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금경만 인턴기자] 가수 故 김광석은 대한민국 가요계의 보물이다.


포크 음악의 시대가 저물고 댄스와 아이돌 음악이 서서히 고개 들던 90년대 초. 그가 담담하게 읊었던 가시(歌詩)는 매일 각양각색의 음악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2017년 현재에도 굳건하게 사랑을 받고 있다.


그의 숨겨진 명곡 '그날들'의 가사 중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잊어야 한다면 잊혀지면 좋겠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대를". 자신을 떠나간 연인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애절한 목소리로 전했던 그 가사를, 이제는 2017년의 팬들이 그를 향해 외치고 있다.


이상호 감독의 영화 '김광석'이 30일 관객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목소리와 기타, 하모니카 선율을 추억하는 많은 사람이 이 영화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광석'은 그의 노래 속에 담긴 자전적 인생 이야기를 회고하는 음악 다큐멘터리 영화지만, 그 속엔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의문을 던지는 날카로움이 숨어있다. 영화는 이상호 감독이 기자 시절 20년 동안 취재 자료를 바탕으로 전개된다.


1996년 1월 6일. 김광석 사망. 동료들과 카페에서 음악 작업에 대한 상의를 마친 후 집에 돌아와 아내와 함께 시간을 보낸 그가 돌연 사망했다. 자택 계단에서 전깃줄로 목을 감은 채 변사체로 발견된 것. 당시 경찰은 유일한 목격자였던 아내의 증언을 토대로 자살로 판명했다. 이상호 감독은 그의 의문스러운 죽음에 타살 가능성을 제기한다. 재구성된 사건 기록이 불완전한 것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이상호 감독은 "이 영화가 단순한 상업영화가 아니기에, 의심이 가는 변사사건에 대해선 공소시효 없이 조사하자는 '김광석법'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봉과 함께 관객들과 캠페인 벌여나갈 예정이다. '김광석점코리아'가 10만 명이 되면 입법 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하려고 한다. 후속 조치가 이뤄질 때까지 지켜볼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영화는 단순히 김광석의 음악을 추억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누군가 숨기려 하는 진실을 깊게 파헤침으로써 이 사회에 작은 변화를 일으키려 하고 있다. 김광석의 음악을 사랑한다면, 세상의 변화를 바란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가 이 영화를 찾아야 할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


golduck@sportsseoul.com


사진ㅣ영화 '김광석'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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