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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스포츠서울 남혜연기자]아프니까 청춘이다.

이 한 마디가 고스란히 묻어났다. KBS2 드라마 ‘학교2017’이 5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그동안의 ‘학교’ 시리즈에서 보인듯 마지막 방송에선 모든 인물들이 화해를 했고, 앞으로의 미래를 얘기했다. 풋풋한 청춘, 꿈 많은 고등학생들의 성장기를 그린 ‘학교2017’은 출연 연기자들도 이를 바라본 시청자들에게도 깊은 여운을 남기며 조용히 퇴장했다.

이사장 아들 현태운(김정현 분)이 스스로 X임을 밝히면서 학교는 발칵 뒤집혔다. 두 사람은 모두 퇴학을 당할 위기에 처했지만, 태운은 은호를 지키기 위해 아버지가 제안한 유학길을 선택했다. 늘 아버지에게 반항만 했던 태운은 아버지를 지키겠다며 비리가 담긴 USB를 전담경찰관 한수지(한선화 분)에게 전달한다. 그러면서 “세상에 가족이라고는 아버지와 저 단둘이거든요. 그러니까 이걸로 우리 아버지 잃어버리지 않게 도와주세요”라며 눈물을 머금고 아버지가 변하기를 진심으로 말했다. 이후 이사장(이종원 분)은 아들의 진심을 알고, 경찰에 자진출두 하지만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났다. 이후 부자는 화해를 하고, 지방으로 떠났다. 더 애틋해진 태운과 은호는 변함없는 관계를 이어갔고, 미래를 기약했다.

마지막 장면에서 태운과 은호는 내레이션으로 학교에서 배운 진실에 대해 얘기하며 의미를 더했다.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고, 껍질속에 숨긴 속내는 여전히 연약하다. 하지만 어딘가 도착하는 것 만큼 의미있는 건, 바로 지금, 걷기를 멈추지 않는 것. 엑스라는 이름의 껍질, 숨어있는 껍질을 먹고 조금 더 단단해진 진짜 내가 되어, 너를 세상을 만나는 것. 그것이 내가 학교에서 배운 진실이다”는 주고받는 말과 함께 연기자들의 모습도 서서히 멀어졌다.

이번 학교시리즈는 아쉬움도 많았지만, 또 다른 배우들의 성장도 기대해 볼 만했다. 시즌1의 장혁, 시즌2의 김래원, 시즌3의 조인성 등 ‘청춘스타의 등용문’으로 불리는 만큼 많은 신인 배우들이 대거 등장해 눈도장을 찍었다. 아쉽게도 월화드라마 중 꼴찌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체면을 구겼지만, 출연 배우들에게는 의미가 있었다.

먼저 김세정은 첫 드라마 출연에 주연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녹아들며 앞으로의 도전을 기대하게 했다. ‘학교’ 시리즈의 반항아 맥을 잇는 캐릭터로 열연한 김정현은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SBS드라마 ‘질투의 화신’, MBC드라마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에 이어 모습을 드러낸 그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신예 주연 배우로 입지를 다졌다. 이밖에 전교1등으로 선생님들에게 사랑을 받지만 넉넉치 못한 집안 형편으로 힘들어했던 송대휘(장동윤 분), 예쁜 외모로 송대휘와 사귀지만 반친구들에게 집안 사정을 속인 홍남주(설인아 분), 검사출신 아버지에 누구보다 부러운 집안 환경이지만 열등감에 시달린 김희찬 등 각각의 개성있는 연기를 보인, 가능성있는 연기자들의 시험 무대였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극 초반 “실제 학교와 현실성이 떨어진다” “억지설정” 등의 질책이 있었던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학교시리즈’를 기대하는 이유는 청춘이라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그리고, 누군가의 과거 혹은 현재와 미래를 조금이나마 이해하려는 유일한 청춘 드라마라는 점이다.

남혜연기자 whice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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