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도형기자] "아이가 다쳤는데 병원에 찾아와 보지도 않는다. '우리도 피해자다'라며 '억울하니 선처해달라'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진심 어린 사과도 없는 가운데 그런 태도를 보고 있자니 너무나 속상하다".


이른바 '중앙선 침범 사고'의 피해자 A(8)양 아버지가 피의자 측의 안일한 태도에 불만을 나타냈다.


A양의 아버지는 9일 스포츠서울에 A양의 현재 상태, 경찰 수사 과정, 피의자 측의 비상식적인 행동들에 대해 강한 아쉬움과 분노를 드러냈다.


사고는 지난 7일 오후 4시36분쯤 서울 강서구 마곡동의 한 인근 아파트 경비실 부근에서 발생했다. 운전자 B(72)씨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중앙선을 침범한 뒤 아파트 경비실을 들이받았다.


A양은 크게 다쳤고, 경비실 근무자 2명은 각각 다리와 몸을 다치는 경상을 입고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이 사고로 얼굴에 찰과상을 입은 운전자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으로 불구속 입건됐다.


문제는 A양의 건강 상태다. 어린 나이에 크게 다친 그는 현재 의식을 잃고 3일째 중환자실에 있다. 병원에서는 의식이 돌아올 때까지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A양의 아버지는 "병원에선 이렇다 할 이야기가 없다"면서 "그저 딸이 속히 의식이 돌아와 건강을 회복하길 바라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사고 당일 B씨를 수사한 경찰은 어제(8일) 다시 한 번 B씨를 불러 사고 경위를 조사했다. 경찰 측은 현재 수사 중이어서 사고 과정을 설명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중앙선 침범에 대해 사고 차량 블랙박스, 폐쇄회로(CC)TV 등을 다각도로 분석, 피의자의 진술과 대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의 아버지는 "경찰 쪽에서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이야기하기 조심스러워하고 있다"면서 "'음주운전이나 정신 질환 등이 의심된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를 부탁했다"고 말했다.


특히나 A양의 아버지가 분개한 이유는 B씨 측의 안일한 태도 때문이다. 공개된 블랙박스 영상에서 운전자는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후속 조치 없이 차량에 머물다 구급차량이 오자 그제야 차량에서 옷가지를 챙겨 나왔다.


A양 아버지는 "상식적으로 인명 피해가 있는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운전자가 내려서 상황을 파악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운전자는 연락 한 번 없고, 운전자의 딸이 전화해서는 '우리도 차량 급발진의 피해자다'라면서 억울함을 호소, 선처해달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분개했다.


그는 우선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에게 이번 사고를 의뢰할 예정이다. 운전자의 '미필적 고의' 가능성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A양의 아버지는 "운전자 자신의 안전을 위해 경비실 쪽으로 운전대를 반응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전문가의 말과 목격자들의 진술 등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급발진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며 철저한 수사를 거듭 당부했다.


wayne@sportsseoul.com


사진ㅣKBS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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