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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20대 남자들의 반란입니다.”

윤종신은 가수로서 최전성기였던 90년대에도 ‘1위’의 감격을 느껴본 적은 없다. 방송 등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초창기 대표곡 ‘환생’과 ‘오래전 그날’은 가요톱텐 2위를 기록했었다. 당연히 2000년대 중반 이후 대세가 된 디지털 음원 차트에서도 지금까지 1위를 경험해 본 적은 없다.

그랬던 윤종신이 90년 공일오비 객원가수로 가요계에 데뷔한 이후 28년만인 요즘 처음 ‘1위’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그에게 첫 경험을 안긴 효자곡은 두달전 발표한 ‘좋니’다.

윤종신의 ‘좋니’는 역주행으로 롱런 중이다. 이 곡은 17일 오전 8시 기준,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인 멜론을 비롯해 네이버뮤직, 몽키3와 엠넷에서 1위를 기록 중이다.

새벽 시간대에는 팬덤의 영향력이 큰 워너원과 엑소가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팬덤의 영향력이 없어지는 오전 8시를 기점으로 윤종신의 음악이 다시 1위로 오르고 있다.

‘좋니’는 지난 6월 22일 발표된 미스틱의 리슨 프로젝트 10번째 곡이다. 오로지 좋은 음악이란 입소문의 힘으로 한 달 반 만에 역주행을 시작하더니 기어이 차트 1위까지 기록, 새로운 성과를 써나가고 있다.

윤종신은 스스로 ‘역주행의 이유’를 어떻게 분석하고 있을까. 그는 17일 스포츠서울에 “가요계에서 메인 타겟으로 삼지 않은 20대 남자들의 반란이라고 생각한다”며 “남자들의 서정성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윤종신의 말처럼 멜론 등 음원차트의 이용자 통계에 따르면 ‘좋니’는 남자 청취자가 여자 청취자보다 비율이 높은, 흔치 않은 노래다. 연령별로 따지면 20대 청취자가 많다.

음원차트 성적이 좋으려면 충성도 높은 10~20대 여성 팬이 많아야 한다는 게 정설. 그러나 윤종신의 이번 ‘역주행’은 그런 공식을 파괴하고, 숨어있던 잠재적 음악 청취층의 호응을 이끌어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한 가요관계자는 “20대 남성들은 윤종신의 ‘좋니’를 많이 들을 뿐 아니라 노래방에서도 많이 부르며 역주행의 불을 지피고 있다”고 분석했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미스틱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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