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덩케르크
영화 ‘덩케르크’에서 자국군인 구조에 나섰던 민간인선박의 모습. 출처|영화스틸

[스포츠서울] “우리는 좌절하지도 패배하지도 않을 것이며 끝까지 싸울 겁니다. 왜냐하면 승리의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기 때문입니다.”

성공적인 철수 작전 후에 수상에 취임한 처칠의 말이다. 그의 연설은 영국인의 투지를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4년 후 노르망디로 상륙한 영국군은 독일에게 진 빚을 몇 배로 되돌려준다.

덩케르크 지역의 날씨 이야기를 이번 회로 맺는다. 5월 후반에 이 해안지역의 날씨는 통계학적으로 두 가지 양상을 보인다, 저기압의 발달로 폭풍이 몰아치거나, 아조레스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쾌청한 날씨가 지속되는 경우이다. 만일 이 두 날씨 형태가 어떤 형태든 주도적으로 나타났을 경우 철수를 위한 항해가 어려웠거나 독일공군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어떤 형태의 날씨도 1940년 늦은 5월 덩케르크를 지배하지 못했다. 통계적으로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던 절묘한 날씨가 연합군의 철수 기간 동안 내내 계속되었다. 기압골의 영향을 받으면 독일 공군의 공격을 받지 않아도 바람이 강하고 파도가 높아 배로 철수가 불가능하다. 그런데 놀랍게도 기압골의 영향으로 비가 내리고 구름이 낮게 끼었다.

독일 공군의 공격은 불가능했던 날씨에도 파도는 낮아 작은 배로도 철수가 가능했다. 또 덩케르크 해안에 안개가 끼어 독일 공군의 공습을 막아준 것도 놀라운 일이었다. 기상예보자의 관점에서 볼 때는 하늘의 도움으로 밖에 설명할 수 없다.

무려 5일 동안 연합군의 철수 부대가 독일 공군의 공습을 피했다. 또 작은 배로 이동하기에 가장 적합한 날씨가 계속되었던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적과 대면하여 33만8000명의 연합군이 해변으로부터 탈출에 성공했다. 3만명만 탈출해도 성공이라고 말했던 윈스턴 처칠은 ‘구출의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철수 작전의 성공에는 29대의 손실로 독일전투기 179대를 격추시킨 영국공군의 파이팅이 있었다. 총 243척의 선박침몰도 잊어서는 안 된다. 많은 병력은 구축함을 비롯한 대형 선박에 올라 탈출했다. 그러나 해안가에서 죽음과 싸우던 나머지 병력 대부분을 구출한 것은 어선이나 요트들이었다.

전쟁 후에 ‘덩케르크의 작은 배들(Little Ships of Dunkirk)’로 불린 민간인 선박들이다. 왜 영국이 기품 있는 대국으로 불리는지를 잘 보여주는 영화가 덩케르크다. 꼭 한 번 보기를 강추한다.

<케이웨더예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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