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병학 인턴기자] '선행의 천사'로 유명한 클레이튼 커쇼(29·다저스)도 선발 등판일만 되면 누구도 건드리지 못할 정도로 예민해진다. 그렇다면 국내 선발 투수들 역시 등판일이 다가오면 예민해질까?


경기의 승패를 가장 크게 좌우하는 건 그날 선발투수의 컨디션이라고 볼 수 있다. '선발투수의 호투'야 말로 최고의 승리 보증 수표. 따라서 등판일만 되면 선발로 지정된 투수들의 예민은 극에 달한다.


선발투수계의 예민 보스로 'kt의 에이스' 라이언 피어밴드(32)가 손꼽힌다. 넥센에서 팀을 옮길 때 kt 포수들에게 "피어밴드 등판일 날 정말 예민하니까 조심하라"는 주의사항이 떨어졌을 정도. 하지만 소문을 의식해서인지 요즘 등판일의 피어밴드는 예민함이 많이 떨어졌다는 후문이다.


넥센 신재영(27) 역시 예민에 있어서 둘째가라면 서럽다. 평소 '까불이'라고 불릴 정도로 팀 내의 오락부장을 담당하고 있는 그도 등판일만 다가오면 극도로 예민해진다. 이때만큼은 아무도 그를 건드려선 안된다고 하니 특별히 주의를 기울어야 한다.


LG의 희망으로 불리는 김대현(20)은 약간 자신만의 특별한 루틴을 가지고 있다. 경기마다 이닝을 길게 내다보는 선발투수에게 휴식은 당연히 필요한 조건. 김대현은 이 말을 너무 잘 따르는 나머지 등판 직전까지도 절대 손에 공을 쥐지 않는다. 이것도 다 예민한 몸 상태 때문에 나오는 행동요법이다.


이렇게 결전의 시간이 다가올수록 선발 투수들은 극도로 예민해지는 법이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오히려 무뎌지는 선수도 있다고 하니 그 주인공은 바로 두산의 유희관(31)이다.


우선 유희관 역시 김대현처럼 선발 등판까지 최대한 투구 연습을 지양하고 가벼운 조깅을 하는 것으로 대체하는 편이다.


놀라운 사실은 등판일이 되면 그의 천부적인 수다(?) 기질이 더욱 상승한다는 것. 경기장에서 주변 동료들은 물론 기자들과도 심심치 않게 얘기하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하니 경기 날 눈여겨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밋거리로 작용할 수 있겠다.


wwwqo2@sportsseoul.com


사진ㅣ스푼피드 영상 캡처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