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대령 인턴기자] '크리미널 마인드' 유령 살인마가 철학적 화두를 던졌다.


14일 오후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에서는 유령 살인마로 불리는 연쇄 살인마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NCI 팀의 모습이 그려졌다.


택시기사 살인사건에 이은 추가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성당의 신부가 같은 수법으로 무참하게 살해당했다. NCI 팀의 강기형(손현주 분) 팀장은 "피해자들 사이에는 분명 공통점이 있다. 그것을 알아보자"라고 지시했다.


조사 결과 연쇄 살인범에게 희생당한 피해자들은 데이트 폭력, 어린이집 폭행, 마약 투약, 음주 운전 등 중범죄를 지었음에도 여러 방법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아 아무 일 없었다는 것처럼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 사건이 보도되자 시민들의 반응은 양분됐다. 일부 사람은 경찰이 하지 못하는 일을 살인범이 해낸다며 환호했다. 살인 사건을 보도한 기자는 "사람들이 이 살인자를 자경단이라고 부른다. 경찰들이 시민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경찰이 해주지 못하는 일을 해주지 않느냐"라고 주장했다.


NCI 팀은 범인이 피해자들의 과거 법정 기록을 알고 있다는 것은 사법부의 누군가와 내통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하고 수사에 나섰다. 이때 강 팀장의 뇌리에 "범인이 손가락을 계속 움직이며 무언가 중얼거리고 있었다"라는 목격자의 증언이 스쳤다. 타겟은 법원의 속기사로 좁혀졌다.


피해자들의 법정 기록을 토대로 파악한 용의자는 법원에서 속기사로 일하는 정도일이었다. 그는 과거 자신의 눈앞에서 가족들을 잃은 아픔이 있었다. 하지만 용의자는 여러 이유로 감경받아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았고, 직접 범죄자들을 처단하기 위한 살인을 저지르기 시작했다. 그의 마지막 타겟은 가족을 죽인 황인철이었다.


정도일은 황인철의 집으로 찾아가 그를 칼로 제압했다. 마침 NCI 팀이 도착하면서 대치 상황이 시작됐다. 강기형 팀장이 설득에 나섰지만 정도일은 완고했다. 그는 "벌하는 방법은 이것밖에 없다"라며 붙잡고 있던 황인철의 목을 칼로 찌르려 시도했다. 그때 경찰이 정도일의 가슴에 총을 쐈고, 그는 결국 숨을 거뒀다.


결국 정도일의 복수는 물거품이 되는 듯했다. 간신히 살아남은 황인철은 목숨을 구걸하던 때와 180도 달라진 표정으로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며 현장을 떠나려 했다. 과거 범죄를 전혀 반성하지 않는 표정이었다. 이때 현장을 지켜보던 한 시민이 뛰어들어 그를 살해했다. 정도일의 복수가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그는 황인철과 아무 관련 없는 평범한 시민이었다. 씁쓸한 뒷맛과 함께 사건은 종결됐다.


'크리미널 마인드'는 이날 중요한 철학적 화두를 던졌다. 작중 시민들이 양분된 의견을 내놨듯 시청자들의 의견도 갈렸다. 여기에는 연출도 한몫했다. 시청자들은 아내 앞에서 황인철을 살해하려는 정도일의 잔혹한 모습에 경악하다가도 황인철이 풀려난 후 지은 소름 끼치는 표정을 보며 또 다른 분노를 느꼈다.


'악을 벌하는 악이 선인가'라는 문제는 여러 영화나 드라마, 소설 등을 통해 이미 여러 번 다뤄진 신선할 것 없는 주제다. 하지만 이날 '크리미널 마인드'는 훌륭한 스토리 텔링으로 보는 이들을 다시 이 진부한 고민에 다시 빠지게 했다.


daeryeong@sportsseoul.com


사진ㅣtvN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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