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이상헌 \'저리 가\'
이상헌이 지난 5월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U-20 월드컵 한국-아르헨티나 맞대결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전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연령별 대표팀을 차례차례 겪으며 성장을 거듭해왔다. 지난 5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출전에 이어 이달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예선에도 다녀왔다. 태극마크를 달아볼수록 이상헌(19·울산)의 욕심은 점점 더 커져가고 있다.

이상헌은 지난 23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끝난 AFC U-23 챔피언십 예선에 참가했다. 올해 국내에서 열린 U-20 월드컵 멤버였던 그는 형들 틈에 끼어 상위레벨의 대표팀을 경험했다. 예선 3경기에 모두 출전했던 그는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마지막 베트남과 경기에서 전반 19분만에 선제골을 터뜨리며 2-1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동티모르와 비긴 것이 약이 됐던 것 같다. 선수들 모두 긴장감을 갖고 베트남전을 준비할 수 있었다”는 이상헌은 “골을 넣고 ‘이겼다 ’고 생각했는데 동점을 허용했다. 만약에 이기지 못했다면 귀국하기가 무서웠을 것 같다”고 말했다. 베트남전 승리로 한국은 내년 1월에 열리는 챔피언십 본선에 나설 수 있게 됐다.

U-20 월드컵 당시에도 이상헌은 골을 기록했다. 고전하다 1-3으로 패했던 16강 포르투갈전에서 한 골을 터뜨리면서 마지막 자존심을 지켰다. 하지만 이상헌은 “U-20 월드컵 16강 탈락은 가슴에 아프게 남아있다.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패해 바랐던 성적을 내지 못했다. 국내에서 열린 대회였고 정말 열심히 준비했기에 허무함이 컸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참가했던 U-17 월드컵 당시에도 16강전에서 탈락, 이번엔 더 나은 성적을 내고 싶었다. 하지만 또다시 16강에서 멈춰서며 아쉬움이 더욱 진했다. 그는 “이번에 U-22 대표팀에서 본선진출의 목표를 달성해 조금 아쉬움을 풀었다. 하지만 더 상위의 대표팀에서 더 강한 상대와 경쟁하면서 성장하고 싶다는 욕심도 강해졌다”고 말했다. 이상헌이 꿈꾸는 더 큰 목표는 성인대표팀에 발탁돼 월드컵 무대에 서보는 것이었다. “매번 16강에서 탈락했으니 성인대표팀 소속으로 월드컵에 나가게 된다면 16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싶다”는 꿈을 품었다.

U-20 대표팀에서는 수비적인 역할도 맡는 중앙 미드필더로 뛰곤 했지만 본래 포지션은 공격수다. 이번 U-22 대표팀에서 베트남을 상대할 때는 투톱의 한 축으로 나섰다. U-20 월드컵 포르투갈과 경기에서도 처진 공격수로 나서 골을 기록했다. 공격적인 역할에 재능이 있으면서도 적극적인 수비까지 해주는 부지런한 스타일이다. 이상헌은 “항상 자신있게, 좀 더 투쟁심있는 플레이를 하려고 하는데 프로에서는 파워를 높여야 할 것 같다. 최근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을 동료에게 연결해주고 빈 공간을 찾아 침투하며 패스를 받는 플레이에 능하지만 상대와 몸싸움에서 이겨내야 자신의 의도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배워가고 있다. 정정용 U-22 대표팀 감독은 그에게 “상대의 예측을 역이용하는 과감한 플레이도 시도해보라”는 조언을 남겼다.

K리그 클래식 울산의 산하 유스팀에서 성장한 이상헌은 올해 프로팀에 입단했지만 아직 리그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 자신이 꿈꾸는 미래를 위해서는 소속팀 내 경쟁에서 앞서나가는 것이 우선이었다. 스스로도 잘 알고 있는 부분인 만큼 “우선 목표는 울산의 주축 선수가 되는 것”이라며 단기 목표부터 설정했다. “경기에 나서고 싶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다. 제 스스로 준비가 잘 돼있다면 기회가 생길 것이고 그 기회를 제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소속팀에서 주축선수가 돼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올림픽이나 월드컵 출전의 기회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약관의 나이에 이미 대표선수의 영광와 더불어 허무함과 속상함도 겪은 이상헌이 얼마나 더 단단하고 알차게 여물어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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