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범 류승완

[스포츠서울 남혜연 대중문화부장]“승범이는 정말 그대로 ‘멋지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류승완 감독은 동생 류승범의 이름이 나오자 마자 눈이 자연스럽게 풀렸다. 듣기만해도 기분이 좋았고, 자랑스럽고, 무엇보다 류승범의 삶의 방식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절로 웃음이 나온듯 했다. 류승범은 몇 년 전 한국을 떠나 파리, 발리 등 해외에서 생활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작품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14년 만에 연극 ‘남자충동’으로 관객들을 만났고, 지난 달 김기덕 감독의 영화 ‘인간의 시간’ 촬영을 마쳤다.

류승완 감독은 “이 친구(류승범이)가 말투도 바뀌고, 느릿느릿해졌다. 자연을 찾아다니고, 원주민들을 만나더라. 최소한의 생활을 했다”면서 “자연에 오래있다보니 많은 것이 변했다. 자유로와졌고 ‘살아가는 데 많은 것이 필요없다’고 했다. 그와 대화를 하다보면 ‘아! 굉장히 멋진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류승완-류승범 형제는 영화계에서 유명하다. 그간 두 사람이 함께 필모그라피를 쌓으며 감독으로 배우로 영광을 함께 했다. 우스갯 소리로 “캐스팅할 사람이 없어 동생과 시작했다”고 한 적이 있지만, 이제는 각자 정상의 위치에서 제 몫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류승완 감독에게 ‘동생 류승범이 자랑스럽겠다’라는 말을 건내자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제 ‘동생’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없어졌다”면서 “오히려 이 친구에게 제가 배울게 더 많아졌다. 동생보다는 친구같은 인격체가 됐다. 동생으로 바라보는 시선자체가 없어졌다”며 눈을 반짝였다.

류승완 감독의 얘기를 듣던 강혜정 대표 역시 배우 류승범에 대한 얘기를 건냈다. 강혜정 대표는 “나 역시 류승범에게 많은 것을 배운다. 한층 여유로워졌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맑다. 그런 배우 류승범과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며 칭찬했다.

그간 많은 작품을 류승범과 함께 했지만, 이번 ‘군함도’에 류승범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형제의 작품을 언제 또 볼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에 류승완 감독은 명쾌한 대답을 했다.

류승완 감독은 “영화를 만드는게 ‘창작’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직업’이라는 의식이 있다. 승범이는 연기를 하는 행위를 이제는 즐기더라.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역할까지 무리해서 하지는 않는다”면서 “서로가 가장 최선의 컨디션에서 만나야 한다. 지금 류승범은 자신의 삶에 더 충실하고, 그 안에서 많은 것들을 얻고있다. 때가 되면 다시 할 것”이라며 다음을 기약했다.

whice1@sportsseoul.com

<사진설명 : 2013년 개봉한 영화 ‘베를린’의 무대인사 당시 함께 등장한 배우 류승범(왼쪽)과 류승완 감독.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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