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카메라
후지필름 X-T20. XF18-55㎜ 렌즈.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 “필름카메라 쓰시네요!”

후지필름 카메라를 들고 있으면 종종 듣는 질문이다. 기술이 빠르게 진화되고 콘텐츠들이 다양화되었지만 여전히 막장드라마는 욕먹으면서도 인기가 있고, 복고패션은 다시 유행했다. 필름 시장이 디지털 시대의 급류에 밀려 추락하는 동안에도 후지필름이 끝까지 놓치지 않았던 부분은 ‘필름 정체성’이었다.

감성을 중시하는 이미지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필름 카메라의 존재는 더 이상 촌스럽거나 고리타분한 옛날 물건이 아닌 독특한 감수성을 살리는 매개물로 진화되고 있다. 후지필름은 필름카메라 특유의 아날로그적 디자인과 색감, 기능 등을 디지털카메라에 적절히 믹스해 사진 찍는 맛을 한층 더 높였다. 이렇듯 진짜 필름은 버렸지만 경쟁력 있는 미러리스 라인업을 강화해 후지필름 팬층을 견고히 다져나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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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필름 X-T20은 후지필름이 올해 초 선보인 고급형 하이엔드 미러리스 카메라 라인업 중 하나다. 외관은 클래식한 외관에 첨단 기능을 갖춘 전작 X-T10과 닮았고 마그네슘 합금 소재를 사용해 견고하면서도 가볍다. 제품 크기와 무게는 118.4x82.8x41.4㎜, 본체 333g으로 전작과 큰 차이가 없다. 여기에 SLR 스타일의 약 236만 화소 OLED 뷰파인더와 직관적 다이얼로 보다 촬영이 수월해졌다.

상단부 왼쪽에는 드라이브와 셔터스피드 다이얼, 오른쪽에는 노출 보정 다이얼이 있다. 타사 카메라와 다르게 후지필름 카메라는 조리개 우선 모드가 따로 왼쪽 드라이브 다이얼에 없고 렌즈의 조리개 링으로 조작할 수 있어 수동카메라를 만지는 느낌이 든다. 조리개 링이 없는 렌즈의 경우, 사용자 설정에 따라 전면이나 후면 커맨드 다이얼을 이용해 조리개를 조작하거나 프로그램 AE를 세팅할 수 있다. 셔터스피드 다이얼 우측에 AUTO 모드 전환 레버가 있어 자동모드로 빠르게 촬영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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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2, 1/1000초, ISO 200, 18㎜

또 오토 모드는 자동으로 최적 촬영 값을 찾아주는 ‘SR 오토+(고급 자동 장면 인식 모드)’가 탑재돼 카메라 조작에 서툰 사용자들이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드라이브 다이얼에 별도 영상 촬영 모드가 탑재됐고, 다양한 프레임의 4K, FHD 동영상 촬영을 지원한다. 노출 다이얼은 ‘C’ 포지션을 누르면 -5EV ~ +5EV 범위까지 노출 보정이 가능하다.

후면에는 X-T 라인업 처음으로 터치스크린을 탑재했다. 모든 상황에서 터치가 구동하는 것은 아니지만 터치스크린은 터치 슈팅, 터치 AF, AF 영역 이동의 3가지 모드 중 사용자가 선택해 사용할 수 있으며 동영상 촬영에서도 AF를 쉽게 변경할 수 있다. 액정은 3인치 104만 화소로 X-T10에 비해 해상도가 좀 더 업그레이드됐으며 상·하로 틸트가 돼 로우앵글, 하이앵글 촬영에 용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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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8, 1/1000초, ISO 200, 18㎜

X-T20은 2430만 화소의 X-Trans CMOS III 센서와 X-Processor Pro 엔진이 적용됐다. X-Trans CMOS III 센서는 이전 모델인 X-T10의 1630만 화소 센서 보다 약 1.5배 화소 수가 많아져 더 높은 해상도를 구현한다. X 프로세서 Pro는 EXR 프로세서 II보다 처리속도가 약 4배 향상돼 고속 연사도 무리 없이 촬영할 수 있다.

AF 성능도 포커스 포인트가 이전 모델의 49개에서 91개(최대 325개 포커스 포인트)로 대폭 확대됐다. 위상차 검출 AF가 이미징 영역의 40%(중심 영역은 49개 포커스 포인트 유지)를 차지해 다양한 장면에서 빠르고 정확한 위상차 검출 AF를 지원한다. 업그레이드된 알고리즘을 통해 0.06초의 빠른 AF 스피드를 실현했으며, 5종류의 연속 초점 모드(AF-C 모드)로 움직이는 피사체도 안정적으로 담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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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6.4, 1/180초, ISO 64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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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2.8, 1/80초, ISO 800, 18㎜

셔터는 전작과 동일한 1/4000초의 기계식 셔터와 1/32000초를 지원하는 전자식 셔터를 채용했다. 감도는 ISO 200~12800까지 확대됐다. 확장 시 ISO100~51200까지 사용할 수 있다. 연속촬영능력은 기계식 셔터는 초당 8매, 전자식 셔터는 초당 14매까지 촬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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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6, 1/180초, ISO 200, 32㎜

후지필름만의 고유 기능인 필름 시뮬레이션 모드에는 기존 아스티아·벨비아·프로비아와 클래식 크롬에 더해 전통적인 흑백 사진 효과를 제공하는 아크로스(ACROS)가 새롭게 추가돼 총 15가지 모드로 특별한 사진을 연출할 수 있다. 4K 동영상 촬영 시에도 필름 시뮬레이션 모드를 사용할 수 있어 감각적인 영상을 만들 수 있다. 색상은 블랙, 실버 두가지며 바디 99만9000원, XC16-50㎜ 렌즈 키트 109만9000원, XF18-55㎜ 렌즈 키트 139만9000원이다.

◇세줄 평

후지만의 따뜻한 톤의 색감과 클래식한 디자인의 조화가 돋보여 정이 가는 미러리스. 가격도 전작 출시가격과 비슷하면서도 전작 T10보다 성능은 대폭 개선해 고화질, 고감도 사진을 구현. 다만 터치 기능이 모두 구동되지 않고, 틸트액정으로 셀피 촬영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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