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권
축구대표팀 주장 김영권이 6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있는 분요드코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최종전을 0-0으로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나누고 있다.  타슈켄트 | 김용일기자 kyi0486@sportsseoul.com

[타슈켄트=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매사에 조심해야…대표팀 주장으로 쓴 경험.”

일주일 사이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이란전 직후 ‘실언 논란’에 시달린 뒤 눈물까지 보인 수비수 김영권이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전 무실점을 견인하며 한국의 월드컵 9회 연속 본선행을 이끌었다.

김영권은 6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우즈벡 타슈켄트에 있는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조 최종전 우즈벡 원정 경기에서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한 뒤 “큰 실수한 뒤 가슴이 정말 답답하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아무래도 (목표를 달성했으니) 이전보다 후련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과 감독께서 내게 용기를 줬다. 대표팀 주장으로 모든 선수에게 모범을 보여야겠다고 더 느꼈다. 마음을 어느 때보다 단단히 하고 우즈벡전에 나섰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이란전을 마친 뒤 “관중의 함성이 크다보니 선수끼리 소통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가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6만여 관중을 비롯해 국민적인 비난을 받았다. 대표팀 주장직을 맡고 있는 자가 마치 경기력 부진을 응원 온 홈팬 탓으로 돌리는 듯하는 발언으로 해석했다. 당연히 팬을 비난하기 위해 꺼낸 말은 아니었다. 선수끼리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말 실수했다. 우즈벡 출국 전 눈시울을 붉히며 사과한 김영권이다.

누구보다 미디어와 많이 상대해야 하는 주장인만큼 이번 사건은 그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일이다. 그는 “국가대표 선수로, 주장으로 모든 부분에서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덕분에 많이 느낀 것 같다”며 “월드컵 진출 전에 이런 일을 겪은 게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누가 가장 힘이 됐느냐는 말에 “신태용 감독”이라며 “아무 말도 안하고 있으면 내가 가라앉는다고 느끼셨는지 옆으로 와서 항상 좋은 말씀해주셨다. ‘네가 주장이니 팀을 더 적극적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웃었다.

대표팀 주장으로 워낙 중대한 2연전을 치른만큼 압박감이 심했다. 김영권은 “당연히 선수마다 부담감을 지니고 있었다. 감독께서 주문한 게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씀을 경기 전에 하셨다”며 “힘들었으나 우리가 즐기려고 노력한 것 같다”고 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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