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LA 다저스 류현진. 로스앤젤레스 (미 캘리포니아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코리언 몬스터’ 류현진(30·LA 다저스)이 완벽한 귀환을 알렸다. 최근 불거진 트레이드 루머를 완벽한 투구로 불식시켰다.

류현진은 지난달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동안 산발 5안타 7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0-0에서 진행된 7회말 공격에서 대타로 교체되면서 임무를 마감해 승패를 기록하지는 않았다. 류현진이 올시즌 7이닝을 소화한 건 지난 6월 6일 워싱턴 내셔널즈전 이후 두번째다. 무실점 호투는 선발로는 처음이고, 시즌 전체로는 지난 5월 26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6회 구원등판해 4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한 후 두번째다. 류현진의 방어율은 4.17에서 3.83으로 낮아졌다. 방어율 3점대는 올해 처음이다.

LA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도“정말 대단한 투구였다. 커맨드(원하는 곳에 공을 던지는 능력)가 경기 내내 정말 좋았다, 모든 구종이 다 통했고 낮게 제구돼 많은 땅볼을 유도했다. 잘 싸웠다”고 극찬했다.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눈앞에 두고 마운드에 올라 실력 검증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었다. 1988년 이후 29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는 LA다저스는 최근 선발진 보강을 위해 텍사스 에이스 다르빗슈 유 영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스럽게 다저스 선발진 중 한 명이 빠져야 하는 상황이라 부침을 거듭한 류현진의 이름이 거론됐다. 하지만 류현진은 보란 듯 완벽한 구위를 뽐내 트레이드 가능성을 일축했다. 7회까지 단 85개를 던지며 완투 페이스를 보여준 점도 고무적이다.

로버츠 감독의 말처럼 낮게 제구해 많은 내야땅볼을 유도한 게 호투의 원동력이 됐다. 장기인 커브와 체인지업을 고루 섞으며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제압했다. 미국 일간지 오렌지 카운티는 “류현진이 3년 만에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빠른 공 구속이 시속 92마일(약 148㎞)을 꾸준히 찍었다”고 평가했다. 팔색변화구에 기습적으로 던진 빠른 공의 위력이 배가됐다는 의미다.

류현진은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선발투수로 제 몫을 한 것 같아 기쁘다. 처음 무실점 경기를 했고 팀이 이겨 만족스럽다. 야수들의 집중력있는 플레이가 도움이 됐다. 항상 이런 경기를 해서 팀이 이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이 목표다. 오늘은 목표치에 근접하는 경기를 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런 경기를 자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관심을 모은 동갑내기 황재균과의 첫 메이저리그 대결에서는 2번 상대해 2루땅볼과 삼진을 잡아내며 우위를 점했다. 황재균은 2타수 무안타로 타율이 0.152가 됐다. 류현진은 “(황재균을 상대로)내가 던질 수 있는 공을 다 던졌다. 변화구가 잘 먹혔다. 친구와 함께 미국에서 대결했다는 것만으로도 뜻깊은 날이었다”며 “(황)재균이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 제구가 잘 됐다. 덕분에 삼진을 잡아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저스는 1-2로 뒤진 연장 11회말 코리 시거의 2루타와 알버트 수아레스의 고의4구로 2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이날 빅리그 데뷔전을 치른 카일 파머가 끝내기 2루타를 쳐 3-2로 짜릿한 역전승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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