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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이승환이 ‘인디음악 활성화’를 위해 두 팔을 걷어부쳤다. 인디신에서 이틀 공연에 300여 유료 관객을 모으는 밴드가 하루 2350석 규모의 공연장을 채울 수 있을까? 평소보다 8배 정도 많은 관객을 모아야 하는 미션을 받은 팀은 인디신에서 실력파 그룹으로 정평이 난 아이엠낫, 이들을 돕기 위해 나선 이승환은 “이들이 기적을 일으키는 모습, 홍해를 가르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럼 많은 팀들이 희망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환은 6일 오후 CJ아지트 광흥창에서 열린 CJ문화재단 주관 인디음악 활성화 프로젝트 ‘무모한 도전’의 일환인 ‘인디밴드 아이엠낫의 2350석 공연 도전’과 관련한 간담회에 참석해 후원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후배 그룹을 위해 97년 이후 20년만에 기자간담회에 나섰다는 이승환은 “95년 무렵 태동한 국내 인디 음악은 이후 많은 발전을 이뤘지만 여전히 인디밴드는 무관심과 어려움에 처해있다”며 “미국과 일본은 시장 규모가 커 공연문화가 활성화됐다. 우리나라 전체 음악시장에서 록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2%에 그친다. 인디 음악을 더 찾아들어야 국내 인디신이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환은 자신이 운영하는 기획사 드림팩토리를 통해 지난 2015년 10월부터 2년여간 인디 밴드 지원 프로젝트 ‘프로 프롬 올’을 진행해 왔다. 이승환의 지원을 받은 팀은 총 98개 팀. 공연장 대관비 지원, 밴드 연습비 지원에 이승환은 1억2000여만원의 사비를 털어왔다.

규모를 확대해 CJ문화재단과 절반씩 투자를 해 아이엠낫의 공연을 기획한 이승환은 “내가 큰 판을 만들어 화제성을 일으키고 이를 통해 아이엠낫이 성공한다면, 꿈과 상징의 깃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선배가 손잡아주는 선의로 후배들에게 꿈의 펼침막을 열어주고 싶었다. 어떤 인디팀들은 ‘무한도전에 나가고 싶다’고 하는데, 그게 아니어도 자신들을 알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승환 프로필
이승환.

이승환은 “아이엠낫과 아주 막역한 사이는 아니다. 이들의 공연을 봤는데 너무 잘해서 2250석 규모가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무대에 서야 마땅하지 않나 싶었다. 얼마전 단독 공연에서 유료 관객 300명을 모았다고 하더라. 이 팀이 기적을 일으키면 동료 무지션들에게도 희망의 꿈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엠낫은 오는 10월 21일 예스24 라이브홀에서 ‘2017 아이엠낫 플라이’ 공연을 벌인다. 그룹 메이트 출신의 천재기타리스트 임헌일이 이끄는 3인조 록밴드 아이엠낫(보컬/기타 임헌일, 베이스 양시온, 드럼 김준호)은 인디신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2000석 규모 대형 공연은 결코 쉬운 미션이 아니다. 현재 선예매 프로모션으로 6만6000원짜리 티켓을 사면 한장을 더 주는 1+1 이벤트가 진행중이다.

아이엠낫 프로필-02
아이엠낫.

이승환은 “내가 후배들에게 해줄 수 있는건 이렇게 공연을 열어주는 방식 뿐이다. 공연 하도업체들도 원래 견적의 1/3 견적으로 도와준다. 관객 1500명이 손익분기점인데, 지난 5일까지 티켓 660장 정도가 나갔더라.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이엠낫은 “굉장히 기쁜 일이지만 두려움도 있다. 우린 10여년간 해와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관객 규모를 안다. 쉽지 않은 게임이 될 수 있는데 이승환 선배나 CJ문화재단이 확고하게 말하고, 지원해주고, 격려해줬다. 이승환 선배가 실질적인 공연, 프로모션 방식에 대한 팁도 주셨다. 큰 응원을 받고 있는 기분이다. 음악적인 준비는 늘 돼 있기에 그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즐겁게 팬들을 찾아뵙고, 즐겁게 공연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CJ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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