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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JS파운데이션 이사장이 3일 평창군 국민체육회관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평창 | 김현기기자

[평창=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어려운 시기를 이겨낸 역사적인 힘을 믿는다.”

‘한국 축구의 캡틴’이 월드컵 9회 연속 본선행 고비를 맞은 대표팀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박지성 JS파운데이션 이사장은 3일 강원도 평창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2017 JS컵 U12 국제유소년 축구대회’ 개막 만찬에 참석한 뒤 취재진을 만나 행정가로서의 길을 걷는 자신의 근황과 대표팀 등 한국 축구에 대한 걱정,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승승장구하는 손흥민에 관한 견해를 전했다. 한국 축구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신태용 감독으로 선장을 바꿔 오는 31일 이란과의 홈 경기, 내달 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원정 경기를 치른다. 박 이사장은 “새 감독이 온 뒤 분위기가 얼마나 바뀔 지 기대가 된다”며 “이렇게 어려운 시기를 한국 축구가 잘 극복했다는 역사적인 힘, 거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A매치 4연패 중인 이란전을 두고는 태극전사들의 동기부여와 홈 이점이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앰버서더와 아시아축구연맹 사회공헌위원회 위원, JS파운데이션 이사장, 국제축구평의회(IFAB) 자문위원 등 다양한 직함을 갖고 있는 그는 4일엔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대사직도 맡는다. 하지만 박 이사장은 “가장 어려운 것은 아빠”라며 두 돌을 앞둔 딸의 아버지로서 갖는 고충을 살짝 털어놓았다.

-국제유소년 축구대회를 4년째 열고 있다.

어린 친구들이 조금이나마 좋은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 나도 어릴 때 해외 선수와 경기하면 또 다른 기억이 됐다. 4회까지 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 앞으로도 계속 할 수 있도록 노력할 텐데 잘 됐으면 한다.

-행정가의 길을 위한 FIFA 마스터코스를 마쳤는데.

내겐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힘들었지만 내가 모르던 부분, 앞으로 배워야 할 부분을 느낄 수 있었다.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시간들이었다. 공부를 하는 것은 힘들었지만 그에 걸맞는 충분한 이득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다음 행보는 어떤가.

아직까지 계획을 세운 것은 없고, 유럽에서 실무를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주변 지인들을 만나 미래에 대해 조언을 듣고 조언 속에서 답을 찾아볼 생각이다.

-얼마 전 국제축구평의회(IFAB) 위원이 된 것도 뉴스였다.

6개 대륙 대표로 나오는 분들이 있다.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고, 그게 행정가의 길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IFAB는 축구 룰을 만드는 단체니까 룰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개정 문제에 연관된 활동을 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IFAB 회의에 참석했나. 고치고 싶은 축구 룰이 있다면.

1년에 두 번 있는데 아직 참가한 적은 없다. 곧 한다고 들었다. 선수 생활하면서 축구 룰을 특별히 고치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다. 이번 FIFA 마스터코스를 통해 (개정에 대한)생각을 할 시간은 있었다. 지금 여러 개정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관심은 갖고 있다. 어떤 영향을 축구에 미칠 지 관심이 있어 즐거운 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달에 한국 축구에 큰 일이 있다. 이란, 우즈베키스탄과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을 치른다. 이영표 해설위원은 본선행을 49%로 내다봤다.

오? 그래요? 문어 이영표 해설위원 답네요(웃음).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안 좋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 안에서 대표팀 감독이 바뀌었다. 이 분위기가 대표팀 상황을 얼마나 바꿀 지 나도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를 한국 축구가 잘 극복했다는 역사적인 힘, 거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지금 같은 모습이 한 순간에 얼마나 변할 지는 많은 분들이 의심을 갖고 있는 만큼 나도 그게 우려스럽다. 강팀과 경기가 남은 만큼 선수들의 집중력을 올라갈 것이다. 영표 형 말처럼 쉽지 않은 길이 될 것 같다. 좋은 결과를 내길 바라고 후배들을 응원할 생각이다.

-선수들도 각성해야 된다는 말도 있는데.

대표팀 안에 있지를 않아서 모르겠다. 프로 선수 중에 잘하는 선수들 아닌가. 그 만큼 프로 정신을 갖고 있다고 본다. 대표팀에서도 충분히 그에 걸맞는 노력을 하고 있을 것이다. 많은 분들의 의심 만큼 내가 의심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팬들이 그렇게 느끼는 게 있다면 선수들도 생각해봐야 한다.

-이란의 네쿠남 코치는 박지성이 나간 뒤 4연승 중이다고 했다.

한국에게 까다로운 팀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팀이 더 동기부여가 돼 있을 것이다. 또 홈에서 하는 만큼 그게 한국에 유리하게 되길 바랄 것이다.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두 시즌을 보낸 것은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지난 시즌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다. 흥민이가 자신감을 갖고 팀에서 심어준다면 기대를 경기장에서 보여줄 것이다.

-그래도 손흥민이 “박지성 선배에겐 멀었다”고 했는데.

내가 밥을 몇 번 사줘서 그런 것 같은데요(웃음)? 흥민이는 아직 커리어 중인 선수다 조금 더 발전할 여지가 남아 있다. 난 은퇴한 선수 아닌가. 흥민이는 더 높은 위치에 올라갈 수 있는 선수라고 본다. 나 역시도 큰 기대를 갖고 있다. 부상을 조심하고 피해간다면 나보다 더 좋은 커리어를 쌓을 수 있을 것이다.

-행정가 수업을 받으면서 한국 축구에 대해 느낀 것이 있다면.

지금 한국 축구가 상당히 큰 위기를 맞은 것엔 동의를 한다. 대표팀이 아니라 한국 축구 전반에 관한 문제로 본다. K리그든 유소년이든 중국, 일본과 비교해도 한국 축구가 좀 더 빨리 발전할 부분이 있다고 본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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