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운전사 포스터1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택시운전사’의 천만 돌파가 의미있는 이유는.

지난 2일 개봉한 영화 ‘택시운전사’(장훈 감독)이 개봉 19일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20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택시운전사’19일 37만1619명을 동원, 20일 오전 8시를 기준으로 누적 관객수 1006만 8708명을 기록했다. 이로써 올해 첫 천만 관객 영화가 된 ‘택시운전사’는 한국영화로는 15번째, 외화를 포함하면 19번째 천만영화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같은 ‘택시운전사’의 천만 돌파에 많은 이들이 환호하고 주목하고 있다. 단순히 기록으로서뿐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시대적 메시지를 담은 상업영화의 성공이라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고 있다.

‘택시운전사’는 서울의 평범한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 분)이 10만원을 벌기 위해 광주에서 무슨일이 벌어지는지도 모르고 독일 출신 외신기자 위르겐 힌츠페터(토마스 크레취만 분)를 광주에 태우고 갔다가 벌어지는 이야기. 1980년 5.18 광주항쟁을 소재로 하고 무엇보다 실화를 모티브로 해 더욱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처음 영화가 언론 등에 공개됐을 때에는 다소 희화화된 에피소드들로 관객들이 5.18이라는 아픈 역사를 제대로 바라보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우려의 시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공분을 일으키게 하는 폭압적인 상황은 강렬하게 보여주면서도 소소한 웃음거리들이 버무려져 영화로서의 재미가 잘 살아났다.

‘택시운전사’를 관람한 서울 문정동 정모씨는 “5.18을 소재로 했다 하더라도 너무 진지하게만 전개됐으면 너무 무겁고 힘들었을 것 같다. 웃음을 던져주는 부분도 있어서 좋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훈 감독이 다큐가 아닌 상업영화로서 포기할 수 없는 영화적 재미와 영화를 더욱 영화답게 하는 메시지라는 두 가지 요소를 모두 놓치지 않고 두 경계선상에서 잘 연출한 것이다. 또한, 극중 소시민의 시선을 송강호라는 믿음직한 배우가 연기해줌으로써 관객들이 몰입도와 영화에 대한 호감을 더욱 높일 수 있었다.

게다가 올 들어 ‘대립군’이나 ‘군함도’ 등 적지 않은 영화들이 관객들에게 역사를 소재로 현실을 돌아보게 하고, 리더십 등 시사하는 바가 많았지만 흥행에 실패하거나 예상치 못한 논란에 휩싸이면서 제대로 조명되지 못하는 등 안타까운 영화들이 많았다. 그런 영화계에서 ‘택시운전사’의 천만 돌파는 그 의미가 더욱 큰 것이다.

cho@sportsseoul.com

사진|㈜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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