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타수 무안타\' 김현수, \'신경쓰이네..\'
[포트마이어스(미 플로리다주)=강명호기자] 6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의 하몬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미네소타 트윈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 경기에서, 볼티모어 김현수가 첫타석 타격을 하고 있다. 2016.03.06.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큰 꿈을 품고 야심차게 도전장을 던졌지만 빅리그의 벽은 너무 높았다. 오는 11월 소속팀과 계약이 종료되는 필라델피아 김현수(30)와 샌프란시스코 황재균(30)이 메이저리그(ML) 도전을 접고 한국으로 복귀할 전망이다. KBO리그에서 특급 활약이 보장된 두 선수의 복귀로 인해 오는 겨울 프리에이전트(FA)시장도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약 6주 후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이 종료되는 가운데 김현수와 황재균 모두 험난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달 31일 트레이드를 통해 필라델피아 유니폼을 입은 김현수는 8월에 출장한 11경기서 25타수 3안타 타율 0.120에 그쳤다. 필라델피아에 오자마자 4경기 연속으로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반전 기회가 찾아왔으나 11타수 2안타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최근 김현수는 볼티모어 유니폼을 입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경기서 벤치에 머물러 있다. 17일 샌디에이고전에서는 대타로 그라운드를 밟지도 못하고 경기 내내 더그아웃만 지켰다.

황재균도 반드시 잡아야 했던 기회를 놓쳤다. 지난 6월 29일 샌프란시스코 구단과 계약해지 날짜를 이틀 앞두고 극적으로 빅리그 무대에 올랐으나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홈런을 터뜨린 빅리그 첫 경기를 제외하면 허무하게 타석에서 물러나곤 했다. 7월 23일 마이너리그로 내려갔고 6일 후 다시 빅리그에 콜업됐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황재균은 8월 2일까지 5경기서 16타수 2안타를 기록한 뒤 마이너리그로 돌아갔다.

김현수와 황재균 모두 올시즌이 끝나면 FA가 된다. ML는 물론 한국과 일본 어디든 갈 수 있다. ML를 다시 바라볼지도 모르지만 올시즌 경험을 돌아보면 무모한 도전을 이어가기 보다는 현실을 응시할 확률이 높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김현수와 황재균 모두 미국에서 상상도 하지 못했던 힘든 시간을 보냈다. 향수병도 앓고 있다고 들었다. 이변이 없는 한 FA 계약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김현수의 지인도 “현수가 ML 도전을 접고 한국으로 오겠다는 의사를 넌지시 드러내곤 한다”고 전했다.

황재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황재균. 2017.07. <제공 | 길성용>

황재균은 지난 6월 샌프란시스코 구단과 계약해지를 앞두고 KBO리그 구단 관계자와 만난 바 있다. 계약규모를 두고 구체적인 이야기가 오간 것은 아니지만 KBO리그 각 구단 단장들은 황재균 영입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어느 정도 그려둔 상태다. 수도권 한 구단 관계자는 “지난겨울 황재균을 잡기 위해 80억원 규모의 계약을 준비한 팀이 있다. 황재균이 돌아온다면 비슷한 규모에서 협상이 시작되지 않을까 싶다. 시장 상황에 따라 80억원 이상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오는 11월 FA 시장 최대어로 두산 외야수 민병헌, 롯데 외야수 손아섭과 포수 강민호가 꼽힌다. 여기에 김현수와 황재균이 합류하면 다시 한 번 대규모의 머니게임이 진행된다. 민병헌과 손아섭 외에도 김주찬, 이용규, 정의윤 등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외야수들이 FA 자격을 얻는데 김현수로 인해 이들의 입지가 크게 줄어들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무엇보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으로 유턴한 두 선수가 큰 규모의 계약을 맺은 전례가 있다. KIA 윤석민은 2014년 볼티모어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후 이듬해 친정팀 KIA와 당시 최대규모인 4년 90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KIA 외에도 수도권 팀이 윤석민을 노리면서 몸값이 올랐다. 지난 1월에는 이대호도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무리하고 친정팀 롯데로 돌아왔다. 이대호는 롯데와 4년 150억원에 계약을 맺으며 역대 FA 최고액 신기록을 세웠다. 김현수와 황재균 역시 한국에 돌아오면 FA시장의 한 가운데에 자리할 전망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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