어 멋있어 보인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더블케이는 2002년 리쌍의 1집 앨범 2곡(‘예스, 오케이’, ‘컨디션’)에 피쳐링 참여하며 힙합신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어 2004년 정규 첫 앨범 ‘포지티브 마인드’를 발표하자마자 세련된 외모와 날카로운 목소리, 화려한 랩 스킬 등으로 각광 받았다. 이후 지금까지도 힙합계의 명반으로 꼽히는 도끼와의 협업 앨범 ‘플로우 2 플로우’(2011년) 등 꾸준히 앨범 작업을 해왔다. 지난 2012년에는 ‘쇼미더머니’ 시즌1에 출전해 로꼬와 함께 최종 우승을 차지했었다.

더블케이는 지난 1일 종영한 ‘쇼미6’에 참가자로 나서 여전히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힐 만큼 큰 존재감을 발휘했지만 본선 무대를 앞두고 음원 미션에서 가사 실수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더블케이는 지난 13일 쇼미더머니6(이하 쇼미6) 출연 이후 심경과 각오 등을 담은 새 디지털 싱글 ‘가고 있어’를 발표하며 래퍼로서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지난해 ‘그린웨이브’라는 독립 레이블을 설립했다.

전 소속사와 계약이 종료된 뒤 지난해 초부터 새로 시작했다. 지난해 1월부터 한달 동안 발리로 서핑여행을 갔다. 발리에 아는 사람도 없거, 서핑을 할 줄 아는 것도 아닌데 무작정 떠났다. 내 삶을 되돌아 보고 싶었다. 2월에 돌아와 곧바로 새 앨범 작업을 시작하며 회사를 설립했다. 아직 사무실도 없고, 직원은 나 포함 3명(매니저, A&R 및 회계 담당)이다. 드디어 며칠 전 승합차를 렌트했다.

‘그린웨이브’는 서핑 용어다. 파도가 깨지기 전에 탈 수 있는 파도를 의미한다. 깨지는 파도는 ‘화이트웨이브’라고 부른다.서핑용어이지만 음악적으로도 잘 맞는 것 같아 회사 이름으로 쓰게 됐다. ‘그린’이 돈이란 뜻도 있다. 돈을 벌자는 의미도 있다.(웃음)

-‘그린웨이브’ 레이블을 설명해달라.

아티스트 위주의 회사를 만들고 싶다. 자리를 잡은 뒤 다른 아티스트를 지원할 계획도 있는데, 뭉쳤을 때 시너지 효과를 내고 싶다. 미국처럼 아티스트가 회사와 동등한 입장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 음악적으로는 좀더 랩의 본질에 다가가는 스타일을 선보이고 싶다.

-레이블 CEO로서 롤모델은.

AOMG의 박재범이 멋있더라. 이 문화 전체를 생각해나가면서 멋게 움직인다. 콘텐츠도 어설프게 만들지 않고, 자신과 함께 하는 아티스트를 돋보이게 만들려고 노력하더라. AOMG외에 일리네어, 하이라이트, VMC 등 여러 힙합 레이블의 움직임이 모두 내게 영감을 준다. 나도 도전해보자는 결심을 하게 해준다.

-쇼미6 출연자 중 영입하고 싶은 래퍼는.

지금 당장 누구를 영입할 생각은 없다. 내가 누군가를 도울 상황, 환경이 조성된 뒤 데려와야 한다. 내 욕심 때문에 누구 앞길을 막고 싶진 않다. 지금은 내 코가 석자다(웃음) 내가 자리잡은 뒤 내년쯤 영입을 고려해볼 생각이다.

-2002년 데뷔 이후 16년 동안 경력에 다소 굴곡이 있다.

2002년 리쌍 앨범에 피쳐링한 걸 시작으로 16년째 음악을 하고 있는데 성공과 실패가 반복되고, 이어지고 있다. 그래프로 그리면 파도같다. 안될 때도 있었고, 주목받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사람이 늘 한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것에 별로 연연하지 않는다.

지난 2015년 소속사에서 나와 독립할 무렵 혼란을 느꼈다. 하기 싫은 게 많았다. 방송도 하기 싫었다. 지난해 독립해 회사를 차려보니 이전 소속사들이 고맙게 느껴지더라.(웃음) 내가 혼자 해보니 막막했다.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 기획사에 속할 때 장단점이 있다는 걸 느꼈다. 혼자 해본 뒤 느껴지는 게 많다. 당장 노래를 발표해도 홍보할 수 있는 루트가 없다.

이번에 쇼미6에 출연한 것도 래퍼로서 현 시점에 최고의 홍보 수단이기 때문이다. 앨범을 냈는데 또 관심도 떨어지면 현실 받아들이고, 그걸 바탕으로 점점 개선해 나가면서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중요한 건 나는 음악을 계속 할 거라는 점이다. 하루이틀 한 것도 아니고, 하루이틀 할 것도 아니다. 음악을 할 때 설렘, 즐거움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계속 나아갈 것이다.

-앞으로 계획은.

싱글 앨범을 꾸준히 발표할 예정이다. 10월 21일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에서 밴드셋으로 공연을 한다. 활발하게 공연을 많이 하고, 음악도 많이 발표하고, 팬들과 소통하는 자리도 많이 마련할 계획이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그린웨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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