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최민지 인턴기자] 하루걸러 하루씩 연예인 가족이 등장한다. 안방을 점령한 '가족 예능'에 이젠 불편함마저 느껴진다.


23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싱글와이프'에선 개그맨 박명수 아내 한수민이 연예인 아내로서 사는 것에 대해 고충을 털어놨다. 한수민은 "공인의 부인으로서의 삶이 쉬운 것이 아니다. 제일 힘든 점은 행동이 조심스러워진다"며 "똑같은 행동에도 사람들이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수 있다"고 토로했다.


분명 공인의 가족으로 살아가는 삶은 쉽지 않다. 주변의 시선이 부담으로 작용하며 조심해야 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한수민의 이런 발언은 넘쳐나는 '가족 예능'을 바라보는 시청자들에게 조금은 아이러니하게 다가온다.


지난 몇 년 간 연예인 가족의 방송 출연이 눈에 띄게 잦아졌다. 시작은 연예인 2세였다. 2세들의 방송 출연은 신선함을 줬지만 특혜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연예인 자식이란 이유만으로 너무 쉽게 방송에 출연했기 때문.


가장 큰 예로 조재현 조혜정 부녀는 지난 2015년 종영한 SBS 예능 프로그램 '아빠를 부탁해'에 출연했다. 이전까지 무명 배우였던 조혜정은 아버지와 함께 프로그램을 촬영하며 인지도를 얻었고 이후 방송 활동이 활발해져 '금수저' 논란을 키웠다.


그러나 이젠 연예인 2세만의 문제가 아닌 게 됐다. 요즘은 연예인의 자식들은 물론 부모님, 아내, 남편까지 등장하며 그 범위가 확대됐다. 한수민도 비슷한 경우다. 한수민은 지난 6월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깜짝 등장해 화제가 됐다.


당시 한수민은 방송 출연을 걱정하는 박명수에게 "견뎌볼게요"라고 답하며 방송 출연 의지를 드러냈다. 이후 '싱글와이프'에 고정으로 출연하며 연예인 아내로서 마음만 먹으면 쉽게 방송에 출연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이런 식으로 연예인 가족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특혜 논란을 넘어 이젠 식상하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SBS만 봐도 '미운 우리 새끼'부터 '동상이몽 2-너는 내 운명'까지 일주일 중 5일 저녁을 '가족 예능'이 함께한다. tvN에서도 유명 연예인들이 자식들의 홀로서기를 지켜보는 프로그램인 '둥지탈출'을 방송하고 있다.


반복되는 특혜 논란도, 비슷한 포맷도 이젠 떨쳐버려야 한다. 연예인 가족으로서 주목받고 싶지 않다면 굳이 방송에 출연할 이유가 없다. 방송에 나오길 고대하는 연예인들은 많다. 가족 섭외에 의지하는 것이 아닌 숨어 있는 예능 원석을 찾아 프로그램에 녹여내는 것이 방송국이 할 일이다. 예능, 연예인 가족이 아니어도 된다.


julym@sportsseoul.com


사진ㅣSBS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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